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모바일 북한’ 김연호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인민대학습당의 지방공업공장 원격 재교육 사업’입니다.
인민대학습당이 지방공업공장들의 기술역량 강화를 위해 원격 재교육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북한 관영매체에 따르면, 인민대학습당의 일꾼들과 강사, 편집원들이 지난 해부터 원격 재교육 과목들을 새로 만들고 있는데요, 주로 생산설비의 정상운영 보장과 제품의 질 제고, 원료기지의 생산능력 향상에 필요한 과목들입니다.
인민대학습당과 중앙급 대학 교원들이 함께 강의를 준비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내용들이 조금씩 나오고 있습니다. 지방공업공장의 생산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이어야겠죠. 예를 들면 당과류 생산기술, 기초식품 생산기술, 피복 가공기술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한 번으로 끝나는 원격강의와는 별도로분기 마다 여러 차례로 나눠서 진행하는 원격 집중강습도 준비되고 있습니다. 당작물 재배와 사탕가루 생산기술, 바다양어 양식과 수산물 가공기술, 관광 봉사를 주제로 강의안을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교육대상은 지방공업공장들의 과학자, 기술자, 현장일꾼들, 그러니까 생산 관리 책임자들입니다. ‘지방발전 20x10 정책’에 따라 새로 건설되는 공장들이 제대로 돌아가려면 공장의 과학자, 기술자, 생산 책임자들이 과학기술을 제대로 배우고 알아야 한다는 거겠죠. 일반 근로자들이 김책공대와 같은 부문별 중요대학들의 원격교육학부에 등록해서 공부하는 것과는 또다른 차원의 사업입니다. 물론 전민과학기술인재화라는 틀 안에 있다는 점에서는 마찬가지라고 하겠지만, 인민대학습당이 준비하는 원격 재교육은 지방공업공장들의 성공 여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업입니다.
북한이 지난해 1월 최고인민위원회에서 채택한 ‘지방발전 20x10 정책’에 따라서 매년 20개 군에 현대적인 경공업공장을 건설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공장 건설에 필요한 자재와 인력, 그리고 공장 가동에 필요한 원료가 확보가 되더라도, 생산을 실제로 담당할 기능공과 기술자들을 양성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그 인원이 한 공장에 20명이라고 하더라도, 1년에 20개 공장을 건설하면 모두 400명을 교육해야 한다는 얘기가 됩니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이 사람들을 교육하는데 원격교육 체계를 활용하는 건 효율성에서 큰 도움이 될 겁니다.
하지만 ‘지방발전 20x10 정책’이 채택된 지 1년이 지났는데도 인민대학습당이 아직도 지방공업공장 원격 재교육을 시작하지 못하고 여전히 준비 중에 있다는 건 언뜻 이해가 안 갑니다. 시, 군 인민위원회에서 원료기지 조성과 기능공 양성 사업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모범사례로 꼽히는 강원도 김화군은 공장 건설 기간 중에 종업원들을 원격교육에 참여시켜서 기술기능을 배우게 했다, 이런 보도가 있었는데 말입니다.
전민학습의 대전당으로 불리는 과학기술전당은 지방공업공장 원격 재교육 사업에서 아예 빠져 있습니다. 인민대학습당과 과학기술전당이 일종의 분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과학기술전당은 전국의 미래원과 과학기술보급실을 통해 과학기술을 보급하는데 집중하고, 원격 재교육은 인민대학습당이 맡기로 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과학기술전당의 홈페이지는 외부에 공개하지 않으면서도 인민대학습당의 홈페이지는 공개하고 원격강의 일정도 외부에서 볼 수 있게 한 데는 이런 의도도 작용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하지만 올 1월 원격강의 일정을 보면 일주일에 두 번에 그치고 있습니다. 과학자, 기술자들을 위한 원격 재교육 수준을 개선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는 인민대학습당의 소식은 2023년 2월에 올린 것이었습니다. 2년이나 지난 것인데요, 내부적으로 어떤 사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