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권은 지난 3년 가까이 코로나 방역을 명목으로 나라 전체뿐만 아니라, 특히 국경지대를 엄격하게 통제해 왔습니다. 유엔 기관, 외국 대사관, 인도적 비정부기관, 외교관, 공관 직원과 관계자 등 북한에 거주하던 많은 외국인들은 북한을 떠났습니다. 북한 방문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최근 북한 관련 외국 기록영화도 제작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지난 몇 개월 동안 코로나 위기 전 제작된 북한 관련 기록영화를 많이 봤습니다.
그러한 기록영화 중 저에게 인상이 깊었던 영화는 약 17년전 나온 '북한생활속에서 보낸 하루'라는 기록 영화입니다. 이 기록영화는 현재 67세인 Pieter Fleury라는 네데를란드 (네델란드) 감독이 만들었습니다. 그는 약 17년전 김정일 정권 시기에 직접 북한에 가서 북한 촬영팀과 함께 이 기록영화를 찍었습니다.
이 기록영화의 주인공은 홍선희라는 섬유공장 노동자이며 홍선희씨가 매일 하는 생활을 묘사한 것입니다. 해가 뜨기 전 홍선희씨는 딸을 학교로 대려다 준 후, 공장에서 하루 150개의 코트를 만드는 목표를 달성해야 합니다. 부지런히 일하는 여성 노동자들. 그들의 실수는 모두 기록부에 게재되며 그곳에서는 질이 좋지 않은 오디오 시스템을 통해 김정일 위원장을 숭배하는 노래가 방송되었습니다.
북한 사람들의 관점에서 볼 때 이 기록영화에 나온 장면은 북한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평상시 생활을 그대로 묘사한다고 생각을 할 것입니다. 저는 이 기록영화를 보고 그 당시 북한 생활은 공산주의 시대 때 로므니아 (루마니아)와 많이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북한의 아파트 건물은 로므니아 독재자이던 니콜라에 차우셰스쿠 시대처럼 어두워 보이고 곳곳에 독재자와 공산주의 독재 정부를 숭배하는 붉은 배경의 구호들이 많습니다. 공장이 정전되면, 노동자들은 쉬었다 전기가 다시 들어와 일을 시작할때 감독관은 그날의 생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일을 배로 더 늘리는 명령을 내립니다.
기록영화 주인공인 홍선희씨의 아파트 안을 봐도 옛날 로므니아와 별 차이가 없습니다: 아파트가 깨끗하면서도 가구와 시설들이 너무나 단순했습니다. 김일성과 김정일 위원장의 사진이 벽에 걸려 있고, TV는 21세기 첨단 제품이 아닌 구식이었습니다.
또한 홍선희씨 가족이 나눠 먹는 음식은 부족한 것 같진 않았지만, 사실 다른 북한 사람들의 경우, 특히 시골에 사는 사람들의 경우는 다를 것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네데를란드 감독이 이 기록영화를 찍으면서 북한 정부의 검열을 받았기 때문에, 북한 정부는 외국 시청자들에게 북한 일반생활을 완전 사실 그대로 보여줬을 것이란 생각은 안 듭니다.
또한 이 기록영화에 나온 장면 중 가장 인상이 깊었던 것은 대학 영어 강의였습니다. 아주 활발하고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여자 교수가 대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 장면을 보면서 제가 공산주의 시대에 영어영문학 전공을 하면서 자유세계와 문화 교류가 얼마 없었고, 교육시설이 별로 좋지 않은 상황 속에서 열정적인 로므니아 교수들로부터 영어를 배웠던 때가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북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경제가 안 좋고 생활이 힘들어도 유머 감각이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학생들이 영어강의를 들으며 농담하는 모습을 보고 옛날 동유럽의 상황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로므니아, 벌가리아 (불가리아), 마쟈르 (헝가리)나 체스꼬 (체코) 사람들이 공산주의 중앙계획경제에 의한 경제위기와 공산주의 독재에 의한 정치 탄압이 심했음에도 불구하고 장난을 치면서 유머감각을 유지하고 그 당시의 엄청난 어려움을 극복하고 정신적으로 굳건함을 유지 했습니다. 네데를란드 감독이 찍은 기록영화를 보면서 북한 사람들도 정치 탄압과 식량 위기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서 유머 감각을 지키고 민족의 정체성과 정치, 사회, 경제 개혁으로 가는 길을 찾을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안타깝지만 김정은 정권 하에 북한 사람들의 인권과 인간안보 상황이 김정일 정권 때보다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북한 사람들의 현 상황을 공산주의 독재시대 때 로므니아 사람들의 생활과 비교하지 않을 수 없지만, 또한 북한 영어 선생의 모습을 보면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한국의 선생들 과도 같이 생각할 수 있습니다.
북한 영어 선생은 부지런히 노력을 하더라도 경제위기 때문에 적당한 시설이 없고 북한의 고립주의 정책에 의해 자유세계와의 문화 교류가 별로 없기 때문에 필요한 자료가 많이 없을 것입니다.
한국은 열린 사회라 한국의 영어 선생들은 대학을 다니면서 모국어로 쓰는 나라 교수들에게 영어를 배울 수 있고, 유학을 다녀올 수도 있고, 학교 도서관에서 필요한 책이나 자료는 모두 검색할 수 있고, 필요한 콤퓨터 (컴퓨터), 인터넷과 비디오 자료가 풍부합니다.
그런 배경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는 한국 사람들이 한국을 세계의 10위 경제 강대국으로 만든 것입니다. 열정적인 북한 선생들도 북한의 정치, 사회, 경제를 개혁시켜 필요한 시설을 얻고 자유세계와의 문화 교류가 이뤄진다면 세계 무대에서도 성공할 수 있는 북한 신세대를 양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계화시대에 성공을 위한 관건은 고립주의가 아니라, 투명한 개방 정신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