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30년 전 1989년12월 로므니아(루마니아)에서는 사악한 독재에 의한 정치탄압과 인권유린, 굶주림을 겪고 살던 로므니아 주민들이 유혈 혁명을 일으켜 공산주의 독재체제를 무너뜨렸습니다. 로므니아의 독재자이던 니콜라에 차우셰스쿠와 그의 아내 엘레나는 재판을 받아 처형을 당했습니다. 그 이후 로므니아도 다른 동구라파, 즉 동유럽 나라들처럼 자유, 민주주의와 번영으로 향하는 전환기에 들어갔습니다.
로므니아 반공산주의 혁명을 계기로 2013년에 설립된 인터넷 잡지 ‘오지’ (OZY.COM)는 1989년12월 총살을 당한 로므니아 독재자 부인 엘레나 차우셰스쿠에 관한 기사를 지난 주말 게재했습니다. 그 기사는 독재자 부인 엘레나가 왜 로므니아 주민들의 증오와 분노를 일으켰는지 자세히 설명합니다.
냉전 시대에 동구라파 나라들 중 로므니아의 상황은 북한과 가장 비슷했습니다. 식량 부족과 인권 유린이 심각하면서도 공산주의 언론과 선전기관은 독재자이던 니콜라에 차우셰스쿠와 그의 아내인 엘레나를 끊임없이 숭배하였습니다. 중앙TV방송국을 통해서는 거의 독재자와 그의 아내를 위한 독주회나 연주회, 무용회만 시청할 수 있었습니다.
독재자와 그의 아내는 초등학교를 졸업했고, 초등학교를 다니면서도 공부를 잘 하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차우셰스쿠 아내인 엘레나는 글을 잘 쓰지 못하였지만 유명한 로므니아 화학자들이 대신 책을 써 엘레나 차우셰스쿠의 이름으로 출판하곤 했습니다. 공산주의 언론은 그녀를 ‘세계에서 유명한 화학자’라고 거짓으로 선전했습니다.
공산주의 선전기관은 그런 거짓말을 정당화 하기 위해 독재자와 그의 아내가 외국에서 대우를 많이 받은 정치인과 화학자라고 말했습니다. 공산주의 독재 시대에 로므니아 외교관들의 주요 임무는 독재자와 그의 아내가 ‘세계 평화의 변호인’이며 ‘유명한 화학자’라는 거짓말을 정당화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니콜라에 차우셰스쿠는 외국 은행에서 돈을 빌려 아프리카, 아시아와 중남미에 있는 제3세계 독재자들에게 그 빌린 돈을 다시 빌려 주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제3세계 독재자들은 각국에서 로므니아 독재자와 아내에게 명예 박사 학위를 주고, 그들의 이름으로 출판된 책을 번역해서 인쇄하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이런 회수 불능 대출금 때문에 로므니아의 경제 상황은 더 악화되고 식량 부족도 더 심해졌습니다. 또 차우셰스쿠 부인 엘레나는 무서울 정도로 야심이 큰 인물이었기 때문에 남편에게 많은 악영향을 줬습니다. 그 당시 많은 로므니아 주민들은 탄압의 책임자는 물론 독재자 니콜라에 차우세스쿠였지만 그의 부인 엘레나도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2011년 12월 김정은으로 권력세습이 이루어진 후 북한 언론 매체도 북한의 지도자와 함께 젊고 아름다운 아내 리설주의 공개활동 모습을 자주 내비치곤 했습니다. 리설주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결혼하기 전2005년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리설주는 2005년 9월 한국 인천에서 열린 아시아육상대회에 북한 응원단으로 참석했습니다. 지난 70년 넘게 김씨 일가의 독재정권 하에 북한 지도자들의 아내들은 은둔 생활을 해 왔습니다. 이와 달리 리설주의 활발한 공개활동은 김정은을 우상화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 왔습니다. 예를들면 북한 언론이 최근 김정은 위원장과 아내 리설주, 또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이 말을 타고 백두산을 올라가는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김정은 정권 초기 부터 세계적으로 가장 젊은 지도자로서 김정은은 아내와 함께 다니는 무게 있는 유부남으로 보이려 했습니다. 하지만 이젠 김정은이 북한의 지도자가 된 지 8년이 넘었기 때문에 리설주도 정권 초기때보다 자주 나타나진 않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는 미인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역사를 살펴보면 엄청난 권력을 쥔 독재자들은 미인을 좋아했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대부분 미인과 결혼했습니다. 중국의 독재자이던 마오쩌둥의 셋째 부인 지앙칭은 젊은 시절 미모의 여배우였습니다. 필리핀의 독재자이던 마르코스의 부인 이멜다는 미인대회에서 수상한 사람이었습니다. 아르헨티나의 독재자이던 페론의 부인 에바 또한 아리따운 여배우였습니다. 로므니아의 엘레나 차우셰스쿠도 젊었을때 빼어난 미모를 자랑했습니다.
하지만, 지앙칭, 이멜다 마르코스, 에바 페론, 엘레나 차우셰그쿠 이 네 명의 여인은 독재자 남편들이 정권을 잡고 있는 동안 창피함도 모른 채 많은 욕심을 부렸습니다. 로므니아의 엘레나는 국민들이 인권 유린, 식량 부족, 언론 검열로 많은 고통을 겪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재산을 모으고 권력을 휘두르며 독재자 남편에게 나쁜 영향을 끼쳤습니다. 중국의 지앙칭도 많은 권력을 누리며 남편 마오쩌둥 다음으로 힘이 센 인물이 되었습니다. 아르헨티나의 에바 페론은 남편과 함께 독재자 숭배 제도를 만들었습니다. 그녀도 엄청난 권력을 행사하며 여러 나라들을 방문하면서 자신의 외모를 이용하여 독재자이던 남편의 이미지를 높이려고 애썼습니다. 필리핀의 이멜다 마르코스는 부패와 욕망으로 악명이 높았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독재자이던 남편들의 힘으로 권력과 부와 명예를 동시에 얻고자 했지만 결국 모두 비극으로 끝났다는 점입니다. 로므니아의 엘레나 차우셰스쿠는 반공산주의 독재 혁명이 일어나 1989년 12월에 남편과 함께 사형을 당했습니다. 중국의 지앙칭은 마오쩌둥이 사망한 후 재판을 받아 1981년에 구속되었고 안 좋은 건강 상태로 감옥생활을 하다 교도소에서 나와 77세 생일을 열흘 앞두고 자살했습니다. 33세였던 아르헨티나의 에바 페론은 자궁암으로 1952년 사망했습니다. 현재 90세인 필리핀의 이멜다 마르코스도 1986년 무혈 민주주의 혁명이 일어난 뒤 추방당한 남편이 1989년 사망한 후 필리핀으로 돌아갔지만 남편이 집권했을 당시 부패 때문에 재판을 받았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아내인 리설주의 운명은 다른 독재자 부인들의 말로처럼 결국 비극으로 끝날 것인지 궁금해 집니다. 리설주의 남편 김정은 위원장이 핵을 포기하고 또 개혁과 개방, 평화의 길을 선택해 리설주는 남편과 함께 북한이 21세기 국제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긍정적 역할을 한 인물로 남게 되길 희망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