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지구에서 제일 어두운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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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제 시장조사 기관인 `비쥬얼 캐피털리스트’는 세계 전기상황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전 세계 인구의 16%인 12억 명이 전기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북한은 인구의 46%가 전기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세계적으로 북한보다 심한 전력난을 겪고 있는 나라는 말라위, 탄자니아, 브루나이 등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국가들뿐입니다.

북한의 전기 공급 부족 상황은 오랫동안 제기되어 왔습니다. 세계은행과 유엔 통계국, 세계보건기구 등 국제기구 다섯 곳이 지난 5월 발표한 ‘지속가능 개발목표 에너지 분야 보고서’는 2017년 전기를 공급 받지 못하고 있는 북한 주민이 무려 1천430만 명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국제 민간기구인 세계에너지협의회도 ‘2019 세계 에너지 시나리오’ 보고서에서 북한의 전기 공급률을 39%로 추정했습니다.

현대 산업의 발전은 전기를 떠나 생각할 수 없습니다. 오늘 산업의 핵심으로 되고 있는 전기, 전자, 반도체, 통신 등의 기술집약적 첨단산업은 전기가 없이 한걸음도 전진할 수 없습니다. 또한 전기는 주민생활에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시기 전기는 가정에서 조명을 보장하는 단순역할을 했지만 전자 가전제품이 늘고 있는 오늘에 와서 전기는 가정에서 필수 에너지로 되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전기사정은 고난의 행군이 끝났다고 선포한 2000년대나 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난 오늘이나 비슷합니다. 북한지도부도 이를 알고 있어 해마다 전력생산을 늘리라고 요구해왔고 올해에도 전력생산을 400만키로 와트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내세웠습니다. 그리고 발전소건설에 온 나라를 총동원시켰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전력사정이 여전한 것은 국가적 투자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북한지도부는 전기생산을 늘리라고 요구만 하고 있지 실질적인 투자에는 매우 인색합니다.

전력생산을 늘리려면 발전소를 새로 지어야 하고 이미 건설되어 있는 발전소를 보수 개건해야 하며 송전시스템도 보강해야 합니다. 거기에는 돈이 듭니다. 그러나 북한지도부는 전력생산을 자력갱생하는 방법으로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자력갱생하라는 것은 주민동원으로 해결하라는 것입니다. 주민들에게서 돈을 걷고 노력동원 시켜서 전력문제를 해결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13만 키로 와트 능력을 가진 어랑천 발전소 건설을 완공하는데 30년이 걸렸습니다. 최근에는 자체로 풍력발전소. 태양열발전소를 건설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친환경에너지 발전소 건설은 화력발전소나 수력발전소 건설에 비해 더 많은 비용이 요구됩니다.

북한은 남한에 비해 수력자원도 더 풍부하고 석탄매장량도 많습니다. 그러나 북한지도부는 무기개발에 돈을 투자하고 있고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아파트 건설에 힘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전기가 부족하니 공장이 돌지 못하고 주민들은 전등조차 켤 수 없어 기름 등불로 조명을 해결하는 원시적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수력발전소와 화력발전소가 제대로 돌지 못하니 필요한 곳에서는 디젤발전기를 들여다 놓고 비싼 기름을 들여 전기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돈을 쪼개 써도 모라라는 상황인데 오히려 낭비하고 있는 것입니다. 전압 주파수를 정상수준에서 보장하지 못해 비싸게 구입한 전자 설비들의 수명이 짧아지고 있습니다.

인구의 46%가 전기를 못 보는 나라라는 오명을 벗으려면 방사포시험이 아니라 전기생산에 투자를 해야 할 것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