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지난 8월30일 사망했습니다. 고르바초프 사망을 계기로 동구라파 나라들을 포함한 많은 국가와 국제기구 지도자들은 그를 애도하며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리고 ‘철의 장막’을 끌어내리면서 냉전시대를 끝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고르바초프의 유산을 인정하고 추도했습니다.
저는 냉전 시대 때 붉은 제국 구 소련의 위성국가이던 로므니아(루마니아)에서 태어나 19살 때까지 니콜라에 차우셰스쿠 로므니아 공산당 서기장 독재 하에서 살았습니다. 공산당 고위 간부들만 제외하고 동구라파 나라 인민들은 소련과 소련 지도자들을 정복자로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1945년 소련의 군화발에 짓밟혀 로므니아, 뽈스까, 마쟈르, 체스꼬슬로벤스꼬, 벌가리아 등이 소련의 위성 국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소련은 그 나라들의 엘리트 지식인과 군인, 종교인, 사업가, 토지 소유자, 공산주의를 반대하던 노동자와 농민들을 탄압하며 압박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소련에 의해 고문과 처형을 당하고 정치범 관리소와 교화소에 수감되었습니다. 그래서 동구라파 사람들은 소련 지도자들에 대한 불만과 증오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1990년 노벨 평화상을 받은 고르바초프의 경우는 달랐습니다. 고르바초프는 공산주의 독재에 의한 탄압, 압박, 인권유린, 경제위기와 부정부패를 이해하면서 개혁과 개방을 통해 공산권 세계를 긍정적 방향으로 바꿔 놓으려 했습니다. 그래서 고르바초프에 의해 소련 인민을 포함한 동구라파 사람들은 언젠가 자유를 되찾을 희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고르바초프가 사망하기 31년전 1991년8월 소련은 와해됐습니다. 북한 고위 관리들은 소련 붕괴의 원인을 잘 알겠지만 일반 주민들은 세계사를 제대로 배울 수 없기 때문에 그 원인을 잘 모릅니다. 냉전시대 이후 조선중앙년감을 보면 간단한 설명만 나옵니다. ‘[로씨아 (러시아)는] 1990년 6월 주권선언을 발표하고 1991년 12월 나라이름을 로씨야련방으로 고쳤다.’ 이렇게만 소개돼 있습니다.
인권탄압국이던 소련은 고르바초프에 의해1980년대 중반부터 개혁과 개방을 고려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을 주도하던 고르바초프의 집권으로 개혁개방의 시대가 도래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소련의 문제는 공산당 지시에 의한 모순, 정치탄압, 인권유린, 경제위기와 식량부족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중앙아시아, 조지아, 아르메니아, 발트해 3국을 포함한 소련 내 공화국들이 독립을 모색했던 데 있었습니다. 1991년 8월19일 개혁과 개방을 거부하던 장군들과 국가 보안 위원장을 포함한 8명의 구 소련 고위간부들은 고르바초프를 자신의 별장에 구금시키며 쿠데타를 일으켰습니다. 그러나 로씨야 연방정부의 초대 대통령이던 보리스 옐친이 주도한 시민들과 군인들의 저항에 의해 쿠데타는 실패했습니다. 쿠데타의 실패로 소련 공산당도 붕괴되고 소련 자체가 와해되었습니다.
소련의 역사는 1917년부터 1991년까지 74년입니다 . 소련에 의해 탄생된 공산주의 독재는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와 중남미에서 20 세기 자유시장과 사유재산을 없애고, 중앙계획경제에 의해 주민들을 굶기고 지식인, 정치인, 군인, 종교인과 그들의 가족과 친척들을 탄압, 고문, 살해하며 반 인륜 범죄와 대학살을 자행했습니다.
1990년대말 발간된 '공산주의의 요시찰인 명부' ("The Black Book of Communism")의 주필 프랑스 출신 스테판 쿠르토아(Stephane Courtois)에 따르면, 공산주의 대학살의 희생자들은 전 세계에서 1억 명이나 됩니다. 구 소련 2천만명, 중국 6천5백만명, 윁남 백만 명, 북한 2백만명, 캄보디아 2백만명, 동구라파 백만명, 중남미 15만명, 아프리카 170만명, 아프가니스탄 150만 명입니다. 또 공산주의 테러 행위자의 폭력 행위에 의해 전세계적으로 만 명 가까이 사망했습니다.
북한은 개혁과 개방을 거부하면서 후기 공산주의, 후기 산업사회 왕조 정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정권유지를 위해 주민들의 복지를 희생시키며 핵무기와 미사일을 계속 개발하고 있습니다. 1917년11월7일 탄생한 구 소련은 1991년8월까지 74년동안 생존했지만, 1948년 설립된 김씨 일가 정권은 올 9월9일에 74주년을 기념합니다.
구 소련의 공산당이나 북한 노동당의 유일한 목적은 독재를 정당화하는 것이지만, 명목상 ‘마르크스-레닌주의’ 당으로서 노동계급을 대표하는 정당입니다. 그러나 77년 전 창건된 북한 노동당의 역할을 살펴보면 북한의 노동자와 농민 복지와는 거리가 아주 멉니다.
공산주의는 평등주의를 설교하지만, 공산주의 국가들의 현실은 평등주의와 거리가 아주 멉니다. 모든 공산주의 독재국가들은 평등주의를 주장하면서도 인민들을 탄압하고, 굶기고, 또 독재자와 독재자 가족, 공산당 간부들의 사치스러운 생활을 위해서 인민들을 착취합니다.
북한 정권도 ‘주체 사회주의’와 ‘조선민족제일주의’를 내걸고 온 나라를 김씨 일가의 왕국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북한은 같은 김씨 일가가 3대에 걸쳐 나라의 주도권을 74년 동안 잡고 있습니다. 그러나 고르바초프의 유산, 소련의 개혁과 개방 정책을 생각하며 영원한 독재가 없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북한의 인민들도 1991년 소련 인민들처럼 현실을 자각하는 날이 올 것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