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의 신문과 방송에서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 대한 각계 반향을 전하며 노동신문을 학습하는 주민들의 모습을 내보내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지도자의 교시와 말씀이 모든 사업의 지침이고 기준입니다. 사상사업에서 가장 중시하는 것은 교시와 말씀 학습입니다. 교시와 말씀 학습을 잘하지 않거나 그에 위반되는 발언이나 행위를 할 경우 조직에서 비판 받는 것은 물론 사안이 엄중할 때에는 정치범수용소까지 가게 됩니다.
북한주민들은 이러한 과정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해 왔고 위반했을 경우 죄책감까지 느꼈습니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는 이러한 과정을 정상적인 과정이라고 보지 않으며 국가에 의한 강제적 세뇌로 봅니다. 세뇌는 원하지 않는 생각 또는 사상을 사람들에게 주입시키거나, 행동, 가치관, 믿음 등을 바꾸기 위하여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하여 비판적이거나 독립적인 사고를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북한의 사상교양사업이 세뇌로 되는 것은 그것이 인민들의 요구인 것이 아니라 지배자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예로 이번 시정연설에서 주민들에게 5개년계획수행에 총동원되며 청년들이 어렵고 힘든 초소에 적극 탄원하라고 했습니다. 현재 북한주민들의 가장 절실한 요구는 먹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가장 절실한 것은 국경을 열고 수입을 재개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시장 활동을 허용하여 사람들이 돈을 벌 수 있도록 조건을 마련해줄 것을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정연설에서는 그러한 문제들에 대한 언급조차 없으며 막연한 추상적인 구호만 내걸고 있습니다.
사상교양사업이 세뇌로 되는 것은 그 내용이 대부분 거짓이기 때문입니다. 북한주민들이 중국에만 나와도 지난 기간 당과 국가가 인민들을 얼마나 속여왔는지 단번에 알게 됩니다. 북한은 지금도 세상사람들이 사회주의조선의 성과를 경탄하며 바라보고 있다고 선전하지만 중국에 나오면 북한은 인권이 전혀 없는 독재국가, 사람들이 밥조차 배불리 먹지 못하는 가장 가난한 나라, 북한주민은 세상 소식을 전혀 모르는 우물 안의 개구리로 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며 그것이 전혀 틀리지 않는 평가임을 깨닫게 됩니다.
요즘 북한에서는 이전 사회주의국가의 주민들이 사회주의 때보다 어렵고 힘들게 살아서 사회주의시기를 그리워하고 있다고 방송과 신문을 통해서 선전하고 있지만 그것도 거짓입니다. 북한처럼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되어 상대적 박탈감은 높아졌지만 중국이나 통일된 독일을 말할 것도 없고 동유럽사회주의국가들 모두 1인당 국민소득이 사회주의시기와 비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습니다. 심 지어1990년 1인당 국민소득이 200달러였던 베트남도 2019년 2700달러로 올라갔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2020년 1300달러로 1990년도 수준을 겨우 회복했습니다.
북한의 사상 교양은 인민대중이 아닌 지배계층의 이익을 위한 것입니다. 북한지도부는 북한에는 착취계급, 지배계급이 숙청되어 노동자 농민, 인텔리만 존재하며 모두 평등하게 살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북한은 자본주의사회보다 더한 계급 사회이며 새로운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북한지도부가 인민대중제일주의, 평범한 근로자들의 이익 최우선시 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이러한 사실을 감추기 위한 것입니다. 이번 시정연설에서는 사람들이 국가 공장 기업소를 돌려서 사회주의를 복구하면 잘살게 된다고 하고 있지만 설사 사회주의를 복구한다고 해도 주민들의 삶은 겨우 강냉이 밥을 먹던 그 시절로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지배계층은 북한주민들에 대한 철저한 통제권을 확립하게 되어 권력을 더 공고히 다질 수 있고 국가권력에 의거하여 더 풍요한 삶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오늘 외부정보 유입으로 북한지도부의 세뇌 정책은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번 최고 인민회의에서 사상통제법인 청년교양보장법을 채택한 것은 북한당국이 현 상황을 얼마나 두려워하는지 집중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김현아,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