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최근 전후복구건설 시기와 천리마운동 시기의 정신을 본받자고 주민들에게 호소하고 있습니다. 신문과 방송에서는 천리마운동 시기 사람들이 사회와 집단을 위하여 얼마나 헌신했는지, 아무것도 없는 빈터 위에서 어떻게 나라를 건설했는지 사진과 화면, 그 때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빌어 감동 깊게 회고하고 있습니다.
천리마운동 시기는 북한 사회주의 역사에서 제일 괜찮았던 때인 것은 사실입니다. 전후에 모든 것이 파괴되어 어렵게 살았지만 북한주민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정신으로 열심히 일했고 천리마의 기적을 창조했습니다.
그러나 오늘에 와서 다시 천리마 시기처럼 살자고 호소하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천리마운동이 벌어진 것은 1960년으로, 그 때부터 60년 즉 반세기 넘게 흘렀습니다. 그때는 일제식민지에서 해방된 지 몇 년 되지 않았고 그마저 전쟁으로 모든 것이 파괴되었다는, 납득할 만한 구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구실이 없습니다. 제국주의자들이 북한을 침략하려고 하고 있고 코로나가 위협하고 있고 자연재해가 덮쳤고 하는 것은 북한 뿐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국가들이 다 같이 겪는 난관입니다. 그리고 전쟁이 끝난 지 반세기 넘게 흐른 오늘, 빈터 위에서 자력갱생의 정신으로 없는 것을 만들어내면서 경제를 건설하라는 것도 말이 되지 않습니다. 반세기 넘게 흘렀는데 아직까지 전후시기와 같이 모든 것이 부족하다는 것은 국가의 노선과 정책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오늘에 와서 다시 천리마운동을 하자고 하는 것이 아니라 왜 천리마운동시기 그렇게 열심히 일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러한 상황에 처했는지 원인을 찾아보는 것이 우선입니다.
1960년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은 137 달러로, 남한 94 달러의 1.5 배였습니다. 그러나 2020년에 와서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은 1,300여 달러로 남한 3만 1400여 달러의 1/24로 하락했습니다. 북한지도부는 1950년대 노동자와 농민들이 어렵게 사는 것은 착취계급 때문이라고 하면서 생산수단을 공동소유로 만드는 사회주의혁명을 했습니다. 그리고 개인주의, 이기주의를 비판하면서 집단주의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주체사상, 자력갱생을 국가의 사상으로 내세웠습니다. 반대로 남한은 사적소유를 유지했고 개인주의를 조장했으며 수출주도형 경제정책을 채택했습니다. 북한지도부는 천리마운동에서 돌파구를 찾을 것이 아니라 남북의 이러한 판이한 정책에서 해답을 찾아야 합니다.
북한지도부의 의도대로 오늘 다시금 천리마의 대고조를 일으킬 수도 없습니다. 비록 신문 방송에서는 각지에서 혁신적 성과가 일어나고 있다고 보도를 내보내고 있지만 주민들은 그것이 현실이 아님을 잘 알고 있습니다. 청년들 수만 명이 어렵고 힘든 곳으로 자원했다고 하지만 자원이 아닌 강요임도 알고 있습니다.
전후에 북한주민들은 사회주의국가인 소련의 발전모습을 보면서 다같이 화목하고 행복하게 살 사회주의공산주의 낙원에 대한 희망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는 공장과 농촌을 보면 그러한 미래가 멀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오늘 북한 주민들은 당의 호소대로 일해도 자기에게 차례지는 것이 없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체득했습니다. 발전하는 사회주의국가가 아니라 자본주의의 번영이 북한주민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당시에는 사회주의 국가들의 16억 달러에 달하는 무상 지원, 오늘 시가로 치면 120억 달러에 달하는 무상투자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북한에 투자하겠다는 나라도 자본가도 없습니다.
북한지도부는 천리마시대의 향수에서 벗어나 현실을 냉철하게 직시해야 합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김현아,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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