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첫 공식 초상화로 추정되는 그림이 등장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11월 4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미겔 디아스까넬 꾸바 국가평의회 의장을 맞이할 때 김 위원장과 디아스까넬 의장의 대형 초상화가 공항에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지난 70여년 동안 1인 독재국가로 유지된 북한은 지도자 신격화를 일종의 종교 행사처럼 추진합니다. 북한에선 지난 7년 가까이 김정은 신격화가 활발히 진행됐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을 찬양하는 구호를 곳곳에서 볼 수 있고 김정은 우상숭배가 주민 '생활총화'나 사상교육의 중심입니다. 또한 연초에 김정은 신년사 관철을 위한 군중대회를 지역별로 이어갑니다.
2017년 초 김정은 생일을 '민족 최대의 명절'로 지정한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아직까지 그렇게 하진 않았습니다. 젊은 김정은의 생일이 김일성 생일인 4월 15일 '태양절'이나 김정일 생일인 2월16일 '광명성절'처럼 '민족 최대의 명절'로 지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북한 당국은 김정은 생일에 대해 아직까지 대외적으로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물론 김정은의 생일을 아직까지 조용히 보낼 이유는 하나 더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김정은 어머니의 낮은 출신성분 때문입니다. 김정은의 어머니 고용희는 재일 교포였기 때문에 출신성분이 낮았습니다. 김정은 생일 경축 행사를 하려면 어머니이던 고용희에 대한 우상화도 동시에 진행해야 합니다. 하지만 김정은 생일에 어머니 고용희를 신격화하는 데 부담을 느껴 생일 축하 행사를 크게 하진 못합니다. 2004년 세상을 떠난 고용희는 김정은과 형 김정철, 여동생 김여정의 생모였으며 김정일의 3번째 부인이었습니다.
물론 김정은이 젊고 어머니의 출신 성분이 낮아 김정은의 우상화 과정이 이뤄지지 못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사실 2012년 초 김정은 정권 초기 때부터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을 우상화하는 50분 짜리 기록영화를 방영했습니다. 그 영상물의 제목은 '백두의 선군 혁명 위업을 계승하시어'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기록영화의 목적은 김정은을 찬양하면서 권력세습 과정을 정당화하고 김정은의 우상숭배를 꾀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영상물에 김정은 우상화에 필요한 장면들이 많았으며 김정은이 말을 타는 모습과 땅크(탱크)에 올라타 사격훈련을 하는 모습도 주민들에게 보여줬습니다.
2018년 초까지 만해도 여러 이유 때문에 젊은 지도자인 김정은의 생일 축하 행사를 대규모로 하기 어려웠지만, 개인 숭배는 김씨 일가 유전자에 남아 있습니다. 나이가 먹으면 먹을수록 김정은의 생일도 '태양절'이라 불리는 할아버지 김일성의 생일잔치나 아버지 김정일의 생일보다 더 화려한 행사가 될 날이 올 것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2018년 이전 핵과 미사일 개발, 군사도발로 세계평화를 위헙했을 뿐, 세계무대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 속에 살고 있고, 북한 인권상황 또한 열악합니다. 북한 당국은 아직도 주변 국가들을 위협하는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서서히 김정은 위원장은 2018년 미북 정상회담 한번, 남북 정상회담 세번, 중북 정상회담을 세번 했고, 꾸바 미겔 디아스까넬과 같은 세계 지도자들을 만나기도 했지만, 이러한 정상회담을 바탕으로 하여 김정은도 아버지와 할아버지처럼 초자연의 능력을 가진 인물로 찬양될 날이 멀진 않았습니다. 안타깝지만 중세 왕들처럼 3세대를 이어 지도자를 숭배하는 나라는 북한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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