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5일 남한에서는 21대 국회의원선거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은 것은 탈북민 출신으로 지역구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한 태영호 후보의 당선여부였습니다. 알려진 것처럼 영국북한대사관에서 근무하던 태영호 공사는 2016년 8월 남한으로 왔습니다. 남한에 입국한지 5년도 안 되는 탈북민이 지역구후보로 출마했을 때 적지 않은 사람들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영호 씨가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었습니다.
북한주민들은 남한의 국회를 최고인민회의처럼 생각하고 대의원으로 되는 것이 뭐 그리 대단한 일로 될까 하고 생각할 것입니다. 북한에서는 김정은이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 대의원으로 만들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남한도 대통령이나 당지도자가 마음먹으면 누구든지 국회의원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니 북한과 싸우기 위해서 탈북민을 등용한데 지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민주주의사회는 다릅니다. 남한에는 북한과 같이 절대 권력을 가진 사람이 없습니다.
남한에서 선거는 '민주주의 꽃'이라고 합니다. 남한에서는 누구나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당선되려면 주민의 지지를 받아야 합니다. 한 선거구에 여러 명의 사람이 국회의원 후보로 나서고 그 중에서 가장 많은 지지표를 받은 후보가 당선됩니다. 그런데 탈북해서 남한에 온지 4년밖에 안된 태영호 후보가 지역구인 강남에서 주민들의 지지를 받아 당선된 것입니다.
이번에 지성호 씨도 비례대표로 선출되었습니다. 비례대표는 지역구대표와 달리 당에서 추천합니다. 지성호 씨는 미래한국당에서 영입한 후보로, 그의 경력이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지성호 씨는 북한에서 10대 때 생활고로 열차에 석탄을 훔치러 올라갔다가 사고로 한쪽 손과 다리를 잃었고 이후 목발을 짚고 탈북했습니다. 지금은 전 세계를 돌며 북한인권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남한 국회의원의 지위와 역할은 북한과 다릅니다. 북한 대의원은 한 해에 한두 번 최고인민회의에 참가해서 제출된 의안에 무조건 찬성하는 것이 역할의 전부입니다. 그러나 남한의 국회의원은 법안을 발의하고 심의할 권한, 정부에 질문할 권한 등 중요한 권한들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국회의원은 작은 정부라고까지 말합니다.
탈북민의 국회의원 당선과정은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노동자와 농민이 대의원이 될 수 있는 나라라고 합니다. 실제로 대의원 가운데는 많지 않지만 노동자 농민도 있습니다. 그러나 노동자 농민이 대의원이 되는 방도는 오직 하나 지도자에게 잘 보이는 것입니다. 남한은 공사출신의 탈북민도 꽃제비 출신의 탈북민도 국회의원이 될 수 있는 나라입니다. 그러나 남한은 대통령이 아니라 주민들의 지지를 받아야 국회의원으로 될 수 있는 나라입니다. 북한은 태영호 씨와 지성호 씨가 국회의원 후보로 선출되자 인간쓰레기라고 비난했고 이 소식은 남한매체를 통해 공개되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태영호 후보를 지지했습니다. 남한은 정치를 잘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탈북민이든 남한사람이든 차별하지 않고 지지해주는 성숙된 시민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곳입니다.
그리고 남한은 자유가 보장된 곳입니다. 북한에서는 먹고 살 걱정이 전부다 시피 하는 곳이지만 남한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해서 마음껏 해볼 수 있는 곳입니다. 북한에서 정치에 너무 소외되어 살았던 탓인지 탈북민은 정치에 대한 관심이 대단히 높습니다. 이번에 탈북민들은 남북통일당이라고 하는 정당을 별도로 만들고 탈북민 후보도 선출했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당의 국회의원후보로 출마한 탈북민도 여러 명이 되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당선되지는 못했지만 탈북민이 남한에서 자기가 그토록 해보고 싶었던 국회의원 출마도 해보았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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