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김정은의 승마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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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승마를 좋아합니다. 북한 선전매체에서 북한 지도자가 백마를 타는 모습이 자주 나타납니다. 얼마 전 북한 언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아내 리설주, 여동생 김여정 등 여러 고위 간부들과 함께 백마를 타고 백두산을 올라가는 장면을 공개했습니다. 2012년초 김정은 정권 초기부터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을 우상화하는 50분 짜리 기록영화를 방영했습니다. 그 영상물의 제목은 '백두의 선군 혁명 위업을 계승하시어’라는 것이었습니다. 기록영화의 목적은 김정은을 찬양하면서 권력세습을 정당화하는 것입니다. 그 영상물에는 김정은 우상화에 필요한 장면들이 많았으며 김정은이 말을 타는 모습도 주민들에게 보여줬습니다.

백마와 권력 세습의 연관성으로 이제 김정은의 취미인 승마를 그의 아들도 배우게 된다는 보도도 있습니다. 로씨아(러시아) 신문 ‘모스코우 타임스’에 의하면 작년 4월 북한 당국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아들의 승마 훈련을 위해 로씨아로부터 10여 마리의 순종 백마를 구매했습니다.

역사를 보면 주민들이 영양실조, 인권유린과 정치탄압 때문에 어렵게 살고 있으면서도 사치스러운 취미생활을 즐기던 독재자들이 있었습니다. 나찌 독일의 히틀러는 젊었을때 화가가 되려다 실패했으니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구쏘련(소련)의 붉은 황제이던 스따린(스탈린)은 밤마다 과음하면서 미국 서부영화를 많이 즐기곤 했습니다.

독재자의 취미생활이라 하면 김정은의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골프 실력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살아 있을 때 북한 언론은 북한 지도자가 세계 최우수 골프선수라고 주장했습니다. 그 당시 북한의 언론은 김 위원장이 18홀 기준 타보다 훨씬 적은 총 38타 혹은 34타를 쳤다고 보도했습니다. 어느정도 골프를 아는 사람에게 이러한 점수는 동화책 이야기 같은 일입니다. 사실 서양에서 최우수 골프 선수가 세운 최고 기록은 59타입니다. ‘꿈의 라운드’라 불리는 그59타 기록은 1977년 미국 멤피스클래식에서 현재 미국 시니어 투어 선수인 알 게이버거가 처음 수립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언론에 따르면 김정일 위원장의 기록은 이보다 훨씬 더 우수했습니다. 즉, 세계의 우수한 전문 골프 선수보다도 김정일 위원장이 더 훌륭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세계의 독재자들과 그들의 개인 숭배를 살펴 보면 독재자들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인간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또한 그들을 묘사할 때 그들의 취미생활을 알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로므니아(루마니아)의 독재자이던 니콜라에 차우셰스쿠도 김정일이 골프를 좋아했던 것처럼 일반 국민은 꿈속에서도 즐길 수 없는 취미가 있었습니다. 그는 사냥을 좋아했습니다. 그당시 로므니아 공산당 간부들과 언론은 차우셰스쿠를 ‘세계 최우수 사냥꾼’으로 표현하곤 했습니다. 그 당시 신문에 실린 차우셰스쿠가 죽인 동물들의 사진과 텔레비전 뉴스에 나왔던 사냥꾼복을 입은 차우셰스쿠의 모습이 기억납니다. 차우셰스쿠는 사냥하러 갈 때마다 하루에 곰 10마리씩을 잡곤 했습니다. 신문에는 차우셰스쿠가 죽인 곰, 사슴이나 야생 돼지의 시체들의 사진이 실리기도 했습니다. 하루에 곰 10마리면 세계의 신기록을 담은 기네스 북에도 오를 수 있는 성적입니다. 공산주의 체제가 무너진 다음 차우셰스쿠의 사냥을 관리하던 사람들은 독재자가 사용하던 사냥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습니다.

그 사냥 방법은 ‘미끼 사냥’으로 불법적이고 ‘겁쟁이 사냥꾼’이나 사용하는 것이었습니다. 차우셰스쿠가 사냥하러 오기 전 공산주의 비밀 경찰들은 주변에 모든 길을 막았고, 관광객이나 등산하러 온 사람들을 대피시켰습니다. 독재자가 사냥총을 들고 대기하는 장소는 콘크리트로 만든 관측실이었고 좁은 창문으로 보며 곰이 나타날 순간을 기다립니다. 그러면 곰이 항상 나타났습니다. 왜냐하면 평소 그 관측실 20미터앞에서 곰에게 먹이를 주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곰들은 관측실 앞에 먹을 것이 있나 없나 가끔씩 확인하러 지나 다니곤 했습니다. 곰이 ‘세계 최우수 사냥꾼’ 코앞으로 우연히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사냥을 관리하는 사람들이 관측실 앞에 죽은 동물의 시체를 놓았기 때문에, 시체 냄새를 맡고 곰들이 나타났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 사냥 방법은 ‘미끼 사냥’으로 불립니다. 또 콘크리트 건물안에 숨어서 코앞에 있는 곰을 쏘기 때문에 사냥꾼에게는 전혀 위험하지 않고, 동물이 도망쳐 생존할 가능성도 없기 때문에, 이러한 방식은 ‘겁쟁이 사냥꾼’이나 하는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수천 마리의 로므니아 동물들은 차우셰스쿠의 총알에 맞아 희생되었습니다. 그러나 1989년 12월 반공산주의 혁명 때 독재자와 그의 아내도 총에 맞아 죽었습니다.

‘세계 최고의 사냥꾼’이라던 차우셰스쿠의 비밀은 겁쟁이 사냥꾼만의 ‘미끼 사냥’이었습니다. 그렇다면‘세계 최고의 골프 선수’인 김정일의 비밀은 무엇일까요. 또 북한 선전이 김정은은 권총 사격, 자동차 운전, 땅크 (탱크) 운전, 승마를 훌륭하게 한다고 선전하는데, 그 비밀은 과연 무엇일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