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은 ‘코로나바이러스와 정보 공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코로나19, 신형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신속한 검사와 치료, 방역이 이뤄져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투명한 정보공개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어디에서 확진자가 발생했고, 이 확진자가 언제 어디를 돌아다녔는지 사람들이 제대로 알아야 본인도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는지 알 수 있겠죠. 만약 확진자와 내 동선이 겹친다면 당국에 연락해서 빨리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그래야 내가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을 줄일 수 있겠죠.
손전화는 신속하고 투명한 정보 공개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한국에서는 지역 보건 당국이 손전화 통보문으로 확진자 상황을 주민들에게 수시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우리 군에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확진자가 다녀간 어느 어느 식당, 상점 방문객은 보건소에 연락해서 진료 안내를 받으십시오.” 이런 ‘안전안내 통보문’을 ‘삐~’하는 소리와 함께 보내는 겁니다.
이렇게 공공의 안전을 위해 지역주민이나 전국민에게 신속하게 보내야 하는 통보문은 손전화 사용자들의 전화번호를 통해 일일이 전달하는 방법을 쓰지 않습니다. 대신에 기지국의 범위 안에 있는 사용자들에게 일괄적으로 전송하는 방식을 쓰고 있습니다. 방송국 안테나에서 신호를 송출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현재 한국에서는 기관이나 회사들에서도 직원들에게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한 단체 통보문을 보내고 있는데요, 만약 해당 기관이나 회사의 건물을 확진자가 다녀간 사실이 밝혀지면, 즉시 건물을 폐쇄하고 이를 직원들에게 통보문으로 알리면서 집에서 대기하라고 지시하고 있습니다. 추가 조치들도 통보문으로 신속하게 전달됩니다.
이보다 더 적극적인 방법으로 보건당국이 감염자 파악에 나서기도 하는데요, 서울시의 경우 확진자가 일했던 건물의 방문자들을 손전화 서비스 기술을 이용해 찾고 있습니다. 이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날 전후로 건물 인근 기지국의 통신접속 기록을 손전화 통신사들로부터 넘겨 받은 다음에, 이 기록에 나온 손전화 이용자들에게 일일이 통보문을 보내서, 확진자가 일했던 건물을 방문했는지 알아보고 있는 겁니다.
미국도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늘면서 대면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들에 나섰습니다. 상황이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에 당국도 기민하게 대처하면서 새로운 조치들 급하게 발표해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이럴 때 손전화 통보문이 아주 요긴합니다. 제가 사는 버지니아주 북부 지역에서는 초중고등학교가 3월13일부터 4월 10일까지 휴교에 들어갔는데요, 이메일과 통보문으로 신속하게 부모들에게 전달됐습니다.
미국 전역과 각 지역별로 확진자와 사망자 수의 변화를 확인하는데도 손전화가 편리합니다. 보건당국과 언론기관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가면 이 정보를 바로 알 수 있습니다. 물론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신속하고 투명한 정보공개가 오히려 불안감을 조성하는 거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정보를 감출 경우 생길 수 있는 피해는 더 큽니다.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들도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잔뜩 긴장하고 계실텐데요, 북한 선전매체들이 한국의 확진자와 사망자 수를 신속하게 보도하고 있지만, 정작 북한 내부 상황에 대해서는 얼마나 투명하고 신속하게 알리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주민들끼리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대해 얘기를 못하도록 북한 당국이 강력하게 통제하고 있고, 북한 내부 상황을 외부로 유출할 경우 국가반역죄로 처벌한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투명하고 신속한 정보공유가 중요하다는 걸 북한당국도 알고 있을텐데 안타까울 뿐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