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형법과 형사소송법에는 이른바 정치범이라거나 정치범수용소란 표현 자체도 없으며 있다면 반국가 범죄자와 형법 집행을 위한 교화소만이 있을 뿐입니다.” 이는 5월 9일 유엔 인권이사회 정례검토회에서 박광호 북한 중앙재판소 참사가 한 발언입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193개 모든 유엔 회원국의 인권상황을 4년마다 검토하는 정례검토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를 위하여 가입한 모든 나라들은 4년마다 자국의 인권보고서를 이사회에 제출해야 합니다. 국가의 인권상황 검토 시에는 유엔 인권협약기구도 관찰 및 의견을 내며 관심 있는 국가들과 시민단체도 보고서를 제출합니다. 인권이사회는 제출된 모든 보고서를 검토한 후 회의를 열고 제기된 문제에 대하여 사실을 확인하며 인권사항개선을 위한 권고를 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를 보고서로 채택합니다.
북한은 2009년 2014년에 이어 올해 3번째로 정례검토를 받았습니다. 이번 회의과정은 전 세계에 생중계되었지만 북한주민들은 이를 시청할 수 없었습니다. 이번 회의에서는 90여개 회원국이 북한 인권개선을 위한 262개 권고를 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대표단은 63개 항목에 대해 즉시 거부하면서 특히 북한에는 정치범수용소란 말 자체도 없고 성분 차별이나 종교 탄압도 없으며 모든 인민이 평등하게 표현과 이동의 자유도 누리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주민들은 그것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북한에 정치범이 있고 정치범수용소인 관리소가 있다는 것을 모든 사람이 알고 있습니다. 다만 관리소에서 살아나온 사람을 만나본 북한주민은 거의 없습니다. 그곳은 한번 들어가면 영원히 나올 수 없는 무서운 곳이라고 알고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자칫하면 나도 붙들려 갈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매사에 조심할 뿐입니다.
관리소에 붙들려 가는 사람들이 정말 국가를 전복하려는 반국가범죄자일까? 관리소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나와 남한에 온 사람이 있습니다. 국제사회에 널리 알려진 김영순씨는 김정일의 숨겨진 부인인 성혜랑의 친구로 그에 대해 다른 사람에게 말을 옮겼다는 이유로 10여 년간 관리소에서 생활했습니다. 본인뿐 아니라 온 가족이 관리소에서 생활하다가 부모님과 아이도 잃고 구사일생으로 살아나왔습니다. 강철한 대표는 일본 총련에서 귀국한 할아버지가 총련 한덕수 의장과 의견이 대립되었다는 이유로 소학교 때 온 가족과 함께 관리소에 끌려가 10여년 동안 고생했습니다.
그들은 관리소에서의 생활을 책으로 냈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억울하게 잡혀 들어갔는지 그 안에서의 생활이 얼마나 처참한지에 대해 서술한 책은 영어로 번역되어 출판되었고 전 세계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실제 있었던 일이라고는 상상하기 힘든 충격적인 내용들을 읽은 독자들이 정말 사실이냐고 묻자 저자는 행복밖에 모르는 독자들을 고려해서 너무 처참한 장면은 제외하고 쓴 것이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관리소에는 일반 주민보다 간부들이 더 많다고 합니다. 북한에 정치범 수용소가 있다는 사실을 부인한 대표단 성원들 가운데도 앞으로 관리소에 가게 될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나는 충성심이 높아서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북한에서 종파사건에 연루되어 관리소에 간 사람들의 절대다수가 당과 수령에게 충성을 바친 사람들입니다. 지금까지 관리소에 가지 않은 간부들은 운이 좋은 사람들입니다. 이번에 북한 국가대표단은 위의 지시대로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또한 대표단은 당과 국가를 위해 당연히 그렇게 말해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자신의 일이었다면 말이 달라졌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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