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11일 카리브해 섬나라 꾸바 (쿠바)에서 대규모 반공산주의 체제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수도 아바나 남쪽 도시 산안토니오데롯바뇨스에서 시작된 시위는 급속히 번져 쿠바 40여 곳에서 일어났습니다.
독재국가인 꾸바 보안국과 경찰에 의해 시위하던 시민들 중 사망자와 부상자도 있었으며 약 500여명이 체포되었습니다. 현재 꾸바를 1959년부터 지난 62년동안 지배해 온 카스트로 가의 전체주의 권력 시대의 와해 지점이 보입니다. 왜냐하면 지난 2021년 4월16일 꾸바 독재자 라울 카스트로 공산당 총서기가 사임했기 때문입니다.
89세인 라울 카스트로는 형이던 피델 카스트로에게서 권력을 세습 받아 2006년부터 2021년까지 15년 동안 꾸바를 지배했습니다.
꾸바 주민들이 외치는 구호 중에 '비바 꾸바 리브레,' (Viva Cuba Libre), 즉 '자유 꾸바 만세'가 있습니다. 1902년 에스빠냐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꾸바가 독립전쟁을 싸울 때 이 구호를 처음으로 사용했습니다. 그당시 꾸바는 에스빠냐 제국주의로부터 해방됐는데 지금 주민들의 시위에 의해 공산주의 독재 체제로부터 해방될 지점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세계적으로 많은 나라에서 자유를 되찾으려는 꾸바 주민들을 지지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습니다.
꾸바는 아름답고 경제적 잠재력이 큰 섬나라입니다. 그러나 카스트로 가의 잘못된 계획경제정책 때문에 꾸바 주민들이 지난 62년동안 인권유린, 정치탄압, 식량부족 등의 많은 고생을 하고 살았습니다. 카스트로 형제들과 꾸바 당국은 꾸바의 보건제도를 자랑해 왔지만 사실 보건시설이 노쇠하고 의약품이 부족해 의사나 간호사에게 뇌물을 줘야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요즘 코로나-19 통제로 필요한 음식과 의약품을 구하기가 너무 어려워 주민들은 이를 받기 위해 몇 시간씩 줄을 서야 합니다. 공산주의 정부를 반대하는 꾸바 시민들은 사회 기반 시설의 상태가 열악한데 돈많은 공산당 고위간부들은 자신의 돈만 벌기 위해 호텔을 짓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꾸바 당국은 외화를 벌기 위해 관광 산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유럽이나 다른 나라 관광객들은 꾸바에서 소고기를 먹을 수 있는데 경제위기에 계속 시달리고 있는 꾸바 주민들이 소고기를 못먹고 있습니다.
미겔 디아스카넬 꾸바 대통령은 주민들이 원하는 개혁과 개방을 계속 거부하고 있습니다. 꾸바의 대통령은 온나라로 퍼진 반정부시위가 미국 정부와 반혁명주의자의 짓이라고 주장하며 양보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꾸바의 현상황을 보고 1989년12월 로므니아 (루마니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당시 수십만명 로므니아 주민들이 거리로 나와서 식량권, 여행의 자유, 투표의 자유를 원한다고 외쳤음에도 로므니아 독재자 니꼴라에 챠우쉐스꾸 (니콜라에 차우셰스쿠)는 양보하지 않으며 개혁과 개방을 계속 거부했습니다. 오히려 로므니아 반공산주의 혁명이'제국주의자와 반혁명 분자'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로므니아군도 시민들과 손 잡고 공산주의 독재 체제를 무너뜨렸고 독재자와 그의 아내는 1989년12월25일 군사재판을 받아 처형을 당했습니다. 1989년12월 로므니아 반공산주의 혁명처럼 현재 꾸바 시위도 공산체제 변화나 붕괴 신호탄이 될수 있을까요?
또 중요한 질문은 꾸바 대규모 반공산주의 시위가 지난 70년넘게 권력독재를 해온 북한의 김씨 일가에 어떠한 교훈이 될수 있을까요? 북한과 꾸바는 1960년 수교 이래 피델 카스트로와 북한 김일성 주석과 가까운 친구 관계를 맺었습니다. 피델 카스트로는 1986년에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붉은 제국이던 구소련까지 1988년 서울 하계 올림픽에 참여했지만 꾸바는 공산권 나라들 중 유일하게 불참했습니다. 또한 아직까지 같은 공산주의 독개 체제인 꾸바는 유엔에서 북한을 지지하면서 비인간적 반인륜 범죄를 자행하는 인권탄압국인 북한 편에 항상 서 왔습니다. 어떻게 보면 꾸바는 지독한 독재 국가이지만 경제상황은 북한만큼 나쁘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꾸바 전문직 종사자들이 해외 근무를 통해 외화를 벌어들입니다. 그 외화를 정부가 통제하는 은행을 통해서만 고향으로 보낼 수 있어 많은 돈이 정부로부터 압수됩니다. 그러나 노예 노동과 다름없는 북한의 해외 파견 근로자보다 해외에서 활동하는 꾸바 주민들의 상황이 더 좋습니다.
북한의 김씨 일가 정권은 동구라파 공산주의 독재 체게가 무너진 지 32년이 지난 지금도 주민들을 탄압하고 착취하며 생존해온것 뿐만 아니라, 1994년7월, 2011년12월, 두번이나 권력세습을 이뤘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지도자와 고위간부들이 현 꾸바 사태를 잘 파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김씨 일가도 정권을 70년 넘게 유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독재 정권도 영원하지 않다는 교훈을 얻어야 합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계속 주민들을 탄압하고 착취하면서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을 개발하면서 권력을 유지하려 할 것인가요? 아니면 대량살상무기 개발과 고위간부 특전을 제공하기보다 정치.사회.경제 개혁과 개방을 통해 주민들의 생활 수준을 높이고 인권개선을 통해 주민들에게 권한을 주면서 권력을 유지하려 할 것인가요? 이 중요한 선택의 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에디터 이상민,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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