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8일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5회 칸영화제 시상식에서 남한의 박찬욱 감독이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남한 배우 송강호가 ‘브로커’라는 영화로 한국 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받았습니다. 3년 전, 제72회 칸영화제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데 이어 또다시 2개의 작품이 수상하게 된 것입니다. 칸영화제는 베니스영화제, 베를린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라 불릴 만큼 최고의 영화제입니다. 세계적인 영화제에서 남한의 영화, 남한의 영화배우, 감독에 대한 관심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5월 31일 미국 백악관은 ‘아시아계 미국인·하와이 원주민·태평양 도서 주민(AANHPI) 유산의 달’을 맞아 남한의 음악그룹인 방탄소년단을 초청했습니다. 방탄소년단은 바이든 대통령과 약 35분간 환담을 나누며 미국 내 반아시아 증오범죄에 대해 의견을 나눴습니다. 4월에는 미국의 라스베이거스에서 방탄소년단의 공연이 열렸는데 이 공연을 보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20만여 명의 관람객이 라스베이거스를 찾았습니다. 방탄소년단의 공연이 진행되는 라스베이거스는 방탄소년단을 소개하는 각종 선전물과 기념상품 판매장 등 축제 분위기였습니다.
일본에서는 주일본한국대사관이 개별 관광 목적으로 한국에 입국하려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6월 1일 비자(사증) 신청서 접수를 시작했는데 신청자가 너무 많아 사흘째 비자 신청을 위한 밤샘 줄이 이어졌습니다. 그들이 한국을 방문하려는 기본 이유는 드라마와 K-Pop의 나라를 찾아가 드라마 촬영지도 찾아보고 한국문화를 직접 체험해 보고 싶어서입니다. 이렇게 한류 열풍은 일본의 10-20대들의 일상생활 깊숙한 곳에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오늘날 남한의 영화와 드라마는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미주에서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고 남한 유명 그룹의 노래와 춤을 전 세계 청소년들이 따라하고 있습니다. 남한 드라마와 노래 때문에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1970년~1980년대 북한도 문학예술 발전을 위한 국가적 투자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중국 소련을 비롯한 사회주의 나라들을 방문한 북한예술단의 공연은 현지에서 인기리에 진행되었고 북한이 만든 영화는 모스크바와 체코에서 열린 영화축전에서 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문학예술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즐거움 및 재미를 불러일으키는 감정인 ‘흥’은 한국인의 특징으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특징 중의 하나입니다. 북한주민도 남한과 똑같은 흥을 가지고 있고 문학예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문학예술이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전적으로 북한당국의 폐쇄, 통제 정책 때문입니다. 북한주민은 자기의 생각과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 자유가 없습니다. 작가 예술인들의 모든 작품은 국가검열을 통과해야 하고 거기에서는 당의 사상과 어긋나는 내용이 조금이라도 섞이면 발표는커녕 비판과 처벌 대상이 됩니다.
북한 문학예술이 발전하지 못하는 다른 하나의 이유는 극단적인 폐쇄정책에 있습니다. 북한주민은 국가 밖을 볼 수도 없고 국가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들을 수도 없고 밖에서 보고 들은 것은 말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의 시야는 좁아지고 창조적 상상력은 억제되어 문학예술이 발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만들어내는 문학예술작품은 수령 칭송내용으로 도배되다 보니 외국 사람들은 물론 북한주민들에게서 조차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6월초에 열린 당 제 5기 8차 전원회의에서도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와의 투쟁실태를 엄밀히 분석 총화하고, 투쟁의 도수를 계속 높여 나갈 것을 주문했습니다.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는 남한과 외국의 드라마 영화를 비롯한 외국의 문화적 유입을 막기 위한 투쟁을 의미합니다. 결국 앞으로도 남북의 문화격차는 계속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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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