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9일 한국의 ‘한글날’이었습니다. 한글날은 한국에서 2012년부터 공휴일로 지정되었습니다. 한글날은 조선시대 당시 훈민정음의 반포를 기념합니다.
훈민정음은 조선왕조실록에 관한 기사에 1446년 처음 실렸습니다.
북한에서 ‘조선글’이라 불리는 한글은 남북한의 기이한 문화재산에 속합니다. 조선시대 때 한자를 많이 썼지만 한자보다 배우기 훨씬 더 쉬운 한글은 한국 문화를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한국어를 배우려는 유학생의 입장에서 봤을 때 한글을 배우기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잘 하면 3일만에 한글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글을 읽을 줄 안다고 해서 한국어를 유창하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 한국어는 배우기 가장 어려운 언어 중 하나입니다.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은 처음 공부를 시작한지 약 6개월 쯤 되면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겨 본인이 스스로 한국어를 잘한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곧 배울 것이 얼마나 많은지 깨달아 약 30년이 지나서야 본인이 한국어를 괜찮게 한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저는 한국 정부 초청 장학생으로서 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대학교 학사, 석사를 한국에서 마쳤습니다. 한국에 처음 도착했을 때 같은 반 학생들보다 3일 늦었습니다. 3일 먼저 한글 공부를 시작했던 한국어 1급반 외국인 학생들은 벌써 한글을 읽을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그때 그들을 따라잡기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지만, 저도 며칠만에 한글을 배웠습니다. 하지만 곧 한글을 읽을 줄 안다는 것이 한국어를 배우는 데 아주 작은 부분 밖에 안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지난 20여년 동안 ‘한류’라 불리는 한국의 음악, 문화, TV드라마와 영화는 전 세계의 사람들을 열광시켰습니다. 예를 들면 한국의 K-POP 남성그룹 BTS는 세계적으로 1억4천만명의 팬들이 있으며 그들의 엄청난 인기는 단순 가수의 인기라기 보다는 세계적인 문화현상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세계적으로 한글, 한국어, 한국문화, 문학과 역사를 배우려는 젊은이들이 많아졌습니다. 따라서 한글날은 한국인들 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 특히 K-POP에 반한 세계 젊은이들에게도 의미가 깊습니다.
세계 10위 경제 강대국인 한국은 K-POP, K-드라마, 미국 아카데미상까지 수상한 영화, 또한 자동차, 휴대폰, 가전제품, 반도체 생산, 뛰어난 골프 선수 등으로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습니다. 한국은 국제무대에서 인도적 차원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평화유지 작전에 참여하며,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인권을 지키는 데 애쓰고 동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그와 반대로 국제법, 특히 국제인권법을 위반하며 북한 인민들을 탄압하고 착취하며 핵과 미사일 개발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안타깝지만 특히 올해 2022년 북한 정권에 의한 한국, 일본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를 위협하는 미사일 발사는 일상적인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한국에선 ‘한글’, 북한에선 ‘조선글’, 한국에선 ‘한국어’, 북한에선 ‘조선말’이라 불리는 한국 사람들의 언어는 역사적,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사상적, 문화적 환경에 따라 변하고 발전됩니다. 남북한이 분단된 지 74년이 넘었습니다. 그래서 한글과 조선글, 한국어와 조선말에는 차이점이 생겼습니다.
산업과 경제 강대국인 한국은 다른 나라들과의 교류가 많으며 외래어를 잘 씁니다. 세계적으로 가장 고립된 북한은 언어 순수주의를 바탕으로 합니다. 그래서 남북한 간 쓰는 단어의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북한에선 전문학술회의라 하지만 한국에 라틴어에서 유래한 세미나란 외래어를 씁니다. 북한에선 생활총화라 하면 뜻을 모르는 인민들이 없습니다. 그러나 한국 사람이 생활총화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렴풋이 어떤 뜻인지 이해할 순 있지만 독재국가인 북한에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용어의 정치적, 사상적, 강제사상교육 관련 맥락을 이해하긴 어렵습니다.
물론 한국 사람들만 외래어를 쓰고 북한 사람들이 순수한 조선말을 쓴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면 저는 벌목공으로 로씨야(러시아) 극동 지방으로 파견되었다 한국과 다른 나라로 망명한 수십 명의 탈북민들을 인터뷰를 했습니다. 그들이 쓰는 용어 중에 ‘드루즈바’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한국 사람들이 ‘드루즈바’라 하면 무슨 뜻인지 모릅니다. 그러나 저는 북한과 비슷한 공산주의 독재국가에서 자랐기 때문에 그 용어의 의미를 압니다. 구쏘련(구소련) ‘드루즈바’(Дружба, Druzhba)라는 것은 나무를 자르는 벌목용 동력 사슬 톱입니다. 그 동력 사슬 톱을 만드는 로씨야 회사의 이름이 ‘드루즈바’이고 그 상표 이름이 톱에 붙어 있어 벌목공들은 이 톱을 ‘드루즈바’라 부릅니다. 한국 사람들은 그말을 모르지만 ‘동력 사슬 톱’이나 ‘전기톱’, ‘체인톱’이라고 하면 이해합니다.
한국어과 조선어에서 남북한 간 다른 사상, 문화, 정치, 경제와 사회제도에 의해 용어의 차이는 있지만 확실한 것은 남북한 사람들은 같은 언어를 쓴다는 것입니다. 비극적인 분단의 역사는 74년이나 됩니다. 그러나 남북한이 분단되기 전 남북한 사람들이 1,000년 이상 동안 같은 언어를 쓰면서, 같은 문화와 역사를 나누면서 같은 정치체제 아래에서 같이 살았습니다. 그래서 74년동안 분단된 남북한의 통일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남북한 사람들의 운명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한글날을 기념하면서 어려움과 시련이 많아도 결국 남북한 사람들이 같은 문화와 전통,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하는, 인권을 존중하는 통일된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살게 될 것이란 희망을 가져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