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호의 모바일 북한] 한국 대선과 개표방송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 20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에서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 20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에서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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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의 주제는 ‘한국 대선과 개표방송’입니다.

한국의 다음 대통령이 결정됐습니다. 3월9일, 그러니까 지난 주 수요일에 대통령 선거가 있었는데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습니다. 윤석열 당선인은 전체 투표의 48.56%, 이재명 후보는 47.83%를 각각 얻었습니다. 득표차는 0.73%, 25만표에도 못 미치는 박빙의 승부였습니다.

한국은 만 18살이 되면 투표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데요, 전체 인구 5천1백만 명 중에서 4천4백만 명 정도 됩니다. 이 사람들 중에서 실제로 투표한 사람들은 전체의 77%였습니다. 북한처럼 100% 투표율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굉장히 높은 수치입니다. 특히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 수가 하루 30만 명 안팎에 이르는데도 이 정도 투표율이 나왔다는 건 놀라운 일입니다. 그만큼 이번 대선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관심이 높았다는 거겠죠.

투표를 마친 사람들은 잠을 설쳐가면서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렸습니다. 일반 유권자 투표는 오후 6시에 끝났고,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와 격리자들은 그 뒤에 따로 투표해서 저녁 7시30분에 모든 투표가 종료됐습니다. 곧바로 투표함을 옮겨서 전국의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개표를 진행했는데요, 개표진행 상황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개표율과 함께 후보 별 득표수와 득표율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표로 올려놓았는데요, 전국 단위의 통계 뿐만 아니라 시도별 통계도 나왔습니다. 그리고 특정 시도를 선택하면 지역별 통계도 자세히 볼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강원도를 선택하면 속초시, 강릉시, 고성군, 인제군 이렇게 강원도 내 지역별 통계가 나온 겁니다.

지능형 손전화나 컴퓨터가 있는 사람들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실시간으로 계속 변하는 수치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의 주요 방송사들도 이 자료를 받아서 특별 생방송을 진행했는데요, 해외에 있는 사람들도 지능형 손전화나 컴퓨터로 볼 수 있었습니다. 저도 인터넷 동영상 전문 사이트인 유투브에서 생방송으로 진행하는 개표방송을 시청했습니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다양한 볼거리가 있고 친절한 설명까지 해주는 개표 방송이 더 매력적입니다. 한국의 주요 방송사들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사로잡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을 사용했는데요, 합성 영상으로 후보들이 서로 앞다툼하는 모양을 연출하고, 실제 투표소와 개표소를 옮겨온 듯한 가상공간을 화면에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접전지역과 승부처, 관심지역을 다양한 자료와 화면으로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많은 시청자들이 새벽까지 뜬눈으로 텔레비전이나 컴퓨터, 지능형 손전화로 개표방송을 지켜봤습니다. 개표가 시작되고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 9시간 정도 걸렸는데요, 영화나 운동경기를 보듯이 먹을 것을 준비해서 화면 앞에 앉은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인터넷 사회관계망에 이런 모습을 찍은 사진을 올려서 친구들에게 알리기도 했습니다.

이번 개표 방송은 윤석열 후보와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 차이가 얼마 되지 않아서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했는데요, 개표율 95%를 넘어설 때까지도 당선인이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시청자들로서는 9시간 동안 영화나 운동경기 못지 않은 흥미진진한 방송을 본 셈입니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합니다. 모든 권력이 국민에게 있다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선거를 통해 실현하기 때문입니다. 투표를 통해 국민이 직접 나라의 지도자를 뽑고, 그 결과를 지켜보는 일이 흥미진진하다면 민주주의는 해볼만한 제도인 것 같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김연호,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