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시대착오적인 사회주의 계획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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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는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나흘간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2차 전원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전원회의에서 토의된 가장 중요한 의제는 당 제8차대회가 제시한 5개년계획의 첫해 과업을 관철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전원회의 보도를 보면 북한지도부는 국가경제의 재건을 추진하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으며 그 방도로 사회주의 계획경제로 복귀를 희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8차 당대회에 이어 이번 전원회의 토의 내용은 북한의 발전을 바라는 대내외 사람들에게 실망을 안겨주었습니다. 북한지도부가 내건 경제 개건 방도가 시대착오적인 사회주의 계획경제로의 복귀이기 때문입니다.

사회주의경제의 핵심은 국가 소유에 기초한 계획경제입니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사적 소유는 착취의 근원일 뿐 아니라 그로부터 초래되는 생산의 무정부성은 경제공황을 가져오므로 사회적 낭비를 가져오고 생산 발전을 가로막으므로 자본주의는 전망이 없다고 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첫 사회주의 국가였던 소련에서는 생산수단을 전민 소유로 만들고 국가가 계획을 수립하고 통일적으로 운영하여 경제를 발전시키는 국가계획경제제도를 수립했습니다. 국가의 계획적이며 통일적인 경제 운영은 경제개발의 첫 시기에 빛을 발했습니다. 강제 동원이라는 비인간적인 수단이 동원되기는 했지만 나라의 모든 인적 물적 자원을 국가경제발전에 집중함으로써 소련은 짧은 기간에 뒤떨어졌던 농업국가에서 사회주의공업국가로 발전했습니다. 사회주의국가들은 소련의 발전에 힘을 얻어 소련을 모방한 국가계획경제를 운영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경과하면서 사회주의계획경제는 초기의 동력을 잃어버렸고 결국 자본주의시장경제에 패했습니다. 북한에서도 사회주의국가경제는 1960년대 까지는 은을 나타냈지만 1970년대부터 정체되기 시작했으며 1980년대부터는 급속히 내리막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사회주의계획경제의 허점으로 국가가 모든 것을 다 계획할 수 있는 만능의 능력을 가지지 못한다는 것, 시장은 경쟁력이 없어진 기업을 퇴출시키지만 국가경제는 이를 하지 못한다는 연성예산제약, 기업소의 무책임성과 노동자들의 태업 등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주의계획경제가 사람의 본성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데에 있습니다.

사회주의계획경제는 인간의 본성이 이타적인 경우에만 발전가능한 경제입니다. 즉 모든 사람들이 자기 자신의 이익보다 국가와 집단의 이익을 더 귀중히 여기고 그를 위해 헌신할 때 발전 가능한 경제입니다. 그러나 사람은 남을 사랑하고 남을 위해 헌신하는 면도 있지만 그보다는 자기 자신의 이익을 더 귀중히 여기는 존재입니다. 경제에서 이기적 본능은 이윤 추구로 나타납니다. 자본가만 돈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도 농민도 돈을 바랍니다. 그리고 인간의 이러한 이기적 본능때문에 경제가 발전하고 사회도 발전합니다. 물론 시장경제도 부의 낭비, 부익부빈익빈 등의 허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오늘 자본주의 나라들에서는 이러한 허점을 국가의 개입으로 보강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토론된 북한의 경제발전계획에는 경제발전의 기본 추동력인 인간의 욕구가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습니다. 지도부는 간부들이 계획을 연말에 가서 비판받지 않을 수 있게 낮추어 잡았다고 지적하면서 책임 회피와 본위주의를 철저히 타파할 데 대해 주문하는 등 당, 국가의 강제력을 이용하여 경제발전을 이룩하려 하고 있습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는 기업가들이 스스로 하게 될 일을 북한에서는 당과 국가의 통제로 하려는 것입니다.

김정은정권이 등장한 직후 북한은 시장경제의 도입을 위해 여러방면으로 대책을 강구했습니다. 그러나 시장 도입이 너무 소극적인데다 개방정책이 따라 서지 못하다 보니 뚜렷한 성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북한지도부는 더 적극적인 시장 정책을 펴는 대신 다시 국가계획경제로 복귀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욕구를 외면한 사회주의계획경제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