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국가의 경제력과 국방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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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창건 76돌을 맞으며 북한에서 <국방발전전람회-자위 2021>이 3대혁명전시관에서 개최됐습니다. 국방발전전람회에는 지난 5년 간 개발한 첨단무기들을 전시했습니다. 전람회 개관식에서는 북한 공군 전투기 7대가 여러 색깔의 구름 띠를 만들며 화려한 공중 무대를 펼쳐 놓았고 군인들은 각목과 기왓장을 격파하는 무술행사도 벌였습니다. 김정은의 기념 연설도 있었습니다. 북한은 열병식처럼 텔레비전으로 행사 상황을 중계했으며 행사가 끝난 이후 간부들과 주민들의 전람회장 방문을 조직하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도 박람회 형식으로 무기전시회를 개최합니다. 그러나 화려한 무기전람회를 열기에는 북한의 경제상황이 너무도 어렵습니다. 최근 북한에서는 장기화된 국경봉쇄로 시장이 제대로 돌지 않아 주민 생계가 매우 어려워졌습니다. 무역이 차단되면서 시장이 위축되어 주민들의 수입은 감소한 대신 수입상품의 가격은 2~10배까지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달러 가격이 폭락하여 상대적으로 생활이 괜찮던 가정들도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당국은 이를 외면하고 코로나를 핑계로 통제를 강화하여 주민생계를 더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당 제8차 대회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계획을 내놓고 올해 생산계획을 무조건 수행함으로써 사회주의계획경제를 복구하려고 시도하고 있으나 현실적 상황을 고려하지 못한 경제계획이어서 전망이 밝지 못합니다.

북한당국은 지난 시기 경제침체로 주민생활이 어려울 때마다 국방력 강화에 돈이 많이 들기 때문이라는 선전으로 주민들의 불만을 달래 왔습니다. 배불리 먹지 못해도 나라 없던 지난날을 생각하면서 국방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번 국방 전람회를 개최하는 목적도 최신무기를 보여주면서, ‘강력한 국방력을 가진 주민이니 자부심을 가지라는 것’이며 ‘이렇게 많은 무기를 만드느라 돈이 얼마나 들었겠는가, 주민생활에 돌릴 돈이 부족할 수밖에 없지 않는가’라고 이해 하라는 것입니다. 북한주민들은 60여 년 동안 그 말을 들어왔고 믿어왔습니다.

그러나 국방력은 경제발전 수준에 비례합니다. 한 나라의 국방력을 순위로 매기는 것의 현실성에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기관들에서 국방력 순위를 매긴 것을 보면 1위는 미국, 2위와 3위는 러시아와 중국이 다투고 있고 4위 인도, 5위 일본, 6위 남한입니다. 남한은 2017년만해도 11위였는데 북한의 핵개발 미사일개발에 대응해서 군비를 증강하다보니 프랑스, 영국, 독일 등을 제치고 상위로 올라왔습니다. 북한은 2018년 18위에서 2021년 28위로 하락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국방력 순위보다 GDP 대비 국방비를 더 중시합니다. 세계에는 발전된 국가지만 국방력 순위가 낮은 나라들도 있습니다. 이 나라들은 국방비 지출을 최소화하고 주민생활 등 다른데 투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나라들은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나라의 국방력 수준을 높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경제력이 최악인 조건에서 GDP 대비 국방비를 무리해서 높였기 때문에 현재 그 정도의 국방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입니다.

북한지도부는 최근 남한의 무기개발에 촉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북한은 최근 대남선전 매체들에서 남한의 무기개발에 대한 비난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김정은도 이번 국방전시회 연설에서 남한의 무기개발을 비난하는데 상당한 힘을 넣었습니다. 이번 연설에서 북한이 개발한 무기는 남한이나 미국을 겨눈 것이 아니라는, 말도 안되는 주장을 펴가면서 남한을 안심시키려고 하기도 했습니다. 핵까지 개발한 북한이 남한의 무기개발에 촉각을 세우는 것은 남한의 경제력이 북한에 비할 바 없이 발전되었기 때문입니다. 북한지도부는 현재 남한의 경제력을 동원하여 무기개발에 전력한다면 북한이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북한주민이 어렵게 사는 것은 국방력 때문이 아니라 국가의 정책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발전된 국가들의 국방력 수준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김현아,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