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5월 1일 세계 언론이 보도한 `사망설`을 불식시키고 3주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외국 언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순천 인비료공장` 방문에 대해 널리 보도했습니다.
북한의 언론환경은 파악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투명성이 없고 북한 주민들은 특히 언론의 자유를 포함한 기본적 인권도 없기 때문에, 해외 언론매체 뿐 아니라, 북한 주민들 조차도 북한 내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지난 5월3일은 유엔과 유엔 기관인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 언론 자유의 날이었습니다. 그날은 유엔 인권 선언 19조에 명시된 기본적 인권인 표현의 자유를 기념하는 날입니다. 세계화 시대인 지금, 전 세계 언론 매체를 통해 먼 곳에서 일어난 사건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는 언론의 자유를 포함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지만, 표현의 자유을 포함한 모든 인권을 보장하지 않는 국가들도 있습니다.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국제언론감시 단체인 국경없는기자회(Reporters Sans Frontiers, RSF)가 1년에 한번 세계 언론 자유지수 보고서를 발간합니다. 그 단체에 의하면 지난 20년 가까이 북한은 조사 대상 180개국 중 180위를 차지하는 등 세상에서 언론의 자유를 가장 심하게 탄압하는 국가입니다.
북한이 표현의 자유까지 포함해 인권을 심하게 탄압하고 언론을 엄격하게 통제한다는 것은 전혀 새로운 사실이 아닙니다. 국경없는 기자회가 9년 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조선중앙텔레비전과 조선중앙통신 언론인이던 김경천 씨와 차광호 씨는 북한의 독재 체제와 독재자 개인 숭배를 비판한 혐의로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되었다가2001년 요덕 정치범 관리소에서 사망했습니다. 사망 당시 카메라 기자였던 60세 김경천씨와 기자였던 65세 차광호씨의 유일한 죄목은 북한의 사악한 인권 유린, 특히 표현의 자유가 없다는 것을 비판했다는 것입니다. 이유는 다양하지만 그들처럼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북한의 정치범 관리소에 수감되었다 희생된 사람들이 수십만 명에 달합니다.
1980년대 말 무너진 동구라파의 공산주의 독재 국가들도 정치 탄압과 인권 유린을 통해 독재정권을 유지했습니다. 특히 냉전 시대에 북한과 많이 비슷한 로므니아의 경우는 상황이 매우 심각했습니다.
오늘날 로므니아는 미국이 주도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와 유럽연합에 가입한 민주주의 국가이지만, 1945년부터 1989년까지 공산주의 독재국가였습니다. 당시 로므니아 사람들은 북한 주민들처럼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가 전혀 없었고, 반정부 인사들이 구속과 고문을 당하고, 외국 라디오 방송을 듣다 걸리면 처벌을 받았습니다. 물론 로므니아 신문기자들도 자신들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없었고, 인권 탄압이 심하고 경제 상황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독재자와 그의 아내를 찬양해야만 했습니다. 그 당시 언론의 자유를 원하던 로므니아 기자들은 위험한 망명의 길을 택하기도 했습니다.
그들은 로므니아 주민들의 언론 자유를 포함한 인권을 탄압을 폭로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세쿠리타테'라 불리는 로므니아의 국가안전보위부와 '로므니아 인권문제 연구소'와 같은 선전 전문기관들은 로므니아가 인권을 지키고 있다고 외부세계에 선전하며 거짓말을 일삼았습니다. 그러나 국제 언론은 로므니아 망명자들을 통해 로므니아의 인권유린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젠 자유튜표를 통해 한국 국회의원이 된 태영호 씨와 지성호 씨를 포함한 한국에 거주하는 3만3천 여명의 탈북자들도 그러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나 사망설은 둘째 치고 요즘 같이 인터넷, 위성 텔레비전, 휴대폰 등 통신수단이 고도로 발전한 21세기에 현실을 왜곡하며 인권 유린을 영원히 감출 수는 없습니다. 인터넷과 다른 첨단 통신수단이 없던 냉전시대에도 공산주의 독재 정부의 왜곡된 선전은 결국 실패했는데, 요즘엔 더욱 더 그러할 것입니다. 북한은 국제사회에 참여해 정상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인권상황을 개선해야 합니다. 언론 탄압을 포함한 인권 유린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은 세계 여론을 속이려는 비밀주의가 아닌 민주주의로 향하는 개혁입니다. 국제사회, 국제여론과 세계 언론인들은 남북한 주민들처럼 한반도의 평화를 원합니다. 하지만 언론의 자유를 포함한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보장하지 않는 평화는 절대로 바람직한 진전이 아닙니다. 지난 5월3일 언론 자유의 날을 기념하면서 북한 주민들도 기본적 인권을 찾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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