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호의 모바일 북한] 영화자료 봉사체계‘생활의 벗’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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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의 주제는‘영화자료 봉사체계 생활의 벗 2.0’입니다.

북한의 평양영화기술사가 최근 영화자료 봉사체계‘생활의 벗’ 2.0을 출시했습니다. 북한에서는 영화열람기라는 표현도 쓰더군요. 2019년 첫 선을 보인 ‘생활의 벗’이 성능이 개선된 2.0 버전으로 나왔는데, 북한 관영매체는 그동안 평양영화기술사의 일꾼들과 기술자들이‘우리식의 영화자료 봉사체계’를 계속 개발해왔다고 밝혔습니다.

그 예로 이제는 손전화기를 통해 ‘생활의 벗’에서 영화를 볼 수 있게 됐고, 오래전에 나온 영화도 고화질 화면으로 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북한의 대표적인 흑백 영화들을 천연색화한 성과를 바탕으로 영화자료 봉사체계의 적용범위를 더 넓혀 나가기 위한 연구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네요.

2020년 말 조선신보의 보도를 보면 이미 그 당시에 북한 사람들은판형컴퓨터와 손전화기에서 ‘생활의 벗’을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지능형 손전화에서 북한 영화의 한 장면이 나오는 사진도 이 기사와 함께 실렸습니다. 전국적으로 가입자 수가 수백만 명에 이르는데 손전화기를 통한 열람자가 가장 많다고 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에 비해 조선신보는 구체적인 수치를 보도하는 편인데, 여기서는 여전히 독자들의 추정에 맡기고 있습니다. 2020년 말 현재 손전화기를 통해 ‘생활의 벗’을 열람하는 사람이 많게는 몇 백만 명이 될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할 뿐입니다.

조선신보는 무궤도전차, 궤도전차, 지하전동차에서, 그리고 휴식시간에 손전화를 보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보고 싶은 영화를 아무 때나 볼 수 있어서 좋다는 이용자의 경험도 소개했습니다. 이 기사가 나온 지 1년 반 가까이 지난 지금‘생활의 벗’ 2.0이 어떤 면에서 더 발전했는지 북한 관영매체에서는 구체적인 정보를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손전화로 ‘생활의 벗’을 열어볼 수 있는 건 마찬가지인데 말입니다.

한국의 북한전문 매체인 ‘데일리 NK’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북한 사람들은 미리 영화를 내려받아 놓고 나중에 편한 장소와 시간에 손전화로 영화를 재생해서 본다고 합니다.‘생활의 벗’에 들어가서 실시간으로 내려받으면서 영화를 보는 방법도 있지만 그러면 전화돈이 너무 많이 나간다는 겁니다. 영화 한 편을 실시간으로 보려면 손전화 자료 사용양이 많아지니까 그만큼 전화돈도 많이 나가겠죠. 북한의 이동통신 봉사체계가 3G, 그러니까 3세대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내려받는 속도도 영화를 제대로 보기에는 너무 느릴 겁니다. 지금 다른 나라에서는 3세대와 4세대를 넘어 5세대 봉사체계가 구축되고 있습니다.

북한 사람들은 영화를 미리 내려받을 때 주로 유선 국가망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한 달에 2만 원의 망 사용료를 내면 영화를 내려받는다고 해서 돈을 더 낼 필요가 없습니다. 저도 2천년대 초반 인터넷 웹사이트에서 영화를 밤새도록 내려받아서 다음날 컴퓨터로 본 기억이 있습니다. 전송속도가 느려서 내려받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는 했지만 인터넷 사용료 말고 추가로 내는 비용이 없어서 좋았습니다.

북한에서 손전화로 직접 영화를 내려받을 수는 있는데, 추가 비용을 내야 합니다. 전자인증을 거친 다음에 현금카드나 전화돈으로 비용을 지불한다고 하는데요, 아마 이런 부분에서 ‘생활의 벗’프로그램이 더 진화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물론 영화의 종류와 양도 크게 늘리고 화질도 크게 개선해야 인기를 이어갈 수 있겠죠. 간편한 방식으로 다양한 영화를 보고 싶은 욕구는 전세계 어디서나 마찬가지일텐데요, 결국에는 전송속도를 얼마나 빨리 높일 수 있느냐가 관건일 겁니다. 물론 여기에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합니다. 북한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궁금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박정우,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