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북한이 한국 대기업 현대아산이 건설한 해금강호텔을 철거했습니다. 또 최근에는 금강산 골프장까지 해체작업에 들어갔습니다. 국제 언론은 중국 소식통에 의해 이 행위의 이유를 중국기업과 2020년 봄에 기획했던 금강산 크루즈 관광사업을 시작하려는 것으로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한국 기업의 직접투자이든 중국 측의 직접투자이든 북한 당국은 외국인 투자와 투자자를 보호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사유재산, 기본적인 인권과 노동권이 보장되지 않을 뿐 아니라, 한국과 외국인 투자자의 재산을 맘대로 폭파시켜버리는 북한 당국을 보고도 북한에 투자하기란 상당히 위험하고 쉽지 않습니다.
냉전시대 이후 한국은 북한 주민들을 지원하려고 많이 노력했습니다. 한국의 과거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당시 한국 주민들은 대북지원과 투자, 남북한 경협을 포함한 햇볕정책을 통해 북한 주민들을 도우려 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정권은 주민들의 복지나 인권, 안보를 생각하지 않고 폭력과 군사도발 위주로 이에 반응해 왔습니다. 사실 현 한국 문재인 정부도 2018년 가을 평양 정상회담 이후 남북한 민족과 경협을 추진하려 했지만 북한은2020년 6월 양측이 교류하고 소통하던 건물인 개성의 남북공동연락 사무소를 폭파시켰습니다.
‘금강산 관광’도 한국 사람들에게 의미가 깊습니다. 남북한 교류가 활발한 시기에 남북한 사람들의 가족 모임도 금강산 지역에서 이뤄졌고, 서로 알기 위한 남북한 대학생들의 모임도 금강산에서 진행됐습니다. 그리고 그 당시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도 한국 유람선을 타고 금강산을 관광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물론 한국인이나 외국인 관광 안내 가이드나 다른 역할을 하면서 접촉할 수 있는 북한 사람들은 성분이 좋고 북한정권이 선택한 사람들이었지만, 이같은 접촉은 그당시 긍정적인 발전으로 볼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특히 북한 당국이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취하고 있는 엄격한 통제 때문에 북한 사람들은 한국사람이나 외국인을 만날 기회가 전혀 없습니다.
이러한 생각을 하면 냉전시대 때 살았던 로므니아 (루마니아)가 떠오릅니다. 공산주의 독재 시대에 외국인을 개인적으로 만나는 것은 불법이었습니다. 일 때문에 외국인을 만난 신문 기자, 학자, 관광 안내인이나 다른 전문가들은 왜 만났는지,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등을 당장 비밀 경찰에 보고해야 했습니다. 관광객뿐만 아니라, 공산주의 독재 시대에 로므니아를 방문한 사람들 중 로므니아의 인권 상황을 연구하러 온 기자들도 있었습니다.
‘세쿠리타테’라는 비밀 경찰, 즉 당시 로므니아 국가안전성이 로므니아 독재자 차우셰스쿠의 개인 숭배와 인권 유린을 비판한 외국 학자들이나 기자들에게 로므니아 입국 허가를 다시 못받게 하곤 했습니다. 1980년대 외국 기자들이 로므니아를 방문할 때 그들이 만날 수 있는 로므니아 사람들은 주로 운전기사나 통역을 담당하던 사람들이었는데 이들은 국가안전성 요원들이었습니다. 가끔식 외국 기자나 관광객들이 로므니아의 시골을 방문하면서 로므니아 농부들을 우연히 만나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사실 그 상황은 우연히 일어난 것이 아니라, 그 농부들과의 만남도 미리 만들어진 각본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국가안전성 요원들이었고, 로므니아의 현실을 왜곡시켜 외국 언론을 속이려고 명령과 대본대로 이야기를 나눴던 것이었습니다. 즉, 그들은 로므니아의 농부들이 인권 유린과 식량 부족때문에 어렵게 살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아름다운 금강산이나 세계문화유산으로 인정받은 고구려 유적은 한국과 외국 관광객이 언제든지 가볼만한 관광지가 될 수 있습니다. 또 외국인 직접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환경이 마련된다면 북한의 관광산업은 많은 발전을 이룰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한국과 외국 관광객들이 북한의 아름다운 풍경과 문화 유산을 구경할 기회가 생기는 것은 긍정적 발전일 수 있습니다. 물론 북한의 관광산업의 전망은 어둡지 않습니다. 북한의 풍경과 한민족의 문화재를 바탕으로 관광 산업을 발전시킬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대북 관광을 소생시키려면 북한이 한국과 외국인 관광객들의 신변 안전을 확실히 보호해야 합니다. 14년 전 한국이 금강산 관광을 중단한 이유는 2008년 7월 11일에 53세의 한국 여성 관광객 박왕자 씨가 군사 경계지역을 침범했다는 이유로 북한군이 쏜 총탄에 맞고 사망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또 북한 관광을 나섰다 그곳에 억류된 후 혼수 상태에 빠져 귀국 후 사망한 미국 버지니아 대학교 학생 오토 웜비어 사건 때문에 미국 정부는 미국인의 북한 방문을 금지시켰습니다. 북한 당국이 북한의 관광산업을 소생시키려면 박왕자, 오토 웜비어와 같은 사건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약속을 해야 합니다.
북한이 관광 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의 한국과 외국인의 직접투자를 유치하려면 외국인 투자자의 재산을 몰수해선 안될 것입니다. 북한 정권이 한국과 외국인 직접투자자의 재산을 몰수하고 폭파시키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국과 외국인 직접투자를 유치하는데 적절한 환경을 다시 만드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우선 북한 내 인권존중, 정치, 경제, 사회 개혁이 필요합니다. 북한 당국이 낡은 사고방식과 사상을 포기하고 북한 주민들과 외국인 투자자의 사유재산을 제대로 보장하길 바랍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