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호의 모바일 북한] 북한의 4세대 이동통신 영상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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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모바일 북한’ 김연호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북한의 4세대 이동통신 영상통화’입니다.

북한이 2008년말 고려링크라는 이름으로 도입한 이동통신 봉사체계는 3세대였습니다. 지난해 말 북한이 4세대 봉사체계를 상용화했다는 보도가 나오기 전까지 15년 동안 북한의 이동통신 봉사체계는 3세대에 묶여 있었습니다. 미국과 한국에서는 이미 2019년부터 4세대를 넘어 5세대 봉사체계가 도입됐는데 말입니다.

5세대는 대용량 자료전송을 순식간에 할 수 있습니다. 북한 텔레비젼에서 방영한 ‘수자경제와 이동통신’ 프로그램에서도 두 시간짜리 영화를 내리적재할 때 3세대는 26시간이나 걸리지만, 4세대는 6분, 5세대는 불과 3.6초밖에 안 걸린다는 설명을 했습니다. 북한이 5세대까지는 아직 가지 못했지만, 4세대 이동통신 봉사체계가 도입되면서 그 전보다 자료전송, 특히 동영상 전송 속도는 대폭 개선됐을 겁니다. 특히 영상통화를 해보면 변화를 금방 느낄텐데요, 3세대에서는 영상과 음성이 자주 끊겼지만 4세대에서는 끊김없이 편하게 영상통화를 할 수 있습니다.

북한에서 영상통화 봉사가 시작된 건 꽤 오래 전입니다. 고려링크 봉사 초창기, 그러니까 2010년대 초에 도입됐습니다. 하지만 통화료가 너무 비싸서 영상통화를 해 봤다는 사람을 만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 당시에는 지능형 손전화기가 별로 보급되지 않아서 큰 돈을 주고 영상통화를 해도 화면도 작고 영상과 음성이 자주 끊겨서 답답했을 겁니다.

요즘도 북한의 영상통화 요금이 비싼지 모르겠습니다. 2019년에 알려진 바로는 1분에 전화돈 70~80원 정도 했는데요, 음성통화의 3~4배나 하니까 일반 주민들로서는 엄두도 나지 않을 겁니다. 쌀 몇 킬로그램을 살 수 있는 돈으로 영상통화 몇 분을 한다는 게 말이 안되죠. 한국의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 NK’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4세대 이동통신 봉사체계 가입자들이 지능형 손전화기로 영상통화를 할 수 있습니다. 통합 대화 봉사체계 응용 프로그램인 ‘대화원’을 손전화기에 태우면 가능합니다.

그런데 대화원 프로그램의 알아두기를 보면, 이동통신 가입자들이 대화원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강성망(195)을 통한 4세대 자료통신 봉사에 가입해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전화기의 체계가 2중 SIM 체계인 경우에는 자료 접속과 단문 통보문을 강성망(195)으로 설정해야 합니다. 대화원 동영상 통화는 강성망에 가입한 사람들끼리만 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고려링크망으로는 봉사를 받을 수 없다는 얘기가 되는데요, 이집트 이동통신회사 오라스콤이 투자한 고려링크의 가입자들을 강성망으로 빼내 오기 위한 또 하나의 조치로 보입니다.

4세대 이동통신에 가입하면 무료로 대화원을 사용할 수 있는지, 아니면 일정한 요금체계가 있는지는 분명치 않습니다. 내가 갖고 있는 사진과 동영상은 보낼 수 있지만 내리적재 받은 사진은 다시 전송할 수 없다는 기술적 제한도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자료전송에 대한 감시와 통제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는 거죠.

미국과 한국에서는 카카오톡이나 페이스타임 같은 지능형 손전화 응용 프로그램으로 영상통화와 자료전송을 할 수 있습니다. 국내는 물론이고 미국에서 한국으로, 한국에서 미국으로 얼마든지 실시간 통화와 자료 전송이 가능합니다. 대용량 파일이 아니라면 제한 없이 보낼 수 있고, 무제한 자료요금체계에 가입했다면 요금부담 없이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습니다. 어느 이동통신 봉사체계에 가입했는지는 전혀 상관없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