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의 주제는‘코로나 사태와 원격 진료’입니다.
코로나 사태가 오래 지속되면서 나라마다 의료체계도 많이 변하고 있습니다.특히 환자와 의사의 소통방식이 많이 바뀌고 있는데요, 전에는 환자가 의사를 직접 만나서 진료받는 게 당연했지만, 지금은 원격진료가 많이 보급되고 있습니다. 손전화나 컴퓨터로 의사와 환자가 소통하는 거죠. 마스크를 쓰고 만난다고 해도 가능하다면 비대면으로 만나는 게 더 안심이 된다는 게 솔직한 심정일 겁니다.
제가 다니는 미국 병원에서는 예약 날짜 하루이틀 전에 손전화 통보문으로 예약 내용을 환자에게 다시 알려주는데요, 현재 열이 나거나 기침, 호흡 곤란, 인후통, 기타 급성 호흡기 증상이 있는지도 묻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와 접촉한 사실이 있는지도 묻는데요, 여기에 하나라도 ‘예’라고 대답하면 예약 날짜를 다시 잡아야 합니다. 병원 앞에 도착하면 전화를 걸어서 지금 들어가도 되는지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혹시 모르니까 환자들끼리 접촉을 최소한으로 줄이겠다는 거겠죠.
북한에서도 원격진료에 관한 관영매체의 보도가 종종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먼거리 의료봉사’라고 표현하더군요. 2010년대 중반부터 이미 도입됐는데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중요성이나 활용도가 더 높아졌겠죠. 지방병원들이 평양의 중앙급 병원들과 통신선으로 연결해서 진료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먼거리 의료봉사실에 카메라를 설치해서 중앙과 지방이 화상으로 협력체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에 북한 당국이 코로나 사태로 타격을 받은 북한의 의료 체제와 기능을 정상화하기 위해서 조치를 취했는데요, 전문 격리 병원과 24시간 운영하는 응급실을 설치하고 도시와 지방 사이에 원격진료 체제를 제대로 만들라고 지시했다는 겁니다. 코로나 사태로 의료 수요는 더 크게 늘었는데, 국경 봉쇄와 이동통제 때문에 의료장비나 의약품 수급도 원활하지 못할 겁니다. 의료기관들이 비상방역 체제로 운영되면서 일상적인 진료와 치료도 많이 어려워졌을 겁니다. 미국도 한 때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병원에 밀려들었을 때는 긴급하지 않은 수술을 모두 뒤로 미뤄야 하는 상황까지 갔었으니까요.
북한 당국으로서는 코로나 사태로 절대 부족해진 의료 인력과 설비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 원격진료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심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겁니다. 북한도 정보통신기술 발전에 상당한 투자를 해왔기 때문에 원격진료에 필요한 기본적인 체계는 마련돼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지방병원에서 수술할 경우에 상급병원 의료진이 화상으로 도움을 줄 수 있겠죠.
하지만 부족한 의약품과 의료장비 문제는 원격진료로도 해결할 수 없습니다. 중앙에서 지시만 내리고 해결책은 지방 기관들이 각자 알아서 찾아내야 한다면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겠죠. 원격진료를 지방 구석구석까지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도 큰 과제입니다. 원격진료에 필요한 설비와 장비, 인력이 필요하고 전기도 안정적으로 들어와야겠죠.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김연호,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