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의 외교적 대화에서 35년 가까이 인권은 비핵화 협상으로부터 분리되어 경쟁에서 밀려났습니다. 이러한 실적은 북한의 외교적 신뢰도가 낮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북한의 인권 기록을 개선하는 것은 다른 이슈에 대한 북한의 신뢰성을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수 있습니다. 리트머스 시험지는 화학에서 용액의 산도를 측정하는 데 사용됩니다. 정치에서 하나의 지표를 측정하여 개인의 성격을 파악하기 위해 하나의 질문을 사용합니다. 간단히 말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의 인권 상황을 개선할 의사를 보인다면 그것이 신뢰 구축의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신뢰는 불가능합니다. 결국, 정부가 자국민의 삶을 돌보지 않는데 다른 사람의 삶은 어떻게 돌볼 수 있을까요? 자국민의 인권을 사악하게 유린한다면 북한은 전쟁을 도발하거나 미사일 기술과 대량살상무기를 테러범들에게 확산하는 것을 막는 수단은 없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북한의 경우 인권은 선의의 지표가 될 수 있으며, 더 큰 합의의 일부로서 신뢰성을 높이는 명확하고 달성 가능한 기준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북한에서는 여전히 20만 명이 정치범 관리소에 수감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당국은 그 존재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수용소의 위치를 확인하고 국제적십자사와 유엔 기구들이 수감자를 포함한 북한의 가장 취약한 사람들에게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할 수 있도록 접근을 허용해야 합니다.
관리소 문제를 해결하는 것 외에도 북한 정권은 바깥세계 정보에 대한 접근을 허용하여 기본적 인권을 존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할 수 있습니다. 북한 형법을 개정하여 한국과 외국 방송 청취를 더 이상 금지해서는 안됩니다.
이란과 같은 미국에 적대적 정권이며 심각한 인권 유린과 국제 테러에 연루된 정권과의 관계를 단절해 나간다면, 이는 동료 가해국과의 경제 및 무역 활동보다는 미국과의 관계, 그리고 아마도 자국민에 더 집중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단지 제안일 뿐이지만, 김정은 정권의 반응은 측정될 수 있으며, 따라서 북한이 미국과의 더 큰 합의에 대한 약속의 신뢰성을 평가하는 지표 또는 기준으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몇 가지 주요 인권 문제가 북한과의 대규모 논의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에는 정치적 투옥, 충성심에 따른 사회적 차별, 즉 성분제도, 현대판 노예제도, 인신매매, 이산가족 상봉 등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가장 시급한 인권 문제는 반인도적 범죄가 자행되고 있는 북한의 정치범 관리소와 다른 불법구금시설입니다.
북한의 인권 침해는 대부분 북한의 충성도에 따른 차별적 사회 분류 제도인 연좌제에서 비롯됩니다. 성분제도의 변화 또는 폐지에 대한 약속은 수백만 북한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중요한 진전이 될 수 있습니다.
2023년 세계 노예 지수(Global Slavery Index)를 보면 북한에는 2천5백77만8천815 명 인구 중 2백69만6천 명의 현대판 노예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북한은 세계에서 현대판 노예가 가장 많이 만연한 국가로 기록되었습니다.
북한은 유엔아동권리협약(UNCRC) 당사국임에도 불구하고, 정권의 권력 유지에 필요한 자원을 마련하기 위해 아동을 착취하고 있습니다. 어린이들은 집단체조 공연과 대중 동원에 참여하고 도로 청소부터 철도 건설에 이르기까지 강제 노동에 동원됩니다.
북한을 탈출한 많은 여성과 어린이들이 중국으로 인신매매됩니다. 체포되면 강제 송환과 그에 따른 처벌을 받게 됩니다.
또한 북한에 친척이 있는 한국인과 미국 내 한인들을 포함한 이산가족 상봉은 북한이 지속적이고 지속 가능하며 감독되지 않은 이산가족 상봉을 허용하거나 자국민이 상봉을 위해 제3국을 여행하는 것을 허용해야 합니다.
과거에 인권이 미국 외교 정책의 일부였던 두 가지 사례는 가치 있는 선례가 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쏘련 (소련)과의 다자 및 양자 회담의 일부였습니다.
냉전시대 때 유럽 나라 핀란드 헬싱키 협정은 유럽의 정치, 경제, 인권 문제와 집단 안보에 대한 다자간 접근 방식이었습니다. 유사한 모델을 북한에 적용한다면 북한과의 대화를 비핵화에 국한하지 않고 인권을 포함한 다양한 주제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하는 것이 목적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헬싱키 프로세스,’ 즉 ‘헬싱키 과정’식 대북 접근법의 단점은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으면서 인권 의무에 대해 존중하는 척하며 외교적 대화를 악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권 의무를 준수하지 않는다면 북한의 안보 문제 해결 의지를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입니다.
미국은 다자간 환경 외에도 쏘련과의 핵 협상을 진행하면서 양자 간에도 인권 문제를 제기한 바 있습니다. 민주당 카터 행정부와 공화당 레이건 행정부 모두 인권 문제를 제기하면 미-쏘 관계와 군비 통제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주장을 거부하고 반박했습니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과 조지 슐츠 국무장관은 당국의 거부를 당하는 유대인 (refusenik)문제에 대해 쏘련 지도자들을 끊임없이 압박했고 쏘련 유대인의 자유로운 이민이 허용될 때까지 이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습니다. 레이건 대통령과 슐츠 장관에게 쏘련이 이 인권 문제를 다루는 것은 군축 협상을 할 준비가 되었다는 신호였습니다.
북한과의 외교적 대화가 재개되는 경우 쏘련의 인권에 대한 레이건-슐츠 접근법은 관련 선례가 될 수 있으며 안보 문제 협상 해결에 대한 북한의 의지를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