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당국이 남한산 물품 단속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습니다. 보도에 의하면 북한에서 비사회주의를 단속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인 627상무 내에 남한물품 단속을 전문으로 하는 13분과가 조직되었습니다. 단속 조는 가택을 수색하고 남한산 상품에 대한 압수소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단속자들은 남한물건을 아직까지 가지고 있는 것은 사상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고 법적처리까지 하겠다고 위협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정권이 출현한 이후 북한에서는 남한의 사상적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109상무조를 조직하고 단속통제를 강화하여 주민들 속에서 남한 드라마와 영화가 확산되는 것을 철저히 막았습니다. 남한상품도 통제하기는 했지만 시장에서 상품을 파는 행위를 단속하는데 머물렀습니다. 그런데 오늘에 와서는 집에서 사용하는 남한물건까지 통제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지금 단속조는 남한에서 만든 말하는 전화기와 텔레비죤(TV), 밥가마(밥솥), 청소기는 물론이고 남조선 글이 찍혀 있는 옷도 다 회수해 가고 있습니다.
북한의 혁명역사에 의하면 일제시기 김일성은 길림에서 일본상품배척운동에 참가했다고 합니다. 그런가하면 국내에서는 독립운동의 한 형태로서 일본산대신 국산물품을 적극 이용하는 국산물품장려운동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북한주민들은 남한상품 압수소동도 그러한 의미로 해석하기 때문인지 항의하지 못하고 그저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김여정이 자본주의에 대한 환상을 막기 위해 남한물품을 단속하라 했다고 합니다. 생산과 소비가 세계적인 범위에서 진행되고 있는 오늘 사람들이 쓰는 물건의 생산지가 국내의 범위를 벗어난 지 오랩니다. 남한만 보더라도 중국산, 일본산, 미국산, 유럽산 등 세계 각국의 상품이 국내에 들어와 유통되고 있습니다. 북한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시기 북한은 자력갱생을 국가의 정책으로 선포하고 국산소비품만 유통하도록 하는 원칙을 견지했습니다. 그러나 80년대부터 외화상점을 통하여 일본산, 중국산 상품이 대량 유통되기 시작했고 90년대 이후 북한경제가 파산되면서 시장은 외국산 상품이 점령하고 있습니다. 지금 북한시장에는 중국산상품이 대부분이지만 일본산, 미국산, 동아시아산 등 많은 나라의 상품이 유통되고 있습니다.
북한이 제일 미워하는 미국이나 일본은 남한보다 더 발전했습니다. 미국과 일본은 더 철저한 자본주의입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일본산 제품, 지어 미국산 제품도 통제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남한 것만 통제해야 하는 이유는 글이 같아서 쉽게 자본주의에 물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사실 사람들은 미국 글이나 일본글을 몰라도 제품을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으며 제품을 통해서 미국과 일본의 발전상을 알수 있습니다.
그 많은 외국산 물품 가운데서 유독 남한산만 통제하는 이유는 결코 글이 같아서가 아닙니다. 일본이나 미국에 대한 환상보다 남한에 대한 환상이 더 북한정권을 위협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남한은 북한과 똑같은 조건에서 시작했지만 북한과 비교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발전했습니다. 북한주민들은 남한이 발전했다해도 극소수만 잘살고 절대다수는 못사는 사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남한은 대다수 일반주민들이 북한주민에 비할 바 없이 잘 사는 사회입니다. 북한사람들이 이러한 실상을 알게 되면 남한으로 넘어가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그러므로 남한의 소식이 퍼지는 것을 막으려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남한상품까지 사용하지 못하게 막는 것은 일반 상식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정책입니다. 그동안 북한지도부는 비위가 상하면 남한위정자들에게 막말을 퍼붓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왔습니다. 북한은 남한의 연평도를 백주에 포격하고 천안함을 폭파하는 행위도 서슴없이 했습니다. 서울불바다론을 꺼리낌없이 논하는가 하면 핵무기를 은근히 자랑하면서 남한이 북한에 복종하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는다고 위협해 왔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북한지도부가 가장 두려워하는 대상이 남한입니다. 말 못하는 남한물건조차 두려워 압수소동을 벌이는 모습이 북한지도부의 진짜 모습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