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코로나 백신 양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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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이 ‘코백스’에서 배정받은 코로나예방주사(백신) 297만회분을 양보해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코백스 퍼실리티’는 세계에 코로나19 백신을 평등하게 공급하기 위해 설립된 세계 백신 공동 분배 프로젝트입니다. 코백스는 세계백신면역연합, 유니세프, 세계보건기구 등의 주도하에 코로나19 백신이 세계 모든 나라에 공평하게 공급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대량의 백신을 구매할 여력이 안 되는 국가들, 즉 1인당 국민소득 4,000불 이하 저소득 국가들은 코백스를 통해 전체 인구의 20%까지 백신을 지원받게 됩니다.

유니세프 대변인에 의하면 북한은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백신이 부족하고 다른 지역에서 코로나확산이 지속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배정된 백신을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은 나라에 재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합니다. 북한이 이번에 양보한 백신은 중국산 백신인 시노백입니다. 코백스는 지난 3월에도 북한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90만 2000회분을 배정했으나 북한이 협조하지 않아 아직까지 공급하지 못했습니다.

현재 세계는 코로나로 인해 경제와 문화, 일상생활의 모든 면에서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가 전 세계에 광범하게 확산되고 있고 코로나의 변이가 계속되므로 지구상에서 코로나를 완전히 종식시킬 수 없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돌림감기처럼 코로나와 공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코로나와 공존하자면 예방주사를 맞아야 합니다. 백신은 코로나를 완전히 막지 못하지만 예방접종을 받은 사람은 코로나에 걸려도 가볍게 앓게 되고 사망률도 급감합니다. 그러므로 세계 각국은 코로나 예방접종을 위해 전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만은 코로나 예방접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북한이 이번 코로나19 백신을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를 백신의 효능을 불신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영국산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미국산인 화이자나 모더나에 비해 중화항체를 만드는 능력이 좀 떨어집니다. 중국산 백신은 항체를 만드는 능력이 더 낮습니다. 그리고 백신을 급하게 개발하다 보니 그 부작용을 완전히 해명하지 못해서 백신을 맞고 사망하는 사람들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산 백신이라도 맞는 것이 안 맞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북한도 이것을 모를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의심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도 치료하지 못해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는 북한이 백신의 부작용을 우려해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습니다.

일부에서는 북한에 백신 지원을 받기 위한 조건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도, 모더나 백신은 영하 25도에서 보관해야 합니다. 중국산 시노백은 영하 2~8도에서 보관할 수 있어 다루기 훨씬 쉽습니다. 그러나 국제기구에서 백신을 보관할 수 있는 설비까지도 제공하겠다고 하는 상황에서 그것이 거부하는 결정적 조건으로 되는 것은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백신을 제공받으려면 국제기구에서 사람을 받아들여야 하는데 열악한 북한의 보건 상황이 세계에 알려지는 것이 싫고 주민들이 세계의 발전된 보건 상황을 아는 것도 두렵기 때문일 것입니다.

현재 북한은 국경을 철저히 봉쇄하고 의심증상이 있는 사람은 철저히 강제 격리 시키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 비해 환자가 적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일반 상황은 다른 나라보다 훨씬 심각합니다. 장기화된 국경 봉쇄로 주민들의 생활은 고난의 행군 시기를 떠올릴 정도로 어렵습니다. 그러나 북한지도부는 주민들의 생계보다는 체제유지가 우선입니다. 그래서 북한은 신문 방송에서 코로나 백신에 대해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으며 국제사회에서 무상으로 지급하는 백신조차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것이 북한지도부의 인민 중시, 인민대중제일주의의 진짜 모습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김현아,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