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의 주제는‘북한 정보산업성의 2022년’입니다.
북한 관영매체에 정보산업성이 처음 등장한 건 지난 2021년 5월이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도대체 이 조직이 어떻게 만들어진 건지, 책임자는 누군지 알려진 게 전혀 없었습니다. 그 후에 나온 북한의 발표를 토대로 전문가들이 내린 결론은 정보산업성이 국가정보화국과 체신성, 전자공업성을 통폐합한 기관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북한이 정보통신 부문의 중요성과 복합적인 성격을 인식하고 관련 조직들을 묶어서 효율적인 관리를 하겠다는 거겠죠. 구체적으로 정보통신체계를 개발, 관리하고 전 사회적인 정보화 확산을 담당하고, 정보통신과 관련된 정치와 사상, 감시와 통제도 정보산업성이 맡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오래전부터 과학기술과 경제발전 전략을 연계해서 생산현장의 기술혁신을 추구해 왔는데요, 컴퓨터와 정보통신기술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북한도 사회 모든 부문의 정보화를 특히 강조하고 있습니다. 농업 부문도 예외가 아닙니다. 농업생산을 정보화해야 한다는 얘기가 북한 관영매체에 자주 등장합니다. 농업자료기지를 구축하고 정보를 분석, 평가해서 농업생산도 과학적으로 하자는 겁니다.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북한 지도부가 정보산업성에 거는 기대도 클 겁니다. 지난해 2월에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2022년 경제부문별 주요과제가 제시됐는데, 여기에 정보산업 부문이 처음 등장했습니다. 정보산업성이 공식 등장한 지 거의 1년밖에 안됐는데 말입니다. 금속, 화학, 전력, 석탄, 기계, 이렇게 전통적으로 북한이 최우선시 했던 공업부문들이 먼저 나오기는 했지만 정보산업 부문도 한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정보통신을 발전시키고, 전자제품과 전자설비를 국산화하며, 국가공무를 정보화하겠다는 계획을 북한이 최고인민회의에서 밝힌 겁니다.
정보산업성은 이런 사업과제를 얼마나 잘 해냈을까요? 외부에서 이걸 제대로 파악하기는 불가능한데요, 북한이 공식적으로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보면 분위기를 읽을 수는 있을 겁니다. 우선 전자제품과 전자설비 국산화와 관련된 성과는 북한 관영매체에서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아직은 내세울만한 게 별로 없다는 뜻이겠죠. 북한이 한동안 계속 발표하던 지능형 손전화 신제품도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다음에는 새소식이 없었는데, 지난해에 마두산이란 이름의 새 지능형 손전화가 출시됐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양과 성능에 대해서는 알려진 게 없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지난해 정보산업성이 개최한 전국 정보화 성과 전람회가 정보산업 부문의 첨단기술 개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정보화, 정보산업, 정보기술 분야에서 여러 성과들이 출품돼서 널리 보급되는 계기가 됐다는 겁니다. 붉은별 운영체계용 응용 프로그램과 사물인터넷(IoT), 대자료(빅데이터), 구름계산(클라우드 컴퓨팅) 관련 기술들이 전람회에서 인기를 끌었다고 합니다. 모든 상업경영을 개선하고 상품주문과 판매의 정보화를 실현하기 위해서 다양한 방안들이 탐구되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국 정보화 성과 전람회에 제대로 된 정보화 성과와 제품을 내놓지 못하거나 아예 참가하지도 않은 부문과 지역단위 일꾼들도 있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가 이걸 지적하면서 단단히 각성하고 분발하라고 지적했는데요, 본보기 사례들을 선전하면서 사업과제 달성을 독려해도 모든 부문과 단위에서 호응을 얻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겠죠. 각자 자기입장에서 확실하게 이득이 보여야 적극적으로 뛰어들테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북한의 게임 응용 프로그램이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는 건 눈여겨 볼 대목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김연호,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