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지도부가 4월 새 학기에 들어서면서 교육사업에 대한 요구를 높이고 있습니다. 북한의 신문 방송에서는 새 교복과 책가방을 착용하고 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소개하면서 교복을 공급하기 위한 지도자의 노력을 찬양하기도 했습니다. 김정은 정권이 들어서면서 처음으로 내건 구호는 교육혁명이었습니다. 최고인민회의에서 12년제 의무교육 실시를 결정했고 학제를 개편하면서 교육을 세계적 수준에 따라 세우기 위해 교육과정을 전반적으로 수정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이 교육사업에 전력한 것은 인재육성을 통한 경제적 도약을 이룩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김정은은 “오늘의 시대는 과학기술이 사회발전에서 결정적 역할을 하는 지식경제 시대이며 인재들에 의하여 나라의 국력과 경제 문화의 발전이 좌우되는 인재 중심의 시대”라면서 강성국가건설을 다그치고 사회주의문명국의 개화기를 열어 나가기 위해 교육사업에서 혁명적 전환을 일으킬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 때로부터 10여 년이 지났습니다. 그러나 교육분야에서 정말 혁명이 일어났는지 살펴보면 별로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위에서 다그치니 도마다 시범학교를 몇 개 건설하고 학교마다 자체로 돈을 마련하여 컴퓨터나 녹화기를 사서 설치하는 등 노력을 강구했으나 큰 변화는 없었습니다.
후진국이 선진국으로 바뀌는 데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교육을 통한 인재 양성입니다. 60년대 아시아에서 한국에 비해 훨씬 발전했던 필리핀이나 태국 등을 제치고 한국이 선진국에 진입한 주요 요인의 하나로 교육열이 지적되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입니다. 1960년대만 해도 북한의 교육제도가 남한보다 더 우월했습니다. 북한은 1956년부터 100% 초등의무교육을 실시하기 시작했지만 남한은 1970년에 이르러서야 초등학교 취학률이 92%를 넘어섰습니다. 그러나 오늘에 와서 남한의 대학 진학률은 70~75%에 이르고 있지만 북한은 통신교육생까지 합쳐도 30%밖에 안 됩니다.
세계에서 교육열이 제일 높은 곳으로 알려진 국가는 인도, 중국, 한국입니다. 특히 인도는 세계적으로 이공계 계통의 대학 졸업생의 질적 수준이 가장 높은 나라로 알려져 있습니다. 졸업 때가 오면 세계에서 손에 꼽히는 기업들이 인도의 대학 졸업생들을 데려가려고 줄을 서 있습니다. 인도에서 이름난 대학을 졸업하면 인생이 바뀝니다. 그러므로 인도의 부모들은 자식들의 교육에 목숨을 걸고 있습니다.
북한 부모들도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그러나 부모의 관심이 곧 교육의 질적 수준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수준, 교육과정, 학생들의 학습 열의와 학습 시간, 교육비, 교육환경 등에 의해 결정됩니다. 그러나 북한은 이러한 지표들을 대부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코로나로 인해 인터넷이 발달하지 못한 국가들의 교육수준은 더 하락했습니다. 북한은 인터넷을 통한 수업이 불가능한 곳입니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이 교육내용을 이해하고 넘어갈 수 없었습니다. 금년에는 3년 만에 학교에 등교하지만, 집안사정이 어려워 학교에 등교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에서는 학생들은 물론 교사나 부모들도 정치적 이유 때문에 외부정보에 접근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북한에서 성장하는 청년들은 닫힌 세계에서 자라납니다. 그리고 당과 수령 국가를 위해서 모든 것을 바쳐야 한다는 권위주의적이고 경직된 사고관을 가진 사람으로 만들어집니다.
이렇게 성장한 북한 청년들은 빠르게 발전하는 세상의 변화를 주도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물론, 변화를 따라가기도 힘듭니다. 제대로 된 인재를 키우는 데 최소 30년이 걸립니다. 북한에서 늘 말하는 것처럼 교육은 나라와 민족의 장래 운명을 좌우합니다. 오늘날 북한 교육 실태를 보면 미래가 보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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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