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사회주의 배급제와 자본주의 복지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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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은 사회주의 복귀를 위해 전력하고 있습니다. 1990년 북한 경제의 파산, 사회주의국가들의 체제 전환으로 북한의 사회주의시스템은 붕괴하였습니다. 북한이 사회주의시책으로 자랑하던 식량배급제도, 무상치료제, 무료교육제는 형식만 남았을 뿐 식량도, 치료도, 교육도 개인이 스스로 알아서 하는 체제로 변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 지 30여 년이 되어 오는 오늘 북한지도부는 다시 사회주의 체제로 복귀한다는 목표를 내세웠습니다.

북한 지도부는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제시하고 그 목표를 달성함으로써 사회주의계획경제체제를 복구하며 그에 기초하여 그동안 무너졌던 국가배급제도를 다시 복구하려 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금년 6월 유엔에 제출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2030보고서에서 국가는 인민들의 물질문화생활을 높이는 것을 자기활동의 최고 원칙으로 삼으며 모든 근로자들에게 먹고 입고 쓰고 살 수 있는 온갖 조건을 마련해 준다고 규정한 헌법 조항을 인용하면서 정부의 우선순위는 인민들의 물질문화적 수요를 국가배급체계를 통해 충족시키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 지도부는 자본주의는 약육강식의 국가이므로 근로인민대중은 먹지 못하고 치료도 받지 못하며 교육도 받지 못한다고 선전해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북한주민들은 식량이 부족하고 보건과 교육 상황이 열악해진 북한의 현실을 보면서 사회주의가 무너지고 자본주의화 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지어 일부 주민들은 사회주의시스템이 작동하던 지난날을 그리워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자본주의국가의 실상은 북한의 선전과 다릅니다. 남한만 보더라도 식량배급제가 없지만 밥을 먹지 못해 굶는 사람이 없습니다. 소득에 비해 식료품값이 매우 싸기 때문입니다. 남한의 최저임금은 시간당 8,720원으로, 8시간 일하면 69,760원, 59.29달러 입니다. 하루만 일하면 쌀 25kg 넘게 살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배불리 먹는 것보다는 자기의 몸에 맞게 어떤 식료품을 섭취해야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을까 하는데 관심이 있습니다. 남한에서 북한처럼 1일 600g, 그것도 강냉이쌀과 입쌀 비율을 정해서 정상 공급할 테니 먹는 문제를 국가에 맡기라고 하면 찬성할 사람이 한 명도 없을 것입니다.

치료도 그렇습니다. 남한에서는 주민들이 모두 건강보험에 가입하고 있습니다. 수입에 따라 매월 일정금액을 내면 치료비의 대부분이 보험으로 처리됩니다. 생활이 어려워 보험료를 낼 수 없는 사람은 무상으로 치료를 해줍니다. 사회주의시기 북한에서 받았던 수준의 치료는 돈을 내지 않고 받을 수 있습니다. 교육비도 마찬가지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도 무료 교육제를 실시합니다. 남한의 경우 고등학교까지 무료 교육입니다. 대학은 학비가 비싸지만 생활수준이 최저인 가정의 자녀들은 학비가 무료입니다. 중요한 것은 병원의 설비나 치료 수준, 학교의 시설이나 교육수준이 사회주의시기의 북한과 대비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는 것입니다.

자본주의의 가장 큰 결함은 빈부격차입니다. 그것을 줄이기 위해 국가와 시민단체들이 대책 마련을 위해 노력하지만 이 폐단을 아직 극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본주의사회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도 북한의 일반주민보다 더 잘 삽니다.

지금 북한의 상황이 어려운 것은 사회주의시스템이 무너졌기 때문이 아니라 자본주의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북한지도부는 국가가 주민들의 생계를 책임지지 못하는 조건에서 할 수 없이 시장경제를 허용했지만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그 발전을 억제해 왔습니다. 북한지도부가 중국처럼 시장경제발전을 허용했다면 북한도 중국 못지 않게 잘 사는 국가가 되었을 것입니다. 사회주의 경제가 전망이 없다는 것은 이미 실천을 통해 확증된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집착하는 것은 북한지도부가 주민들의 생활 향상 보다는 권력유지를 위한 체제유지에 더 관심이 높다는 것을 확증해주고 있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김현아, 에디터 이현주,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