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권력 세습은 구시대 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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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27일, 5월 26일 남북한 정상회담에 이어 6월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또한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로씨야 (러시아) 대통령이 22일 로씨야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 간 경제협력과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이러한 정상외교를 보면 북한 비핵화, 남북한 평화, 화해와 통일이 이뤄질 날이 다가왔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권력을 세습하며 독재국가 북한을 지배하는 김씨 일가의 정체성이 변하지 않았다는 생각도 해야 합니다. 남북 평화와 화해, 통일을 이루려면 북한이 자유시장과 인권을 바탕으로 하는 개혁과 개방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구소련과 동유럽 공산주의 독재 국가들이 무너진 지 29년이 지났습니다. 남북한은 지난 70년 동안 분단되어 있었습니다. 한국은 정치, 경제, 사회 분야에서 놀라운 발전을 하여 선진국이 되었습니다. 반면, 북한은 김씨 일가 정권이 생존한 것뿐만 아니라, 권력 세습을 두 번이나 이뤘습니다. 김씨 일가의 최대 목표는 정권 유지입니다. 그래서 북한은 아직까지 발전을 하지 못하고, 냉전시대의 유물로, 또 후진국으로 남아 있으며 주민들의 생활은 어렵습니다. 저는 북한의 권력 세습을 생각할 때 마다 조국인 루마니아 즉 로므니아의 공산주의 독재 유산이 떠오릅니다.

제2차 대전이 끝난 후 루마니아는 소련의 군홧발에 짓밟혀 다른 동유럽 나라들과 같이 공산주의 국가가 되어 버렸습니다. 1947년부터 1989년까지 루마니아 사람들은 두 세대에 걸쳐 정치 탄압, 인권 유린, 경제 위기와 식량 부족에 의해 많은 고통을 겪고 살았습니다. 특히 1965년부터 1989년까지 니콜라에 차우셰스쿠 공산주의 독재 정권 때 루마니아의 상황은 매우 힘들었습니다. 1989년말 루마니아 사람들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유혈 반공산주의 혁명을 일으켜 공산주의 독재 체제를 무너뜨렸습니다.

지금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루마니아의 독재자 차우셰스쿠와 아내 엘레나는 세 자녀를 두고 있었습니다. 이들 중 큰 아들과 딸은 정치와는 거리를 두었지만 막내 아들은 달랐습니다. 막내 아들 '니쿠'는 공산당 청소년 회장으로 활동해 많은 주민들은 그가 차우셰스쿠의 뒤를 이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니쿠는 문제가 많았습니다. 그는 과도한 음주와 함께 특히 성폭행을 일삼는다는 소문이 따라다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인권 유린에 식량 부족, 전력난으로 고생하던 루마니아 사람들 중에는 그가 권력을 세습하면 차우셰스쿠 때보단 생활 수준이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품은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니쿠는 루마니아와 외국에서 교육도 많이 받고 젊어 바깥 세계의 변화상을 아버지보다 더 잘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정수행도 매끄럽게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주민들의 기대는 여지없이 깨지고 말았습니다. 차우셰스쿠의 막내 아들은 아버지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는 80년대 후반 반공산주의 혁명이 루마니아에서 일어나자 혁명에 가담한 민간인들을 총으로 쏴 죽이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결국 그는 민간인들과 루마니아군에 의해 생포되어 나중에 재판을 받았습니다.

니쿠는 재판정에서 자신이 민간인들을 죽이라고 명령했을 때 술에 취한 상태였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는 재판을 받았지만 건강이 안좋아 감옥에 짧은 기간만 구속되었다가 석방되었습니다. 그러다 그는 1996년 9월 간암으로 사망했습니다.

루마니아의 독재자이던 차우셰스쿠, 그의 아내와 막내 아들도 현실을 잘 파악 했으면 차우셰스쿠의 막내 아들인 니쿠는 루마니아의 정치 무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들은 주민의 복리를 무시하면서 자신들의 정치력을 유지할 생각만 했기 때문에,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권력 세습은 구시대 유물입니다. 한나라를 이끄는 지도자는 무력에 의한 세습이 아니라, 전 주민의 믿음을 전제로 주민의 공평한 투표를 통해 결정돼야 합니다.

김일성에서 김정일로, 김정일에서 김정은으로 권력이 두 번 세습된 북한도 세계화 시대의 국제사회에 동참하기 위해 이러한 원칙을 따라야 합니다. 그래야 남북한의 평화, 화해와 통일의 희망이 보이기 시작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