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독재자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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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대학교수 출신 탈북민

보도된 바와 같이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영국 인권단체가 진행하는 '올해의 독재자' 투표에서 2년 연속 후보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표현의 자유를 주창하는 자유옹호단체인 '인덱스 온 센서십(Index on Censorship)'은 현지시간 지난 1일 시작한 '2022년 올해의 독재자는 누구인가'라는 설문에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을 포함한 12명을 후보로 선정했습니다. 이 단체는 김 위원장에 대해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면서도 핵무기를 과시하고, 정권에 대한 비판을 용납하지 않고, 국경 없는 기자회 언론자유 지수에서 꼴찌를 기록했으며, 주민들의 인터넷 사용을 막고 있다"고 후보 등재 이유를 밝혔습니다.

독재자는 견제 받지 않는 절대권력을 가진 한 나라의 최고 지도자를 의미합니다. 과거 봉건시대의 왕은 절대적 권력을 행사했습니다. 그러나 공화제에 의한 삼권분립론이 발전하면서 절대권력이 정당하지 않다는 의식이 전 세계로 확산되었습니다. 오늘 세계에는 왕이 군림하는 국가도 있지만 절대다수 국가는 공화제 국가입니다. 공화제는 군주제와는 상대되는 개념으로 국가를 시민들이 협의하여 공동으로 소유하는 체제입니다. 그럼에도 대통령, 총리, 주석, 서기장, 최고사령관 등 공화체제의 직책을 가지고 실제로는 절대권력을 행사하고 있는 독재자들이 존재합니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북한의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모두 독재자 명단에 이름이 올라 있습니다. 김일성은 장기집권 독재자로 이름이 높습니다. 52년간 독재정치를 편 쿠바의 카스트로, 46년간 독재자로 군림한 대만의 장개석에 이어 45년간 북한에서 독재정치를 실시하여 3등에 이름이 등재되었습니다. 북한의 독재자들은 3대 세습으로도 이름이 높습니다. 세계적으로 독재자가 적지 않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것은 모두 2대 세습입니다. 김정은은 외국에서 공부해서 이러한 상황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는 3대세습의 오명을 벗기 위해 북한의 정상국가화를 추진해왔지만 할아버지, 아버지와 같이 독재자 명단에 등재됨으로써 오히려 3대 세습을 더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모든 독재자는 자기의 절대권력 행사를 정당화하기 위하여 대중의 지지를 이용합니다. 허위적인 대중투표와 선전선동수단을 통한 대중 세뇌화를 이용하여 자신을 대중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지도자로 포장하고 국가와 자신을 동일시합니다. 김정은 역시 등장한 초기부터 우상화작업을 적극 추진하여 자신을 인민의 지도자로 부각시켜 왔습니다. 선대 지도자들과 달리 수령제일주의 대신 국가제일주의 구호를 내걸었으나 내적으로는 유일영도체제를 수립하는데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는 자신의 절대권력에 조금이라도 이의를 표시하는 간부들을 무자비하게 숙청했으며 전당, 전군, 전민의 무조건적인 복종을 요구했습니다.

이번에 독재자 후보를 선정하는 데서 중요하게 고려한 것은 ‘반대자들을 침묵시키는 독재자’였습니다. 북한의 독재는 너무 강해서 공식적으로 김정은을 반대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못합니다. 북한에서는 그를 위한 싹을 조성하는 것조차 무자비하게 탄압하고 있습니다. 최근, 연간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외부정보 유입 통제가 그 대표적 예입니다. 북한에서는 2020년 ‘반동사상문화 배격법’, ‘청년교양 보장법’을 제정하고 외부정보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통제수위를 높여왔습니다. 보도된 것처럼 11월 혜산에서는 한국영화를 유통하였다는 이유로 고등학교 학생 2명을 공개 처형했습니다.

이번에 중국의 시진핑 주석,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 이란의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등도 후보로 올랐습니다. 올해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푸틴이 1등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실제적인 독재자 1위는 북한의 김정은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김현아,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