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코로나로 위협받고 있는 생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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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각국은 코로나 방어와 함께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해야 할 두 가지 과제에 동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지역 간, 국가 간 이동이 끊기고 사람들이 스스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여행, 서비스 분야가 타격을 입었고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공장들의 가동이 중지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까지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거기에다 심각한 세계경제공황이 도래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확산되면서 사람들이 투자를 취소하고 있어 주가가 폭락하고 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각국은 비상대책들을 연이어 내놓고 있습니다. 우선 주민들의 생활을 안정시키고 얼어붙은 소비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주민들에게 돈을 나누어 주고 있습니다. 남한은 목요일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주민들에게 300~500달러씩 지급하겠다는 결정을 발표했습니다. 미국은 남한보다 먼저 트럼프 대통령이 전 국민에게 2천 달러 씩 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또한 각국은 중소기업들의 파산을 막기 위해 이자가 거의 없는 돈을 빌려주는가 하면 대출금의 상환기일을 연장해주고 있습니다. 유럽은 파산하게 된 대기업을 살리기 위해 국유화를 대안으로 내놓고 있습니다. 이탈리아는 지난 16일 항공사인 알리탈리아를 국유화하겠다고 밝혔고 프랑스도 어려운 대기업을 보존하기 위한 방안으로 국유화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경제상황도 매우 어렵습니다. 현재 코로나 때문에 공장이 가동을 멈추고 있을 뿐 아니라 시장이 급속히 위축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에서 시장은 주민경제의 대부분을 맡고 있습니다. 탈북자들을 조사한데 의하면 주민들의 수입의 70%가 시장에서 나오고 있고 상품구입의 거의 90%가 시장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북한 시장상품의 60~70%는 중국에서 유입됩니다. 그런데 국경이 차단되면서 공식 무역이 제한되고 밀수까지 완벽하게 차단되면서 시장에서 물가가 오르고 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상품과 사람의 이동이 통제되다보니 상인들이 시장에서 돈 버는 것이 매우 어려워졌습니다. 잘사는 나라에서는 경제위기 때 재산을 잃는 사람들이 늘어나지만 당장 생계까지 위협당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북한에는 경제가 악화되면 당장 생계가 위협당하는 빈민층이 많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빈민층 비율이 30% 정도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북한주민들 속에서 코로나로 죽기 전에 먼저 굶어 죽을 것 같다는 말이 나온 지 오랩니다. 농사철이 시작되었지만 먹을 것이 없어서 일하러 나가지 못하는 농장원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국가에서는 코로나 확산을 막는 데만 관심이 있을 뿐 생계를 위한 대책을 취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엊그제 평양종합병원 건설 착공식을 진행했습니다. 이번 코로나사태를 겪으면서 병상이 없어 애로를 느끼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세계 각국이 병상이 부족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북한처럼 현대적인 병원건설을 시작하는 나라는 없습니다. 가건물을 세우거나 전쟁 시기처럼 임시 병동을 설치하는 방법으로 대처하고 있습니다. 현대적인 병원건설은 하루 이틀에 끝날 일이 아니고 또 건설을 한다고 사람들이 모여들면 그곳이 코로나 전파의 진원지로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북한은 물자와 자금이 부족한 조건에서 병원건설을 시작하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며 가뜩이나 어려운 주민들의 생활은 더 힘들게 될 것입니다.

현재 북한주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식량입니다. 국가가 식량을 공급하면 주민들의 생계걱정을 크게 덜 수 있습니다. 식량공급을 위해서는 남한이나 국제사회에 지원을 요청해야 합니다. 지도부가 자존심이 상해서 이를 허용할 수 없다면 당 자금을 투입할 수도 있습니다. 식량은 대북제재물자에 속하지 않고 또 식량수입은 인적 이동이 아닌 물자 이동이므로 현재도 수입이 가능합니다. 인민적인 시책은 말이나 구호가 아닌 실천에서 나타나야 합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