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한해가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자체 봉쇄 속에서 북한주민들은 살아남았다는 것만으로도 성과라고 할 수 있는 어려운 한해를 보냈습니다. 그 속에서도 제일 힘들었던 사람들은 청년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금년 9월, 북한 최고인민회의에서는 청년들의 사상을 통제하기 위한 청년교양보장법을 채택했습니다. 작년에 외부정보 유입을 막기 위해 제정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은 모든 북한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법이지만 이번 청년교양보장법은 청년들을 직접 겨냥한 법이었습니다. 이법의 구체적 조항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올해 이 법으로 인해 외부에서 유입된 영상물을 시청하다가 중형을 받고 감옥으로 끌려간 청년들이 늘었습니다. 남한 영화 '아저씨'를 보다가 5분만에 단속된 중학교학생에게 14년의 노동교화형을 부과한 소식이 전해져 국제사회를 아연하게 만들었는가 하면, 청년절 준비로 인한 피로를 풀려고 모여서 밥을 먹고 노래 부르며 춤을 춘 청년들이 한국 노래를 불렀다는 이유로 구금되는 등 청년들에 대한 단속통제가 그 어느 해보다도 강화되었습니다.
청년들은 올해 어렵고 힘든 부문으로 탄원하라는 당과 국가의 요구 때문에 고생했습니다. 김정은은 청년절을 맞으며 어렵고 힘든 전선에 탄원한 청년들에게 축하문을 보내고 직접 만나는 등 청년들의 진출을 적극 유도했습니다. 김정은의 방침을 관철하기 위해 당 조직과 청년동맹이 총동원되어 반강제적으로 청년들을 열악한 부문으로 떠밀어 보냈습니다. 특히 고아원을 졸업한 청년들이 집단적으로 배치되어 갔습니다. 노동신문 보도에 의하면 올해 북한에서 1만여 명의 청년들이 탄광과 광산 농촌 등으로 진출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생활환경이 나은 도시의 직장에 출근해도 배급과 월급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없는 곳이 북한입니다. 그런데 가장 열악한 곳으로 배치되어 갔으니 그곳에서의 생활이 얼마나 어려울지 상상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모집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어 뽑히지 않은 청년들도 불안하기 그지없을 것입니다.
최근에는 대학졸업생들을 모두 3대혁명소조로 파견할 데 대한 조치가 내려 청년대학생들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1970년대 3대혁명소조는 청년대학생들에게 정치적 권력까지 행사하도록 한 '지도 소조'였지만 지금의 3대혁명소조는 일종의 '노력 동원'에 지나지 않습니다. 소조생활기간에 의미 있는 경험을 할 가능성도 거의 없고 제대로 된 월급도 받지 못할 것입니다. 대학졸업생들은 가동도 되지 않는 공장기업소에 파견이라는 명목으로 3년 동안이나 잡혀서 고생하게 될 것입니다.
국제사회에서는 1981년부터 2000년 사이에 태어나 성장한 청년들을 '밀레니얼세대'라고 부릅니다. 전문가들의 평가에 의하면 '밀레니얼세대'는 상대적으로 풍요로운 환경에서 많은 교육과 경험을 누리며 성장하여, 어린 시절부터 경험하고 배운 게 많아 삶의 질에 대한 욕심아 크고 삶의 여유와 행복을 누리면서 살고자 하는 의지가 큰 세대입니다. 이 세대는 실리와 안정을 추구하고 미래보다는 현재의 행복을 중시합니다. 또한 정형화된 행복보다는 자기만족을 중시하고, 그렇기 때문에 집단을 중시하는 부모 세대보다 개인주의적 성향이 크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에서 밀레니얼세대에 해당하는 청년들은 1990년 고난의 행군 시기에 어린 시절을 보냈거나 그 시기 태어난 세대로 '고난의 행군 세대'로 불립니다. 고난의 행군 세대는 전후 북한역사에서 가장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낸 세대입니다. 그들은 추위와 배고픔, 가족의 상실 같은 아픈 추억을 가지고 있는 세대입니다. 북한지도부는 그들의 불행했던 어린 시절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위치에 있습니다.
북한지도부는 오늘 북한청년들은 세계에서 가장 복 받은 청년들이라고 자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고난의 행군 세대는 세계에서는 더 말할 것도 없고 북한역사에서도 가장 불행한 수난의 세대이며 그들의 수난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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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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