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호의 모바일 북한] 2025년 설 연휴와 스마트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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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모바일 북한’ 김연호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2025년 설 연휴와 스마트 패스’입니다.

올해 설날은 1월29일 수요일입니다. 한민족이 모두 가족과 함께 즐기는 설날. 한국에서는 설날을 포함해서 화, 수, 목요일 3일을 공식적인 설 연휴로 지정했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올해는내수경기 활성화를 위해 월요일까지 공휴일로 지정했습니다. 사람들이 설 연휴에 일하지 말고 쉬고 놀면서 돈을 많이 쓰라는 겁니다. 그래야 돈이 돌고 돌아서 경제가 좋아질 수 있다는 거죠. 이렇게 공휴일이 늘어나면 월요일에서 목요일까지 모두 4일 동안 쉴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앞에 토요일과 일요일을 쉬니까 이걸 붙이면 6일을 쉬는 거죠. 그리고 이번 주 금요일에 휴가를 내면 곧바로 또다시 토요일과 일요일로 이어집니다. 좀 복잡하게 들립니다만, 결국 설 명절 공식 휴일 4일에, 앞뒤 주말과 하루 휴가를 붙이면 모두 9일동안 계속 쉴 수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이렇게 길게 푹 쉴 수 있는 경우는 아주 드물죠. 그래서 이 기회를 놓치면 안되겠다 싶어서 마음 먹고 해외 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휴가를 하루만 내고 9일을 쉴 수 있으니 웬만한 해외 유명 여행지에 여유있게 갔다 올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누구나 자유롭게 외국으로 여행을 할 수 있습니다. 9일 정도는 비자없이 방문할 수 있는 나라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한국과 그 나라들이 서로 약속을 한 거죠. 상대방 나라 국민들이 출장이나 여행 같은 단기체류 목적으로 입국하면 비자없이 서로 받아주기로 한 겁니다.

북한에 평양 순안공항이 있다면 한국에는 인천 국제공항이 있습니다. 이번 설 연휴에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인천공항에 몰려들었는데요, 연휴기간 동안 공항 이용객 수는 모두 2백만 명이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평양시 인구가 3백만 명 정도 되니까, 평양 인구의 3분의 2가 이번 설 연휴에 인천공항을 거쳐간다는 얘기가 됩니다. 인천공항이 2001년에 문을 연 이래로 가장 많은 설 연휴 이용객이라고 합니다.

외국으로 가는 비행기는 보통 출발 두 시간전에 공항에 도착해서 출국 수속을 해야 안전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섯 시간 전에 공항에 왔다는 사람도 꽤 있었습니다. 출국 수속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평소보다 시간이 훨씬 더 많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요령이 있는 사람들은 스마트 패스를 이용합니다. 우리 말로는 지능형 통과, 정도의 뜻이 되겠네요. 개인정보를 집에서 미리 지능형 손전화기로 등록하면 얼굴 인증만으로 출국수속을 마칠 수 있습니다. 공항에 도착하면 스마트 패스 출국장으로 바로 가서 그냥 통과하면 됩니다. 출국 안내원들한테 어느 나라로 가냐, 언제 돌아오냐, 여권은 있냐, 이런 질문을 받을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그대로 비행기 탑승구까지 가면 됩니다.

스마트 패스를 어떻게 이용하는지 좀더 알아볼까요. 우선 스마트 패스 응용 프로그램을 지능형 손전화기에 내리적재 받아야 합니다. 프로그램 비용은 따로 더 내지 않습니다. 이 응용 프로그램을 열어서 여권을 스캔하면 여권에 적인 개인 정보가 자동으로 입력됩니다. 손전화 사진기로 내 얼굴을 찍으면 얼굴 사진이 등록됩니다. 항공사로부터 미리 받아둔 비행기 탑승권까지 전자등록하면 출국장으로 갈 준비는 끝납니다.

북한도 지능형 손전화기가 많이 보급되고 각종 응용 프로그램이 계속 개발되고 있습니다. 얼굴인식 기술은 원격교육기관에서 학생들의 본인 인증에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외여행을 하는 북한 주민들의 출국수속을 간편하게 해주는 데 이 기술들이 쓰일지 모르겠습니다. 설 연휴를 맞아 수백만, 아니 수십만 명이라도 평양 순안공항에 몰리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