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의 주제는 ‘2021년 추석과 손전화’입니다.
9월 21일은 한민족의 명절인 추석입니다. 올해 추석은 화요일인데요, 한국은 추석 앞뒤로 그러니까 월요일과 수요일도 공휴일로 지정돼 있습니다. 토요일부터 시작해서 추석 연휴까지 합하면 닷새 동안 연휴를 즐길 수 있는 겁니다. 여기에 목요일과 금요일에 휴가를 내면 다시 토요일과 일요일로 이어지기 때문에 길게는 9일동안의 그야말로 황금연휴가 됩니다. 북한도 추석을 공휴일로 지정해 놓고 있는데, 한국처럼 연휴로 이어지지는 않고 추석 당일만 쉬는 모양입니다.
올해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때문에 온가족이 모두 모여서 음식을 나눠 먹고 성묘 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북한에서는 성묘하러 가는 가족의 인원수를 제한하고 산소 앞에서 음식을 먹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작년보다는 사정이 좀 나아져서 방역지침이 완화됐습니다. 백신 접종을 끝낸 가족에 한해서 8명까지 모일 수 있게 한 겁니다. 덕분에 소규모이기는 하지만 오랜만에 가족들이 모일 수 있게 됐는데요, 전국에서 사람들이 한꺼번에 움직이다 보니까 고속도로에서 차가 많이 막혔습니다.
그래서 추석 연휴동안에는 라디오 방송에서 전국의 교통상황을 계속 알려주는 특별방송을 합니다. 그런데 지능형 손전화만 있으면 자기가 가고 있는 고속도로의 상황이 방송에 나올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실시간으로 전국의 고속도로 교통정보를 알려주는 앱을 깔면 됩니다. 차가 많이 막히면 빨간색, 조금 막히면 노란색, 안 막히면 초록색으로 구간마다 표시해 줍니다. 사고가 난 곳도 알려주는데요, 현장 위치 뿐만 아니라 사고구간을 지나는 차들의 평균 속도, 그곳의 CCTV 화면도 보여줍니다. 내 목적지까지 경로별로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있기 때문에 그 중에서 가장 빠르게 갈 수 있는 경로를 선택해서 길찾기 안내를 받으면 됩니다. 전방의 교통 속보도 바로바로 알려줍니다.
추석 연휴에는 교통사고도 많이 나는데요, 음주운전이 꽤 있나 봅니다. 가족과 친지, 친구들과 모여서 술 한 잔하고 운전을 하는 거죠. 하지만 술 마시고 운전하는 건 정말 위험한 일인데요, 운전 중에 손전화를 보는 건 소주 한 병 반을 마시고 운전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길이 많이 막히다 보니까 차가 천천히 가는 동안 지능형 손전화를 꺼내서 들여다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러다 아차 하는 순간 사고가 나는 거죠. 손전화를 보다가 반응하는 시간이 소주 한 병 반을 마시고 반응하는 것과 비슷하게 느리다는 겁니다. 평양도 차가 많아지면서 출퇴근 시간에는 길이 막히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럴 때 운전하다 지능형 손전화를 꺼내 보면 정말 위험하겠죠. 길을 걸으면서 손전화를 보는 것도 사실 위험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방역당국 입장에서는 여전히 가족모임을 불안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에서는 최근에도 하루에 2천 명 가까이 확진자들이 나오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가능하면 이번 추석 연휴에도 비대면으로 가족모임을 하기를 권하고 있는데요, 추석연휴 기간동안 무료로 영상통화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있는 탈북자들은 추석 연휴에 북한에 두고 온 가족들이 더 생각나겠죠. 그동안 북중 국경이 봉쇄되고 중국 손전화 단속도 강화돼서 브로커들이 몸을 사리는 바람에 송금 수수료도 굉장히 올랐습니다. 한국에서 일하는 탈북자들의 돈벌이도 많이 줄었고요. 하지만 추석 명절만큼은 북한에 있는 가족들이 배불리 먹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 어떻게든 돈을 보내려고 애쓰고 있다고 합니다. 코로나 사태로 모두가 힘들지만 올해도 추석은 어김없이 찾아왔습니다. 추석 편안히 잘 지내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