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국제사회는 북한 여성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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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었습니다. 이에 맞춰 3월들어 북한인권 단체들이 김씨 일가 정권에 의한 북한 여성 탄압을 집중 조명하고 있습니다. 예를들면 미국에 본부를 둔 북한인권위원회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위치한 유럽 의회,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유엔 인권이사회, 또 한국의 수도인 서울에서 북한인권보호를 위한 전문학술회의 (세미나)를 개최할 계획입니다. 이 행사에는 북한 12호 교화소, 전거리에 수감되어 있다 석방돼 북한을 탈출한 여성들이 증언할 예정입니다. 2014년 2월 유엔 북한 인권조사위원회 보고서 공개 이후 세계 시민사회 활동에 의해 김씨 일가는 북한의 인권침해, 특히 여성들의 인권유린을 더 이상 숨길 수는 없습니다.

북한에서 3월8일은 ‘국제부녀절’이라 합니다. 해마다 3월8일만 되면 북한 여성들은 공장, 기업소, 동네 별로 여성들만 따로 모여 음식도 만들어 함께 나눠먹고 여러 가지 놀이도 하면서 즐겁게 이 날을 보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북한 여성의 인권 상태가 개선되는 것은 아닙니다.

세계 여성의 날은 그러한 축제 분위기보다 의미가 훨씬 더 깊습니다. 2023년 3월8일은 세계 여성의 날 112주년이 되는 해였습니다. 세계 여성의 날은 미국에서 유래한 기념일입니다. 1908년 약 1만5천 명의 미국 여성 인권 운동가들이 여성 노동자들의 근로 조건을 향상시키고 투표권을 얻기 위해 미국의 주요 도시인 뉴욕에서 시위를 가졌습니다. 이를 계기로 미국과 서유럽에서 1910년부터 3월 8일이 여성의 날로 선포되었고, 1911년 3월19일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첫 번째 행사가 독일에서 열렸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제2차 대전 때까지 이 날의 중요성은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다 제2차 대전 이후, 여권 신장론과 여성 인권 운동이 활발하던 1960년대에 들어 3월8일의 의미와 중요성을 되찾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유엔은 3월8일을 세계 여성의 날로 선언했습니다.

냉전시대에 공산권 나라들은 3월 8일을 중요한 날로 기념했습니다. 북한의 경우 특히 결혼한 여성들의 삶은 가족의 생계를 위해 시장에 나가 돈을 벌고, 가정 생활에도 충실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나라가 위험에 처해 있을 때 여성들은 후방에서 나라와 군인들을 위해 충성을 다해야 한다는 사상 교육도 받습니다. 또한 북한 여성들은 수령에 대한 충성심이 있어야 하며 여성이 해야 하는 최고의 보람찬 일이라고 세뇌교육을 받습니다.

북한 여성들은 정치적 권리와 자유를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김씨 일가의 생존을 위한 정치자금을 벌어들이기 위해 북한 내부에서는 온갖 노동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해외로는 중국과 동유럽으로 외회벌이를 위해 파견됩니다. 북한 여성들은 인권유린과 노동력 착취 뿐만 아니라 철저한 사상교육 때문에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북한 정부는 ‘여성에 대한 모든 형태의 차별 철폐에 관한 협약’을 2001년 2월27일에 비준했습니다. 그러나 2014년 2월 발행한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의 보고서에 의하면 북한에서 성별 및 성분에 따른 차별은 매우 심합니다. 역시 북한 정부는 국제인권보호 규약을 인준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 여성들의 인권상황은 열악합니다.

북한 주민들은 고난의 행군 때 식량배급 제도가 무너지자 생존하기 위해 장마당, 농민시장과 암시장에 의지하기 시작했습니다. 올해 설립 10주년 기념을 맞이하는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에 의하면 시장경제 및 화폐 유입으로 돈을 지불해야 기초 공공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되면서, 가난하고 불리한 성분의 상당수 여성은 추가적인 차별을 겪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지위가 높은 여성, 취약계층에 있는 여성 모두를 차별한다는 점에서 지난 30년 가까이 북한 내 여성 차별은 오히려 증가했습니다.

유엔 조사위원회에 의하면 성폭력 또한 만연합니다. 하지만 피해 북한 여성들은 어떠한 보호나 지원 서비스, 법적 구제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식량권 및 이동의 자유에 대한 침해는 여성들을 인신매매 및 매춘으로 몰고 갔으며 표현 및 결사의 자유에 대한 원천 봉쇄가 여성의 권리 주장 기회를 박탈했습니다.

조사위원회는 수집한 증언 및 자료 조사에 근거해, 북한 최고위층이 수립한 정책에 의한 반인도범죄가 저질러졌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북한 여성들이 살인, 노예화, 고문, 구금, 성폭행, 강제낙태, 성폭력, 정치·종교·인종·성차별적 근거에 따른 박해, 강제이전, 강제실종, 고의적으로 장기적 기아를 유발하는 비인도적 행위에 의해 많은 고통을 겪어 왔습니다.

국제사회, 특히 인권보호 비정부기관과 국제시민사회는 북한 여성의 인권 실태를 계속 지켜 보고 있습니다. 북한의 김씨 일가 정권은 핵보유 국가로 인정과 특히 미국과의 외교 정상화를 원합니다. 그러나 비인도적 비인간적 범죄를 자행하는 정권과의 외교 정상화는 불가능합니다. 이번 ‘국제부녀절’ 을 계기로 북한 정권이 여성에게 남성과 동등한 기회를 보장하는 제도를 만들고 성차별에 관련된 모든 법제와 관행을 뿌리뽑아야 합니다. 북한 정권은 여성에 대한 박해와 폭력에 대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북한 정권에 의한 탄압, 통제와 처벌을 피해 탈출한 탈북자 중 80%가 여성입니다. 국제사회도 유엔과 다른 국제기구를 통해 북한 정권을 압박하여 북한 여성을 보호할 의무는 분명 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