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김정은의 ‘고난의 행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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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의 행군’이라 하면 김일성 전 국가주석과 항일빨치산들이 중국 만주에서 굶주림과 다른 어려움을 겪으며1930년대 말 100일동안 행군한 것을 의미합니다. 북한이 선전해온 온 ‘고난의 행군’ 역사는 현실과 많이 다릅니다. 한국은 독립운동을 하던 독립군들의 유산을 기념하고 일본제국을 패망시킨 미국의 결정적 역할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북한은 역사를 왜곡시켜 김일성이 단독으로 항일 빨찌산 투쟁을 해서 해방을 이룬 것처럼 주민들을 체계적으로 세뇌 교육을 시킵니다.

북한 선전은 ‘고난의 행군’이라는 말을 북한 주민들이 겪은 비극과 재해를 왜곡하며 아름답게 하기 위해 쓰는 경우가 여러번 있었습니다. 1990년대 중반부터 자연재해와 경제개혁과 개방을 거부하던 김정일 정권의 잘못된 정책에 의한 대아사와 식량부족에 의한 질병 때문에 60여만명에서 3백여만명까지 북한 인민들이 사망했습니다. 북한의 선전은 그 비극적 시기를 ‘고난의 행군’이라 이름 지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북한은 김정은 정권 하에서도 새로운 형태의 ‘고난의 행군’을 겪고 있습니다. 북한 정권은 지난 2년 반동안 코로나19(코로나 비루스) 방역을 명목으로 나라 전체를, 특히 국경지대를 엄격하게 통제해 왔습니다. 김정은 정권은 약 2년 가까이 코로나 감염자가 한명도 없다고 주장했으며 북한 주민들의 보건, 경제, 인권 상황이 예전보다 훨씬 더 심각해졌습니다. 북한 정권은 드디어 감염자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며칠전 김여정 부부장이 김정은 총비서도 코로나로 볼 수 있는 ‘무서운 열병’을 앓았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유엔이나 비정부기관 외국 전문가들이 북한 현지 조사를 못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현실을 알아낼 수 없습니다. 투명성이 없는 상태에서 북한 당국 공식 통계만 믿을 수 없으며, 북한 주민들에게는 코로나 백신, 식량과 영양을 포함한 인도적 지원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북한 정권은 주민들의 보건과 인간안보를 무시하며 핵과 미사일 개발에만 돈을 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미국과 유엔기관을 포함한 국제사회는 북한 주민들을 위한 지원을 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김정은 정권은 인도적 지원에 필요한 투명성 확보에 협조하지 않으며 이러한 지원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 국제 백신공급 코백스는 ‘14차 신종 코로나 백신 배분 계획’을 통해 미국 제약회사인 노바백스의 코로나 백신인 코보백스 25만 2천 회분을 북한에 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백신 수령에 필요한 행정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아 실제로 북한에 백신 전달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1930년대의 ‘고난의 행군.’ 1950년대의 ‘고난의 행군.’ 1990년대의 ‘고난의 행군.’ 김정은 정권에 의한 정치.경제.사회 통제와 탄압 때문에 북한 인민들은 ‘고난의 행군’을 2020년대에 또다시 겪을지도 모릅니다. 김여정 부부장이 전국 비상방역총화회의에서 연설을 하면서 북한의 최고지도자까지 코로나에 결렸다고 했지만 사실인지 아닌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김정은 뿐만 아니라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바이든 미국 현 대통령까지 포함한 자유민주주의 세계 지도자들도 코로나에 걸렸다가 회복되었습니다. 하지만 김여정 부부장과 북한 선전이 전달하는 메시지에 또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즉, 북한의 최고 지도자도 인민들과 함께 고생을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북한 선전의 의미는 김정은은 인민들의 고민을 잘 알고 있으며 그들 생각으로 고열병에 감염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한순간도 쉬지 않고 계속 열심히 노력했다는 것입니다.

사실상 김정은, 김여정, 김씨 일가와 김씨 일가를 유지해 온 북한 고위 간부들이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면서 인민들과 달리 최고급 식량과 보건이 일상입니다. 김씨 일가와 노동당 고위간부들은 인민들의 고통을 알면서도 그들의 인권과 보건을 핵과 미사일보다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2020년대 ‘고난의 행군’을 또다시 맞고 있는 북한 인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핵, 미사일, 지도자를 숭배하는 선전이 아니라 국제사회로부터의 인도지원과 코로나 백신, 투명성, 인권개선, 경제 개혁과 개방입니다.

에디터 이상민,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