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의 주제는‘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인터넷 사회관계망’입니다.
요즘 전세계의 관심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쏠려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곳곳에서 민간인 아파트와 학교가 폭격으로 부서지고, 백만 명이 넘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전쟁을 피해 국경을 넘었습니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서진 건물, 불길에 휩싸인 집 앞에서 울고 있는 사람, 심지어 러시아의 포탄이 떨어져 건물이 순식간에 무너지는 장면이 전세계에 전달됐습니다. 기차역을 가득 메운 사람들, 그 속에서 아기를 안고 어떻게든 기차에 오르려는 엄마의 울부짖음도 그대로 텔레비전에 방송됐습니다.
전쟁의 참상이 이렇게 신속하게 전달되고 있는 데는 위험을 무릅쓰고 취재활동을 벌이는 방송기자들의 역할이 절대적입니다. 하지만 지능형 손전화와 인터넷 사회관계망도 그에 못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현장에서 손전화로 동영상을 찍어서 인터넷 사회관계망에 올리면 전세계로 퍼지고, 텔레비전에서도 이걸 방송하고 있습니다.
이런 동영상들 중에는 맨손으로 러시아 군대에 맞서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모습도 있습니다. 마을에 들이닥친 러시아 탱크 앞으로 주민들이 달려들어서 길을 막는 장면은 전세계인들의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러시아 군이 경고사격을 해도 꿈적하지 않고 버티는 사람들. 어떤 마을에서는 러시아 탱크에 혼자 매달려서 온몸으로 저항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만약 여기서 유혈참사가 발생했다면 러시아는 전세계가 보는 앞에서 돌이킬 수 없는 전쟁범죄를 저지르게 됐을 겁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도 인터넷 사회관계망을 최대한 이용해서 전세계의 지지를 얻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암살 표적이 됐지만 피신하지 않고 수도 키예프에 남아서 전쟁을 지휘했습니다. 그리고 이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서 키예프 거리를 배경으로 동영상을 찍어서 인터넷 사회관계망에 올렸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비밀벙커에서 내보내는 연설 동영상은 우크라이나 국민들 뿐만 아니라 전세계인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습니다.
미하일로 페도로프 부총리는 인터넷 사회관계망을 통해 세계 주요 기업들에게 러시아 제재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응답해서 미국의 최대 손전화 회사 애플은 러시아에서 제품 판매를 중단했고, 전자결제 봉사업체 페이팔도 러시아에서 사업을 중단했습니다. 페도로프 부총리는 이같은 결정을 설명하는 서한을 페이팔의 대표로부터 직접 받았다며 인터넷 사회관계망에 이 서한을 올렸습니다.
물론 러시아도 가만히 앉아서 보고만 있지는 않았습니다. 인터넷 사회관계망에 올라오는 글과 사진, 동영상에 대한 검열을 강화하다가 결국, 페이스북과 트위터 같은 서방의 인터넷 사회관계망에 대한 접속을 차단해버렸습니다. 거짓 정보를 흘리고 러시아 언론 매체를 차별했다는 게 그 이유인데, 러시아 사람들의 눈과 귀를 막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했을 당시만 해도 우크라이나 정부와 국민이 오래 버티기 어렵지 않겠냐는 예상이 많았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주요 도시를 장악해 나가고 있지만 적어도 인터넷 사회관계망에서는 우크라이나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김연호, 에디터 이상민,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