[김현아] 통일전선부의 무지

0:00 / 0:00

북한 대외 선전 사이트들에 남한 군대를 비판하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통일의 메아리’는 9일 “남조선의 여러 언론이 남조선군 내에서 부실급식 논란이 끊기지 않는 속에 취사병들의 처지 또한 열악한 상태라고 폭로했다”며 “군내에서 취사병들은 휴가도 가지 못하면서 이중 삼중으로 고통당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우리민족끼리’도 8일 “남조선 공군에서 상관의 강요로 성추행을 당한 여성 장교가 이를 신고하였다가 거꾸로 보복성 인사 불이익을 당한 사실도 폭로했다”면서 “이에 대한 각계각층의 저주와 분노가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는 기사를 실었습니다.

‘통일의 메아리’, ‘우리민족끼리’ 사이트는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가 운영하는 사이트로서 북한의 우월성 선전과 남한에 대한 비판을 통해, 남한주민들의 국가와 사회에 대한 불만을 고취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게재한 기사들은 남한을 비판했지만 실제로는 북한에 대한 반감을 불러일으키기 좋은 기사들입니다.

현재 남한주민들은 북한군의 열악한 실태에 대해 웬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홈페이지에 남한 군대를 비난하는 기사를 싣게 되면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은 ‘북한이 우릴 욕할 형편이 돼?’라고 생각하게 되고 모르는 사람들은 ‘북한은 어떤데?’ 다시 알아보게 됩니다. 인터넷에는 북한군인들의 급식 상황이 열악하다는 자료가 너무 많아서 열거하기조차 어렵습니다. 인터넷 백과사전인 ‘나무위키’에는 북한군/열악한 현실/빈곤함 이라는 항목 하에 북한군의 식량부족에 대한 상세한 내용이 분석까지 되어 있습니다. 북한군의 성폭력이나 성추행에 관한 기사나 자료도 많습니다. 심지어 북한군이 여성 군인을 성추행하는 모습을 촬영한 동영상까지 게재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남한에서 군대의 급식이 문제로 되기는 했지만 북한군은 비교대상조차 되지 않습니다. 남한 군인의 1일 급식비는 8,790원(7.87 달러)으로 요즘 환율로 계산해도 북한 돈 4만원이 넘습니다. 이번에 급식비가 적다는 논란이 일면서 내년부터 급식비를 1만 500원(9.4 달러)로 북한돈 4만 8천원으로 높이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성추행은 신체적으로 성적 수치심과 불쾌감을 받게 만드는 것으로, 북한에서는 문제로 조차 되지 않는 행위입니다. 그러나 남한에서는 이 사건으로 수치심을 느낀 여군이 자살했고 이 문제로 공군사령관까지 자리를 내놓았습니다. 남한주민들은 ‘북한군은 하루 세끼 밥조차 배불리 못 먹는다며?, 성추행은 말할 것도 없고 성폭행을 해도 처벌 조차 없다며? 그런데 오히려 우리를 비판해?’ 라면서 반감을 가지거나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한심한 북한의 비판 대상이 되다니 수치다’라고 생각합니다.

한때 북한 노동신문도 미국에서 토네이도로 인해 교량이 끊기고 전기가 24시간 동안 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실은 적이 있었습니다. 주민들은 그 기사를 보고 미국이 한심하다고 생각한 것이 아니라 ‘아니 우리는 전기를 몇달 씩 못 보아도 누구도 문제로 삼지 않는데 하루 동안 정전된 것을 큰일이 났다고 떠들다니? 미국은 정말 잘 사는 나라인가 봐’ 그래서 오히려 미국을 홍보한 꼴이 되었습니다. 이번에 통일전선부도 같은 오류를 범한 것입니다.

그런데 통일전선부에서 이러한 기사를 올린 것을 보면서 생각되는 것이 있습니다. 북한은 선전물에 대한 국가의 통제가 매우 심한 곳입니다. 인터넷에 올리는 기사도 역시 몇 차례 검열을 거쳐 올렸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그런 기사가 오른 것을 보면 북한당국은 일반 주민뿐 아니라 지어 당에서 신임한다는 통일전선부 담당자들조차도 인터넷에 접속하지 못 한다는 것입니다. 대남사업을 전문하는 간부들조차도 인터넷에 접속조차 못하니 본의 아니게 북한당국에 불리한 기사가 오르게 된 것입니다.

부르주아 사상의 침투를 막기 위해 북한당국이 강하게 내밀고 있는 외부정보 통제가 간부들의 무지를 양산하고 있는 것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