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호의 모바일 북한] 북한의 농업과학기술 프로그램 ‘황금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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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은 북한의 농업과학기술 봉사 프로그램 ‘황금열매’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북한이 이동통신망을 통해 농업 과학기술을 전파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농업 과학기술 봉사 프로그램 ‘황금열매’를 수만 대의 지능형 손전화기에 설치하는 사업을 진행했다고 지난 주 밝혔습니다. 북한에 지능형 손전화기가 얼마나 보급됐는지는 외부에서 알기 어려운데요, 손전화 봉사 가입자 수는 6~7백만 명 정도 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북한 인구의 4분의 1 정도, 그러니까 네 명 중에 한 명 꼴로 손전화를 갖고 있다는 건데, 수만 대의 지능형 손전화기에 ‘황금열매’를 설치했다면 손전화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 1백 명 중에 한 명 꼴로 ‘황금열매’를 설치했다는 얘기가 되겠네요. 아마 농장 일꾼들이나 농업 기술자들에게 주로 보급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황금열매’ 프로그램은 농업과학원의 농업정보화연구소와 황해북도 체신관리국이 공동 개발했는데요, 생육예보, 기술경험, 농업 과학기술과 성과에 관한 자료들을 보급하는 데 쓰입니다.

그리고 현장에서 제기되는 기술적 문제들에 대해 먼거리 문답봉사를 하고 영농 물자에 관한 정보교류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북한은 농업의 정보화를 강력하게 추진하면서 먼거리 영농기술 문답 봉사체계를 도입했습니다. 화상회의와 원격강의, 실시간 문답을 통해서 농업부문 과학자와 기술자, 대학 교원들의 지식과 경험을 시골에서도 들을 수 있게 하겠다는 건데, ‘황금열매’가 어떤 방식으로 먼거리 문답 봉사를 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이번에 지능형 손전화에 설치한‘황금열매’는 이전 판을 갱신해서 만든 1.1 판입니다. 농업정보화연구소와 정보산업성이 공동으로 갱신 작업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농업위원회와 정보산업성이 함께 작업했다는 사실은 그만큼 북한 지도부의 관심과 지지를 받고 있는 사업이라는 의미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황금열매’가 처음 알려진 건 지난 2021년 6월이었습니다. 거의 2년 전이었는데요, 그 때도 ‘황금열매’ 프로그램에 대한 북한의 설명은 똑같았습니다. 새로 갱신된 1.1판이 어떤 면에서 더 좋아진 건지 외부에서는 자세히 알기 어렵습니다. 당시 북한은 ‘황금열매’ 프로그램과 함께‘황금벌’ 홈페이지도 소개했습니다. ‘황금벌’역시 농업정보화연구소가 개발한 건데요, 국가망을 통해 접속해서 이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농업 과학기술 자료를 검색, 열람할 수 있고 필요한 부문의 주제를 설정해서 토론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마 ‘황금벌’에 접속한 사람들이 글을 남기는 방법으로 토론이 진행되나 봅니다. 물론 화상회의 프로그램으로 연결하면 화면으로 얼굴을 보면서 토론할 수 있을텐데요, 그런 연계에 대해서는 보도가 없네요.‘황금벌’은 농장 사무실 컴퓨터로 들어가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다매체나 문서로 각종 자료들이 올려져 있습니다. 반면에 ‘황금열매’는 손전화에 설치하는 프로그램인만큼 농사 현장에서 바로 쓸 수 있는 정보 위주로 봉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에서도 지능형 손전화를 활용한 농업 정보화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손전화로 작물의 영상을 찍으면 생육지표를 자동으로 인식해서 직접 측정하는 불편을 피할 수 있습니다. 정보통신과 인공지능, 빅데이터 기술이 결합한 결과인데요, 농업의 정보화는 세계적인 추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북한이 과연 어느 수준까지 농업정보화를 이루고 알곡생산을 늘릴 수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