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의 주제는‘2022년 설 명절과 무료 영상통화’입니다.
2월1일은 설날입니다. 1월1일 양력설을 지낸 지 한 달만에 음력설이 찾아왔습니다.“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북한식으로 하면“새해를 축하합니다” 라는 인사를 다시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떡국과 만두국, 조랑떡과 시루떡 많이 드셨습니까. 경제가 안 좋아서 세배돈 인심이 올해도 넉넉하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떠신가요.
한국에서는 올해 설날 앞 뒤로 하루씩 더해서, 그러니까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3일을 공휴일로 정해서 쉽니다. 지난 토요일과 일요일까지 합하면 5일 동안 쉴 수 있고, 이번 목요일과 금요일에 휴가를 내서 토요일과 일요일까지 묶으면 길게는 모두 9일 동안 쉴 수 있습니다. 말그대로 황금연휴인 셈입니다.
이렇게 긴 연휴를 맞아서 오랜만에 가족과 친지들이 모여서 설 음식도 같이 먹고 즐거운 시간을 가지면 좋을텐데, 올해도 역시 코로나 사태 때문에 어렵게 됐습니다. 북한은 코로나 환자가 없다고 하지만, 글쎄요 정말 한 명도 없는 건지 확인하기가 힘들고, 한국은 오미크론 변이가 무섭게 퍼지면서 요즘 하루 확진자 수가 1만 명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방역당국도 가족과 친지들과의 만남, 고향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올해로 벌써 3년째 설날 고향방문이 어렵게 된 겁니다.
가족과 친지를 직접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은 무료로 손전화 영상통화를 할 수 있습니다. 통신회사들이 설 연휴기간 동안만이라도 무료봉사를 해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 확산을 줄이는 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무조건 사람들의 이동을 막을 수도 없고 이걸 단속하는 것도 쉽지 않은 만큼, 차라리 이렇게 무료로 영상통화를 할 수 있게 해 줘서 사람들이 고향을 방문할 이유를 줄여주자는 겁니다.
북한에서도 손전화 영상통화가 가능한데, 탈북자들 중에는 영상통화를 해 봤다는 사람이 많지 않더군요. 젊은 사람들은 좀 해 본 거 같은데, 영상통화 요금이 비싸서 많이 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식당이나 찻집, 빵집, 시장, 공공시설에서 무료 와이파이 봉사를 하는데요, 여기에 연결하면 요금 걱정없이 영상통화를 마음껏 할 수 있습니다.
설 연휴동안에는 아무래도 손전화 통화량이 많아지겠죠. 그동안 바빠서 연락하지 못했던 사람, 잊고 지냈던 사람에게 안부 전화를 많이 합니다. 설 연휴동안 여행을 가면서 지능형 손전화로 길찾기 앱을 쓰는 사람도 많을 겁니다. 여기에 대응해서 한국의 통신사들은 손전화 통화 품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루 24시간 내내 상황 점검 체제를 구축하고, 봉사 인력도 더 많이 배치했습니다. 손전화 통화량이 한꺼번에 몰리면 통화품질이 떨어질 수 있으니까요. 손전화 통화량과 데이터 사용량이 급증할 수 있는 기차역과 버스 터미널, 공항, 주요 관광지의 손전화 기지국 시설도 보강했습니다. 방역조치를 계속하면서도 사람들의 이동과 연락을 최대한 보장하려는 노력과 배려가 엿보입니다.
북한은 엄격한 방역조치 때문에 사람들의 이동이 크게 줄고 장마당 활동도 침체됐습니다. 경제가 안 좋다 보니 손전화 사용량도 크게 줄었습니다. 어떻게든 돈을 아끼려는 거죠. 설날 하루밖에 쉬지 않기 때문에 설날이라고 해서 어디 멀리 가기도 어렵겠네요. 이럴 때만이라도 무료 영상통화 봉사가 이뤄진다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텐데, 무리한 바람일까요?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진행 김연호, 에디터 이상민,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