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반제계급투쟁론의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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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진행된 남북수뇌회담과 이제 열리게 될 북미회담에 대한 남한과 세계의 기대는 높아가고 있습니다. 그 동안 북한의 핵 미사일 도발로 지친 남한주민들은 이번 기회에 북한이 핵개발과 전쟁소동을 중지하고 주민들을 위한 경제개발에 힘을 넣을 것을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그런데 노동신문이 주민들에게 반제계급교양을 강화할 것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노동신문은 “한시도 늦출 수 없고 한 순간도 소홀이 할 수 없는 것이 반제계급교양이다”는 표제 하에 제국주의와 지주 자본가에 대한 털끝만한 환상도 가지지 말고 끝까지 싸울 각오를 가지라고 기사를 반복적으로 내고 있습니다.

북한의 주장에 의하면 사회는 계급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착취사회에서는 생산수단과 국가주권을 가지고 있는가 가지고 있지 못한가 하는데 따라 사회가 착취계급과 피착취계급,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으로 나뉩니다. 그리고 “날고기를 먹는 승냥이가 풀을 먹고서는 살수 없는 것처럼 계급적 원수의 본성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따라서 계급타협이란 있을 수 없으며 주민들은 계급적 원수를 끝없이 증오하고 그들을 반대해서 비타협적으로 투쟁해야 한다고 선동합니다.

현재 북한에는 지주 자본가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제 계급투쟁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남한과 미국, 일본과 같은 자본주의나라가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말하는 계급적 원수는 미국과 일본 남한의 지배층과 지주 자본가입니다. 그런데 최근 김정은은 문재인대통령과 회담을 하면서 친근함을 과시했고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계급투쟁이론에 의하면 문재인과 트럼프는 절대로 변하지 않는 침략적 본성을 가지고 있는 원수입니다. 그들과 핵을 포기하고 친선 한다는 것은 계급투쟁론에 의하면 허용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김정은이 해야 할 미국이나 남한의 수뇌들과의 회담은 평화와 친선을 위한 외교라기 보다는 끝까지 싸워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치열한 계급투쟁입니다. 전술적으로 일시적 양보는 할 수 있지만 적들과의 싸움에서 패배란 있을 수 없습니다.

한편 북한지도부는 사회주의사회인 북한에서는 계급적 대립이 청산되고 노동자 농민이 국가주권과 생산수단의 주인으로 되어 보람찬 생활을 누릴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북한의 노동자 농민들은 국가주권의 주인이 아닙니다. 북한당국은 주민들이 국가주권의 주인으로 되었다는 주요 근거로 선거를 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주민들은 남한이나 미국처럼 선거에서 자기의 마음에 드는 대표를 뽑아본 적이 없습니다. 북한에서 대통령은 세습되고 있고 간부는 대물림 됩니다.

북한주민들은 생산수단의 주인으로도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모든 생산수단이 국가소유라고 합니다. 그런데 국가를 운영하는 것은 주민이 아니라 김정은을 수위로 하는 조선노동당 최고 지도부입니다. 그들의 결심에 의해 공장이 건설되고 운영되며 그 과정에 나온 이윤도 그들의 마음에 맞게 분배가 됩니다. 자본주의사회에서는 개인이 생산수단을 가질 권리가 있지만 누구나 생산수단의 소유자가 되지 못합니다. 그러나 생산수단이 없는 사람도 자기의 노동력에 대한 권리를 갖고 있으며 자기가 일한 것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주민들은 생산수단이 없는 것은 물론 노동력에 대한 권리조차 없습니다. 그래서 돈을 주지 않는 직장이지만 의무적으로 나가 일해야 합니다.

북한이야말로 소수의 지도층이 국가주권과 생산수단을 차지하고 인민대중을 억압 착취하는 곳입니다. 북한의 계급투쟁론을 그대로 대입한다면 북한지도부는 자기의 본성을 절대로 버릴 수 없습니다. 따라서 그들을 반대하는 무자비한 투쟁을 통해서만 인민이 국가와 사회의 주인으로 될 수 있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