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호의 모바일 북한] 북한의 정보검색 관리체계 광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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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의 주제는‘북한의 정보검색 관리체계 광명’입니다.

북한 선전매체에서 최근에 정보검색 관리체계 광명에 대한 기사를 실었습니다. 광명을 개발한 중앙과학기술통보사가 광명의 검색 속도와 정확도를 개선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 공장과 기업소들에 과학기술 정보 자료기지(DB)를 구축해 주기 위한 대책도 세우고 있다고 합니다.

광명은 지난 1997년 중앙과학기술통보사가 개발했는데요, 과학기술 자료를 검색해서 전송하고, 전자우편도 보낼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97년이면 한국이나 미국에서도 전자우편이 널리 보급된 지 몇 년 안됐던 때였습니다. 지금이야 미국이나 한국에서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전자우편 계정을 갖고 있고, 지능형 손전화로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전자우편을 보낼 수 있지만, 그 때는 전자우편을 쓰는 사람도 많지 않았고 탁상용 컴퓨터 앞에 앉아야 전자우편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1년 ‘정보산업 시대’를 언급하면서 경제 전부문의 정보화를 과제로 제시했는데요, 그 보다 몇 년 전에 북한에서 컴퓨터 망에서 자료를 검색하고 전자우편을 보낼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한 겁니다. 북한도 이 당시에 상당히 발빠르게 정보화 흐름에 뛰어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01년 북한 관영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정보검색 관리체계 광명은 과학연구기관과 대학, 내각의 위원회와 성, 기관, 주요 공장과 기업소에 깔렸습니다. 광명에 접속한 컴퓨터도 빠르게 늘고 있어서 멀리서도 중앙과학기술통보사의 자료기지에 있는 각종 과학기술 정보를 찾아보거나 다른 사람과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벌써 20년 전의 일이니까 그 때와 비교하면 검색과 자료전송 속도는 많이 빨라졌을 겁니다. 광명망에 접속할 수 있는 기관과 단체들도 더 많아졌겠죠.

작년에는 검색의 적중률을 높일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까지 개발하고 있다는 북한 관영매체의 보도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정보가 얼마나 많이 모아져 있고, 정보의 수준은 얼마나 되며, 검색 도구들은 얼마나 편리하게 갖춰져 있는지, 그리고 자료 내려받기와 전송이 얼마나 빠른지는 외부에서 알기 어렵습니다.

한국과 미국에서도 분야별로 전문기관들이 내부 자료기지를 구축하기도 하지만, 일반인들은 구글이나 네이버 같은 검색도구를 씁니다. 과학기술 정보들도 여기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는데요, 전세계의 전문기관이나 전문가들이 인터넷에 공개한 자료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인터넷에는 영어 자료가 가장 많은데요, 영어를 잘 못해도 자동번역기를 돌리면 완벽하지는 않아도 내용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전세계가 인터넷으로 연결돼서 자유롭게 자료 공유와 검색이 가능합니다.

북한은 외부와 단절된 자료기지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검색할 수 있는 자료에는 한계가 있을 겁니다. 내부적으로 각 기관이 올려놓은 자료들만 접근 가능할테니까요. 물론 외국의 과학기술 자료들을 입수해서 자료기지에 올리거나 이걸 번역한 내용을 올릴 수 있겠죠. 상당한 인력과 자원이 필요한 작업입니다. 북한으로서는 각 지역과 기관들의 정보와 기술 격차를 줄이는 데 광명과 같은 정보검색 관리체계가 큰 역할을 하고 있을 겁니다. 우리가 이걸 잘 모르는데 좀 알려줄 수 있겠느냐, 이걸 제대로 할 줄 아는 공장이나 기업소를 찾아달라, 이런 요청을 할 수 있을테니까요. 노동자들이 공장, 기업소에 있는 과학기술보급실에서 광명에 접속해 중앙과학기술통보사의 자료기지를 열람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김연호,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