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북한과 부르끼나파쏘의 외교관계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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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아프리카 내륙에 위치한 부르끼나파쏘 (부르키나파소)가 2017년 북한과의 외교관계 단교 이후 최근 6년만에 다시 외교관계를 복원했습니다. 부르끼나파쏘 외교부 장관은 “두 나라의 외교관계 복원이 군사장비와 물자의 공여를 통해 안보분야 같은 몇몇 분야에서 모범적인 양자관계를 유지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부르끼나파쏘 외교부 장관은 북한과 “광산개발, 보건, 농업, 연구개발 분야에서 협력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부르끼나파쏘는 북한과 수교했지만 2017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의한 북한 핵개발을 막기 위한 제재 결의에 따라 북한과 외교관계를 끊었습니다. 북한과 외교관계를 단절한 아프리카 나라는 부르끼나파쏘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대륙의 남북에 위치한 내륙 국가 보쯔와나 (보츠와나)도 2014년 2월 북한과 외교관계를 단절했습니다. 이유는 2014년2월 인권이사회에 제출된 유엔북한인권조사위원회 보고서가 북한에서, 특히 북한 정치범과 다른 구금 시설에서 자행되고 있는 심각한 인권침해가 비인간적 반인륜 범죄에 해당된다고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유럽의 식민주의, 독립 후 내전, 비인간적 범죄와 대학살을 겪은 많은 아프리카 주민들은 인권 존중을 중요시하면서 군비 철폐 운동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많은 아프리카 나라에서 권력을 얻고 유지하기 위해 고위 간부들과 독재자들이 밀수입 무기를 사려고 합니다. 부르끼나파쏘가 왜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복원했을까 생각해보면, 부르끼나파쏘 외교부 장관 말대로 ‘군사장비와 물자 공여’ 분야에서 협력을 위한 것이지만, 문제는 북한이 불법 핵과 미사일 개발 때문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대상이 되었으며 무기 수출을 합법적으로 못하게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은 부르끼나파쏘와 같은 아프리카 나라와 중동 국가를 상대로 불법 무기와 군사 장비를 제공하는 거래를 지속해 왔습니다. 북한은 불법 무기 수출로 사실 이 아프리카와 중동 나라에 불안정과 폭력, 인권유린과 정치탄압을 수출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부르끼나파쏘’라 하면 1983년부터 1987년까지 독재자이던 또마 (토마) 이지도르 쌍까라 (상카라)를 떠올리게 됩니다. 육군 대위 출신이던 그 당시 33세의 쌍까라는 1980년대 초반 ‘상부볼따공과국’ (‘오트볼타 공화국’)이라는 나라의 총리가 되었습니다. 쌍까라는 쿠데타를 일으키면서 집권했고 나라 이름을 ‘부르끼나파쏘,’ 원주민 말로 ‘정직한 인민의 나라’로 바꿨습니다. 쌍까라는 평등주의, 여성권, 보건 개혁 등을 설파하면서 대중의 견해와 바람을 대변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정권을 반대하던 주민들을 숙청하기 위해 쌍까라가 설치한 인민재판과 ‘혁명 수호 위원회’는 살인, 고문과 다른 광범한 인권유린을 자행하여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을 포함한 많은 인권보호 단체들의 비판을 받았습니다. 쌍까라는 결국 암살을 당했고 쌍까라 정권은 쿠데타에 의해 집권4년 만에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사가 발간한 1986년 조선중앙년감 445페이지를 보면 쌍까라와 관련된 이러한 말이 나옵니다: ‘1983년 8월 4일 이전 수상 또마 쌍까라가 군사 정변을 일으켜 인민구제리사회를 전복하고 전국혁명리사회를 조직하였다. […] 1984년 8월에는 토지와 지하자원을 국유화하고 이전 토지소유재를 폐지하였다.’

2010년 조선중앙년감 538페이지에도 부르끼나파쏘 관련 내용이 나옵니다. 1987년 쿠데타를 일으켜 부르끼나파쏘의 지도자가 된 브래즈 꼼빠오레에 관한 이러한 말이 나옵니다: 1987년 10월 사법상 브래즈 꼼빠오레가 개혁운동을 일으켜 전국혁명리사회를 해산’했다. 쌍까라 암살 사건과 쌍까라 정권을 제거한 쿠데타 이후 조선중앙념감에 또마 쌍까라 관련 내용이 없어졌습니다. 북한 당국은 또마 쌍까라를 사회주의 영웅으로 묘사하다 왜 쌍까라의 유산을 제거하려 했을까요? 이유는 분명합니다. 쌍까라는 북한 지도자들처럼 인민들의 복지를 위해 집권했다고 주장했지만 사실 ‘인민재판,’ ‘혁명 수호 위원회’와 같은 잘못된 독재 정치를 통해 인민들을 박해하고 탄압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북한 당국이 사회주의 독재자 쌍까라가 암살을 당해 쌍까라 정권이 무너졌다는 교훈을 북한 인민들 앞에서 숨기려 하기 때문입니다.

북한과 부르끼나파쏘가 6년만에 외교관계를 복원했다고 해서 일반 북한 인민이나 부르끼나파쏘 인민들에게 유리한 점은 없습니다. 외교관계 복원의 결과 비인간적 범죄를 자행해 온 북한 정권이 아프리카에서 ‘받을 자격 없는’ 외교정당성을 얻으며, 앞으로 유엔 제재를 위반하는 무기 밀수출로 김씨일가를 유지하기 위한 자금을 조금이라도 얻는 것뿐입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