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래프'는 현재 북한이 심각한 식량난을 겪고 있는데도, 이탈리아식 피자를 만들기 위해 밀, 보리, 버터, 치즈 등을 수입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북한 요리사들이 피자의 원조인 이탈리아의 항구 도시 나폴리와 수도 로마를 방문해 만드는 법을 배웠습니다. 또 1990년대 말에는 이탈리아 요리 전문가들이 북한에 머물며 요리사들을 훈련했다고 합니다.
이번 피자 전문점이 평양에서 처음 개업한 것은 아닙니다. 2005년 '별부리 차집'이라는 피자 전문점이 생겼지만, 그 전문점은 일부 한정된 시간에만 이탈리아 요리를 팝니다. 지난 몇년 동안 국제 언론에서는 북한의 편의점, 맥주 생산, 맥주집과 골프장에 관한 보도가 있었습니다.
1988년부터 13년 동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속 요리사로 일했던 후지모토 겐지 씨는 2003년 자신의 회고록인 '김정일의 요리사'라는 책을 펴냈습니다.
후지모토 겐지 씨에 따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일식, 특히 생선회와 생선초밥, 해물 요리뿐만 아니라, 양식도 많이 즐긴다고 했습니다. 이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피자에 관심이 많다는 보도는 약 5년전부터 있었습니다.
2004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990년대 말 이탈리아의 피자 전문가들을 북한으로 초청했다고 영국의 BBC 방송은 보도했습니다. 5년전BBC 방송에 따르면, 이탈리아 피자 전문 요리사 에르만노 푸르라니스 씨는 북한에서 군부대 장교들에게 피자 요리법을 가르치며 김정일 위원장을 봤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습니다.
전 세계 몇 개국을 제외하고 피자의 맛을 모르는 나라는 없을 것입니다. 피자는 밀가루 반죽을 동그랗게 만든 다음 그위에 고기, 소세지, 치즈, 올리브, 토마토, 피망, 고추와 멸치까지 입맛에 따라 여러 재료를 올려 놓고 오븐에 구워 만듭니다. 물론 가격이 더 저렴한 냉동 피자를 전자 레인지에 넣어 몇 분만에 먹을 수도 있습니다. 지구촌으로 연결된 세계화 시대에 '피자 헛'과 같은 미국 피자 연쇄점도 세계 곳곳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오늘날 유명한 피자가 최초의 피자와는 많이 다릅니다. 이탈리아의 전통 요리로 알려져 있는 피자는, 사실 약 2500년전 고대 그리스 시대에 주로 가난한 서민들의 음식이었습니다. 당시 동그란 밀가루 반죽을 만들어 구운 다음 그 위에 집안에 있는 재료를 올리곤 했습니다. 자연히 가난한 사람들은 다른 재료가 없을 경우 그냥 올리브 기름만 뿌리기도 했습니다.
15세기 남북미 대륙이 발견된 후 토마토가 유럽에 전해져, 그전에는 흰색이던 피자가 붉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피자는 19세기말까지 값이 싸서 일반 서민의 음식이었습니다.
이탈리아의 가장 유명한 피자는 나폴리부터 유래한 '마게리타'와 '마리나라' 피자입니다. 1889년 이탈리아의 마게리타 왕비가 나폴리의 어떤 피자 가게에서 일반 서민이 잘 먹는 피자를 시식했습니다.
피자 가게 주인은 왕비를 위해 피자 위에다 녹색 파슬리, 흰색 모짜렐라 치즈와 붉은 색 토마토를 뿌려, 이탈리아 국기를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왕비 이름을 딴 '마게리타'라는 피자가 탄생했습니다.
또한 그 유명한 '마리나라' 피자는 '마레'라는 말은 이탈리아 말로 '바다'라는 뜻이지만, 해물은 전혀 안들어갑니다. 옛날 고기를 잡으러 배를 타고 먼 바다를 다녀온 어부들이 잘 먹던 피자 '마리나라,' 즉 '바다의 어부들이 잘 먹는' 피자라고 이름지었습니다.
제 2차 대전이 끝나기 전까지는 나폴리에서만 피자를 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난 후 유럽에서 돌아온 미군들이 피자를 미국인들에게 알려, 피자 요리가 미국을 통해 온세계로 퍼졌고, 이탈리아에서도 피자가 부활했습니다. 피자 역사는 이렇듯 많이 흥미롭습니다.
북한에서 몇년 전3주 동안 일했던 이탈리아 피자 요리사 이야기도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푸르라니스 씨에 따르면 두 이탈리아 요리사들과 아내들이 처음에 몇주 동안 평양에 머물다 자동차를 타고 다 같이 북한 부대로 가게 되었습니다. 요리사들은 군부대에 도착해서야 자신들의 임무를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들은 북한 장교 세 명에게 피자 요리법을 가르쳐야 했습니다.
푸르라니스 씨에 따르면 그 세 명의 제자들은 충실하고 열심히 하는 자세를 보였다고 합니다. 북한 장교 한 명은 피자 위에 있는 올리브를 세고, 올리브 사이의 거리를 자로 쟀다고 합니다. 피자 훈련을 마무리한 다음, 이탈리아 요리사들은 북한 간부들에게 대접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푸르라니스 씨는 피자 시식을 하러 온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직접 봤다고 했습니다.
북한이 경제적 어려움이 많은데도 피자 전문점이 생겨 사람들이 피자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은 한편으론 긍정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온 국민이 겪고 있는 식량 부족을 왜곡하고 평양에 거주하는 소수의 있는 자에게 대접만 하기 위한 것이 아니길 바랍니다.
또 언젠가 북한도 동유럽 나라들처럼 충실한 경제 개혁을 이끌어나가 식량 위기를 극복하고 북한의 간부들이나 있는 자들뿐만 아니라, 온 국민이 충분하게 맛있고 영양이 많은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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