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미국 헤리티지재단이 발표한 '2023 세계경제자유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조사 대상 176개국 중 마지막 순위인 176위를 기록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법치주의, 규제 효율성, 정부 개입, 시장 개방 등 4개 항목으로 나누어서 총 12개 분야를 평가합니다. 점수는 100점 만점으로 매기는데, 북한은 총점 2.9점으로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역시 최하위권을 기록한 174위 베네수엘라(25.8점)와 175위인 쿠바(24.3점)와 비교해도 점수 차이가 매우 큽니다.
북한은 통계조작을 당연시하는 국가여서 주민들은 국제사회, 특히 미국에 있는 재단이 발표하는 숫자의 신빙성에 의문을 가질 수도 있지만 이번 보고서에서 경제자유지수 1위는 싱가포르, 2위는 스위스, 3위는 아일랜드였고 미국은 25위였습니다.
북한의 경제자유지수 점수는 2021년 5.2점, 2022년 3점으로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의 '독재 지도부'가 수십 년간 국가와 국민을 '파산'에 이르게 한 명령과 통제 시스템을 고수하고 있고 정부가 모든 주요 활동을 통제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보고서 발표가 아니더라도 북한주민들은 자신들의 경제활동에 대한 국가통제가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다는 것을 폐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북한당국은 2021년 국가경제발전 5개년계획을 제시하면서 그를 위하여 국가의 중앙집중적 지도와 통제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얼마 전 2월 26일부터 3월 1일까지 진행된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도 농업생산력을 발전시키기 위한 과업으로 도,시,군 지도기관들의 역할을 높일 데 대해서 강조했습니다. 이는 농업생산력을 높이는 방도도 국가의 중앙집권적 통제를 강화하는 데서 찾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김정은 등장초기 북한은 기업소법, 농장법을 제정하고 이전에 비해 기업 활동의 자유를 많이 허용했습니다. 그로 인해 북한의 경제는 점차 성장하기 시작했고 주민들도 2015년을 전후한 시기 이전에 비해 경제상황이 상당히 좋아졌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이후 특히 2020년에 들어서면서 코로나를 구실로 국경을 닫고 주민들의 이동통제를 강화하는 등 경제활동에 대한 국가통제가 강화되면서 주민들의 생계가 급속히 어려워졌습니다. 물론 북한당국은 코로나로 인한 통제라고 하지만 북한처럼 국경을 완전히 닫아 매고 주민들의 이동과 활동을 철저히 통제한 나라는 세계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자본주의국가에도 공기업으로 불리는 국유기업이 있습니다. 민간기업은 기업의 이익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국가는 대중에게 필요한 필수 상품과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기 위해 공기업을 조직 운영합니다. 자본주의국가에서도 공기업은 비능률, 정치적 간섭과 같은 문제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최근 남한에서 한국전력공사와 가스공사 지하철공사 등 공기업의 적자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는 것도 그것이 국가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국가기업은 주인이 없다 보니 자기 것처럼 관리하는 사람이 없고 따라서 부실기업이 되기 쉽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국가가 모든 기업을 관리해왔으니 공장 기업소가 부실기업으로 된 것은 너무 당연한 결과입니다.
경제 분야에서 강력한 통제는 대중동원을 통해 일시적인 성과를 창출해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 경제는 다시 침체에 빠지게 되고 지속적으로 하락하게 됩니다. 경제를 발전시키려면 경제의 자유화를 허용해야 합니다.
경제의 자유화는 경제에 대한 정부통제를 줄이고 시장 세력의 역할을 증가시키는 과정입니다 북한지도부는 경제권까지 독점하려는 욕심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민간기업을 허용하고 무역을 자유화하며 재정 금융개혁을 추진해 나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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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