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김일성 ‘조국통일 5대강령’의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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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 문재인 정부는 남북한 종전선언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국 외교부 등 정부기관 고위관리들이 종전선언 지지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연합을 방문해 각국 대표들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남북한 주민들이 종전선언, 화해, 평화와 통일을 원한다면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 일본 등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은 이러한 평화 진전을 지지할 것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우선 북한 김씨 일가 정권이 한국, 일본과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을 포기하고 참혹한 북한 내 인권상황을 개선해야 합니다.

한국 정부가 제안한 종전선언에 대한 북한의 입장은 어떤가요? 며칠전 현철 북한 조국통일연구원 실장은 북한 노동당 선전매체 통일의 메아리를 통해 '남조선이 종전선언 문제를 계속 언급하고 있다'며 '종전선언 문제는 선후차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현철 실장은 '가령 누군가 아파트의 기초를 무시하고 10층부터 짓겠다고 말한다면 어떤 반응이 일어나겠는가 하는 것은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잘 알리라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현철 실장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할 순 없습니다. 남북한이 분단된 지 76년이 지났고, 북한은 3세대에 걸쳐 김씨 일가 1인독재를 통한 가난한 인권탄압국, 전체주의적 국가로 유지돼 왔습니다. 한국은 주민들의 자유투표를 통해 진보파와 보수파가 교대로 나라를 이끌며 인권을 존중합니다.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하는 자본주의 국가인 한국은 한국 국민들의 노력과 국제협력을 통해 세계 10위 경제 강대국이 됐습니다. 남북한 간 차이가 무척 크지만 남북한 간 화해, 평화와 통일을 위한 기초는 이미 존재합니다. 그 기초는 바로 남북한 사람들이 공유하고 있는 5,000년 역사입니다. 또 분단되기 전 남북한 사람들은 같은 역사, 같은 문화 속에서 같은 언어를 쓰면서 1,000년 동안 같은 정치체제 하에 살았습니다. 남북한 역사와 세계무대에서의 한국의 큰 성공은 남북한 화해, 평화와 통일의 기초가 될 수 있습니다.

북한 사상으로 본 남북한 통일에 관한 입장은 어떨까요? 김일성 전 국가주석의 '조국통일 5대강령'은 이렇습니다.

첫번째, '오늘 조선의 북과 남 사이의 관계를 개선하고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촉진시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북과 남 사이 군사 적대치상태를 해소하고 긴장상태를 가셔야 합니다.'

김일성 사상이 서류상으로는 좋아 보일지 모르지만 현실과는 반대입니다. 북한은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독재정권 하에서 군사도발, 테러,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을 통해 남북한 긴장을 높이고 있습니다.

두번째,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나라의 통일을 촉진시키기 위해 북과 남 사이에 정치, 군사, 외교, 경제, 문화의 여러 분야에 걸쳐 다방면적 합작과 교류를 실현하여야 합니다.'

물론 말은 좋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노동당과 김씨 일가 정권의 허가 없이 한국 주민들과 접촉한 북한 주민들을 간첩 혐의로 처벌하고 고문, 구속, 처형까지 시킵니다. 김씨 일가의 고립주의 결과를 절대로 '다방면적 합작과 교류'로 해석할 순 없습니다.

세번째, '나라의 통일문제를 우리 인민의 의사와 요구에 맞게 해결하기 위하여 북과 남의 광범위한 각계 각층 인민들이 조국통일을 위한 거족적인 애국사업에 참여할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지시도 문제점이 많습니다. 김씨 일가 정권에 관한 충성도에 따라 북한 주민들을 분류하는 '성분' 제도 때문에 '핵심계층'의 핵심 고위간부들만 한국과 접촉을 할 수 있습니다. 북한 당국에 의한 통제, 탄압과 처벌에 의해 북한 시민사회나 비정부기관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북한 '각계각층 인민들'은 조국통일 과정에 참여가 불가능합니다.

네번째, '우리 나라의 통일을 앞당기는데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것은 단일국호에 의한 남북련방제를 실시하는것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한국은 책임있는 유엔 가입국이며 전 세계 인도주의적 지원, 인권개선과 평화유지를 위해 나섭니다. 북한은 이웃 나라들을 핵과 미사일로 위협하고 북한 주민들을 탄압, 착취하는 비인간적 반인륜 인권유린국입니다. 이러한 현 상황 속에서 모범국가인 한국과 불량국가인 북한 사이 '남북련방제'를 실시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다섯번째, '우리는 분렬이 고착되여 우리 나라가 두개 조선으로 영원히 갈라지는것을 막아야하며 대외관계 분야에서도 북과 남이 공동으로 나가야 한다고 인정합니다.'

역시 이러한 김일성 강령에도 문제가 많습니다. 북한의 군사도발, 핵과 미사일 개발, 인권유린과 비인간적 반인륜 범죄 때문에 모범 유엔 가입국인 한국과 불량국가인 북한과 세계무대에서 협력하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남북한 평화, 화해, 번영과 통일을 이루려면 김일성, 김씨 일가, 노동당 사상에 명시된 모순을 없애야 합니다. 또한 김씨 일가 정권과 노동당이 북한 주민들의 열악한 인권과 인간안보 상황을 개선하고 개혁과 개방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현 상황 속에서 남북한의 평화 진전은 불가능합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