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부터 미국 영화 전문 HBO방송은 '체르노빌'이라는 미니시리즈를 방영하고 있습니다. 이 미니시리즈는 33년 전 1986년4월26일 당시 구소련에 속하던 우크라이나에 위치한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에서 일어난 대형 사고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사고의 원인은 원자로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안전기준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너무나 심각한 원전 사고는 전 유럽 대륙을 위험에 빠지게 만들었습니다. HBO 미니시리즈는 특히 구소련의 지휘 및 명령 계통에 의한 느리고 불충분한 비상대응을 묘사합니다. 구소련 관리들이 책임지는 것을 두려워해 비상대응이 많이 느렸습니다.
체르노빌 원전의 4대 원자로 중 4호기 원자로가 새벽 1시23분에 일어난 폭발과 화재에 큰 손상을 입었습니다. 체르노빌 사고로 구소련에 속하던 우크라이나, 벨로루시와 로씨야, 동유럽, 북유럽과 영국까지 대기권에 방사능 먼지가 들어왔습니다. 체르노빌 원전에서 일하던 사람들과 '청산인'이라 불리던 소방관, 군인과 구급대원 약 30명이 희생되었습니다.
1986년부터 1990년까지 60만여 명이 원전 사고를 처리하는 일에 동원되었고, 그들 중 209명이 심한 방사선병에 걸렸습니다. 유엔에 따르면 1986년 사고에 인한 방사선 피폭으로 지금까지 사망하거나 앞으로 사망할 사람들은 4천여 명이나 되며, 핵실험과 고래잡이를 반대하고 환경 보호를 주장하는 국제단체 그린피스에 따르면 그 숫자는 90만여 명이나 됩니다. 체르노빌 주변에 있는 사람 없는 도시와 마을들은 33년 후인 지금도 핵전쟁에 인한 종말을 묘사하는 공상과학 영화에나 나올법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사고 당시 소련 공산주의 정부의 비밀주의 때문에 더욱 더 많은 사람이 사망했습니다. 소련 정부와 언론은 사흘이 지나서야 원자로 폭발사고에 대한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그 사흘 동안 우크라이나, 벨로루시와 소련 주민들은 체르노빌 사고에 인하여 수많은 사망자와 피해자가 발생했다는 것을 빠른 입소문을 통해서만 알 수 있었습니다.
출판과 표현의 자유를 탄압하고 자유로운 언론이 없는 공산주의 국가에서 시민들은 소문을 통해 진실을 알게되는 경우는 많습니다. 북한의 경우도 마찬가집니다. 예를들어, 북한 정부는2004년 용천 폭파사건이 일어난 지 이틀 후에야 성명을 전했습니다.
로므니아에서도 우크라이나로부터 거리가 멀지 않아 1986년 4월 체르노빌 원자로 사고 때문에 방사능 수치가 수십 배로 올랐습니다. 냉전시대에 로므니아의 공산주의 정부는 핵전쟁에 대비해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방사선병과 방사선에 인한 갑상선암을 예방하는 옥소 알약을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로므니아 정부도 소련 정부가 사고에 대해 성명을 전한 후에야 그러한 예방책을 추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그때 많은 로므니아 시민들도 몇 십 년 후에나 나타나는 방사선에 노출되었을지 모릅니다.
저는 고등학생이었던 그때를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옥소알을 먹고, 바깥을 돌아다니지도 못하고, 잠깐 나가더라도 방사능이 있는 먼지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모자가 있는 비옷을 입었던 기억이 납니다.
안전하게 사용하는 원자력은 석유나 석탄보다 자연과 환경에 유익합니다. 그러나 구소련처럼 진실을 감추려고 하는 독재 국가에서 원자력을 사용하는 것이 그 나라 주민뿐만 아니라, 지구에 사는 모든 사람들에게 매우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인식해야 합니다.
표현의 자유와 투명성이 없는 나라에서 원자력을 사용하게 되면 안전기준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그 사실이 들어나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래서 독재 국가에서 핵폭탄이 아닌 평화적인 목적을 위해 원자력을 발전시킨다 해도 체르노빌과 같은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습니다.
북한이 핵을 개발하고 있지만, 그 목표는 평화적인 원자력이 아닙니다. 안전 기준을 지키지 않는 북한에서 2014년 평양 고층 아파트 붕괴 사건과 2004년 용천역 대 폭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북한의 핵개발은 어느정도 안전할까요? 체르노빌 사고를 교훈 삼아 인권과 안전 기준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독재 국가인 북한의 핵개발은 이웃 나라들과 세계 평화를 위협하고 대형 사고의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는 것 또한 인식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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