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자국을 세계의 중심으로 자처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며칠 전 노동신문 1면에 게재한 “조선로동당은 우리 공화국의 국위를 최상의 경지에 올려 세웠다”는 표제의 기사에서 “지금 세계는 조선을 새로운 눈으로 보고 있으며 국제정치무대는 조선을 중심으로 변화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노동신문은 조선노동당의 기관지로, 지도부의 의사를 직접 대변하고 있습니다. 다른 신문들과 마찬가지로, 노동신문의 1면에는 가장 중요한 기사들을 게재합니다. 그러므로 국제정치무대가 조선을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은 개별적 기자의 주장이 아닌 북한지도부의 의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자기인식이라고 합니다. 자기 인식은 자기 성찰을 통해 자신을 명확하고 객관적으로 보는 것입니다. 내적 자기인식은 자기 자신과 자신의 강점, 약점, 가치 등을 파악하는 것이며 외적 자기인식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보는지 이해하는 것입니다. 자신에 대해 완전히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 중에는 무조건적으로 자신이 남들보다 대단한 존재라고 믿는다거나, 자신의 영향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하거나 자신이 없으면 아무것도 안 될 것처럼 믿는 사람도 있게 되며 이러한 상태를 자의식 과잉, 혹은 자아도취 또는 ‘나르시시즘’이라 합니다.
국가도 하나의 집단적 인격체이므로 자기 인식을 하게 됩니다. 국제정치무대가 조선을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주장은 북한의 내적 자기 인식인 동시에 외적 자기 인식입니다. 북한지도부는 문제의 기사에서 “최상의 국위를 떨쳐가는 우리 조국”, “이 세상 그 누구도 감히 건드릴 수 없는 절대적인 권위와 가장 높은 존엄”을 지니고 있는 조국 등으로 자처하면서 “이는 비범한 정치실력을 지닌 김정은 영도자가 안아온 결실”이라고 찬양했습니다.
그러나 세계가 보는 북한은 북한의 자기 인식과 너무도 다릅니다.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극단적인 1인 독재국가로 이름이 높습니다, 북한의 인권문제는 항상 국제무대에서 규탄대상이 되고 있고 해마다 유엔총회에서는 북한 인권에 관한 결의안이 채택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경제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에 속합니다. 북한은 1990년대 고난의 행군 때부터 지금까지 국제사회의 경제적 지원을 받아 왔습니다. 북한은 세계가 인정하지 않는 핵무기 개발국입니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사일개발, 핵개발을 지속하고 있어 유엔에서는 북한 핵문제가 의제에 오르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에서 북한문제가 늘 문제가 되고 있어 그 해결방도에 대해 항상 논의하고 있는 것을 북한 지도부는 국제정치무대가 자국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인간의 잘못된 자기 인식은 본인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좋지 않은 결과를 낳습니다. 국가도 마찬가지입니다. 북한지도부의 자의식 과잉으로 국제사회가 반대하는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을 지속하고 있어 북한은 강력한 경제적 제재를 받고 있습니다. 최근 북한은 남한을 핵무기로 위협하면서 군사적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남한의 정기적인 군사훈련을 구실로 삼아 군대와 전 주민을 대상으로 동원령을 내리고 전투태세를 갖추도록 하며, 남북군사협정을 위반하고 남한수역에까지 미사일을 쏘고 있습니다.
한편, 과도한 자의식은 남들의 눈을 너무 의식하기 때문에 속으로 불행해지는 것을 모릅니다. 북한은 다른 국가의 눈을 의식하느라 주민들의 생활향상보다는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한 무리한 건설정책으로 경제를 더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북한지도부는 자신 뿐 아니라 주민들도 지도부의 자아도취에 감염되도록 하기 위해 정보 통제를 강화하여 주민들의 현실인식을 막고 있습니다.
북한지도부의 자아도취적인 자기 인식은 북한의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이며 이는 어느 때엔가는 깨지고 말 것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김현아,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