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6.25전쟁의 교훈

0:00 / 0:00

6월 25일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시작된 날입니다. 1950년 북한은 38도선 전역에서 남한에 대한 군사적 침공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북한은 전쟁 발발의 책임을 남한에 돌렸습니다. 북한지도부는 인민군부대들에 공격명령을 내리면서 동부전선 부대에는 “서부전선에 남한군이 침공했다”고 전했고 서부전선 부대에는 “동부전선에서 공격이 시작되었으므로 반격하라”고 명령했습니다. 당과 국가의 선전으로 북한주민들은 지금까지도 6.25전쟁을 일으킨 것은 미국과 남한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심지어 남한에서도 북한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 동유럽이 붕괴되고 북한의 남한침공을 승인한 중국과 소련의 외교문건이 공개되면서 오늘에 와서는 조선전쟁이 북한에 의해 일어났다는 것을 아무도 부인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당시 김일성은 분단을 막고 조국을 통일하는 길은 오직 하나, 무력에 의한 통일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6.25전쟁은 목적했던 통일을 이루지 못하고 종결되었습니다. 전쟁가운데서 가장 처절한 전쟁은 한 민족, 한 국가 내에서 벌어지는 전쟁입니다. 형제, 친척, 친구가 서로를 죽여야 하는 전쟁만큼 비극적인 것은 없습니다. 이러한 비극이 한반도에서 재현되었고 그 결과 남과 북의 수백만 명 주민이 생명을 잃었습니다. 6.25전쟁은 살아남은 사람들에게도 커다란 상처를 남겼습니다. 한 겨레인 남한과 북한 주민은 서로 원수가 되었고 이러한 적대적 감정은 수십 년이 지난 오늘까지 지속되고 있습니다.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말할 수 없이 컸습니다. 도시와 농촌, 공장의 대부분은 완전히 파괴되어 남북은 1950년대 말에 가서야 전쟁피해를 겨우 복구할 수 있었습니다.

유럽은 수백 년 동안 전쟁을 겪으면서 전쟁을 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그래서 나라들 간에 동맹을 맺기 시작했고 그것이 발전해서 유럽연합이 출현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지도부가 6.25전쟁에서 얻은 교훈은 ‘전쟁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김일성은 무기가 모자라서 남한을 거의 다 점령하고도 후퇴하게 되었다고 후회하면서 전쟁에서 이기려면 군사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미국 때문에 전쟁에서 졌으니 어떻게 하던지 미군을 남한에서 철수시켜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전쟁이 끝난 후 수십 년 동안 북한은 국방력을 강화하는데 전력했습니다. 북한은 1960년대부터 경제국방 병진노선을 내놓고 국방력을 강화하는데 많은 자금을 투자했습니다. 그리고 남한에서 미군을 철수시키기 위해 남한의 혁명역량을 꾸리고 반미운동을 유도하는 등 숱한 노력을 했습니다. 동유럽 사회주의가 붕괴되고 사회주의체제가 무너진 이후에도 북한의 이러한 노선은 변화가 없었습니다. 북한은 힘을 키우기 위한 결정적 수단으로 핵을 개발했습니다. 핵을 개발해서 핵보유국이 되었다고 자랑하는 오늘에 와서도 북한지도부의 힘에 대한 욕망은 계속 높아지고 있습니다. 북한은 핵개발을 계속하는 한편 그에 기초한 전략전술을 완성하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5월 21~23일 당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3차 확대회의에서도 “당의 군사 전략적 기도에 따라 조선인민군 전선 부대들의 작전 임무를 추가 확정하고 작전 계획을 수정하는 사업과 중요 군사 조직 편제 개편과 관련한 문제들을 토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지도부는 이민위천, 인민대중제일주의를 주장합니다. 그러나 그들이 주장하는 이 구호에서의 인민은 실체가 없는 추상화된 인민입니다. 사회주의가 주장하는 국가관에는 국가라는 전체만 있을 뿐 개인이 없습니다. 북한에서 개인의 운명은 조국을 위해 필요한 존재일 때만 가치가 있습니다. 국가를 위해서 수백만 인민의 목숨을 희생하는 전쟁도 정의로운 것이 됩니다.

그러나 오늘의 세계는 이러한 국가주의를 반인륜적인 것으로 규탄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어떤 이유로도 전쟁은 허용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전 세계가 규탄하며 반대하고 있는 현실은 이러한 세계적 흐름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김현아,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